▲ 메이저리그 최다인 84연속 세이브 기록을 세운 전 LA 다저스 마무리 에릭 가니에. 22일(한국 시간) 켄리 잰슨의 최다 세이브 축하 세리머니에 앞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다저스타디움|문상열 특파원

[스포티비뉴스=다저스타디움, 문상열 특파원] “잰슨은 훌륭한 마무리다.”

LA 다저스는 투수 왕국이다. 샌디 쿠팩스, 돈 드라이스데일, 오렐 허샤이저, 클레이튼 커쇼 등이 투수 왕국의 계보를 이었다. 투수 왕국은 다저스타디움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다저스타디움은 전형적인 투수 친화 구장이다. 로스앤젤레스는 사막 기후의 날씨로 밤의 공기가 무겁다. 야간 경기에는 낮과는 달라 타구가 뻗질 않는다.

그러나 투수 왕국 다저스에 그동안 뛰어난 마무리 투수는 없었다. 상대적으로 선발은 우수한 투수들이 배출된 반면 구원은 투수 왕국다운 면모를 보이지 못했다. 마무리 투수로 메이저리그를 평정한 다저스의 첫 번째 선수가 캐나다 출신 에릭 가니에(40). 박찬호와 함께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던 가니에는 선발투수였다. 시속155km의 빠른 볼을 갖고 있어 구단은 선발로 육성했다.

2000, 2001년 팀의 제 5선발이었다. 하지만 평균자책점이 5.15, 4.75를 기록하자 구단은 보직을 불펜으로 돌렸다. 내셔널리그 평균자책점 4, 5점대는 선발투수로서 부적격이다. 2002년 불펜으로 보직이 바뀐 가니에는 52세이브를 거두며 메이저리그 최고의 클로저로 발돋움했다. 이어 2003년에는 메이저리그 최다 55세이브(내셔널리그 한 시즌 최다 세이브 타이)로 마무리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2002년부터 2004152세이브를 거두는 동안 84연속 세이브를 기록하는 금자탑을 세웠다. 메이저리그 기록이다.

다저스타디움은 가니에의 마무리를 보려는 관중들로 가득 찼다. 그는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는 조건들을 두루 갖췄다. 당시 유행했던 배기 스타일의 유니폼, 안경이 아닌 고글, 그를 상징했던 '게임 오버', 불펜에서 마운드를 향할 때 다저스타디움에서 흘러 나오는 헤비 메탈 밴드 건스 앤 로지스(Guns N Roses)웰컴 투 더 정글등 한때 한솥밥을 먹었던 현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가니에는 만화에서 나오는 캐릭터처럼 개성이 뚜렷했다고 회고했다.

가니에는 다저스 역대 최다 161세이브를 거두고 2007년 시즌 도중 텍사스 레인저스로 트레이드 됐다. 조지 미첼 전 상원의원이 작성한 미첼 리포트에 금지 약물 복용자로 드러나면서 가니에 신화는 크게 퇴색했다. 이후 부상이 겹치면서 예전 다저스에서 보여 줬던 게임 오버는 실종됐다. 2008년 밀워키 브루어스를 끝으로 조용히 은퇴했다.

가니에는 전날 다저스 마무리 캔리 잰슨이 자신의 다저스 통산 최다 세이브 기록을 경신하며 162세이브로 새로운 세이브왕에 오르자 이를 축하하기 위해 22(한국 시간) 다저스타디움에 등장했다. 경기 전 세리머니에도 참석해 다저스 팬들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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