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효준은 데뷔 후 가장 뛰어난 스프링캠프 시범경기 성적을 남겼다. 메이저리그를 통틀어도 손꼽히는 성적. 그러나 오클랜드 구단은 그를 개막 26인 로스터에 넣지 않았다. ⓒ 연합뉴스/AP통신
▲ 박효준은 데뷔 후 가장 뛰어난 스프링캠프 시범경기 성적을 남겼다. 메이저리그를 통틀어도 손꼽히는 성적. 그러나 오클랜드 구단은 그를 개막 26인 로스터에 넣지 않았다. ⓒ 연합뉴스/AP통신
▲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마크 캇세이 감독.
▲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마크 캇세이 감독.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시범경기 타율 0.488, OPS 1.163의 눈부신 성적에도 구단의 선택은 뜻밖이었다. 빅리그 재진입에 도전한 박효준이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개막 26인 로스터에서 빠졌다. 

오클랜드 구단 리포터인 제시크 클라인슈미트는 27일(한국시간) 트위터에 "박효준은 자신이 트리플A에서 시작한다고 알렸다"며 그의 메이저리그 로스터 탈락 소식을 전했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소속이던 2022년 9월 8일 뉴욕 메츠와 더블헤더 제2경기에 2루수로 교체 출전한 것을 끝으로 메이저리그 경기에 뛰지 못하고 있는 박효준은 올해도 마이너리그에서 때를 기다려야 하는 신세가 됐다. 

시범경기 성적과 그에 따른 주목도까지 감안하면 의외의 결정이다. 박효준은 26일까지 시범경기에서 43타수 21안타 1홈런 2도루, 타율 0.488과 OPS 1.163을 기록하고 있었다. 꾸준히 선발 출전하지 못했는데도 누적 성적이 최고 수준이다. 메이저리그를 통틀어도 20개 이상의 시범경기 안타를 기록한 선수가 많지 않은 가운데, 박효준은 초청선수의 기적을 꿈꾸고 있었다. 

▲ 외야수인 미겔 안두하가 오른 무릎 반월판 부상으로 개막전 출전이 무산됐다. 이 자리가 박효준의 것이 될 것으로 예상됐는데 결과는 뜻밖이었다. 박효준은 트리플A에서 시즌을 시작한다. ⓒ연합뉴스/AP통신
▲ 외야수인 미겔 안두하가 오른 무릎 반월판 부상으로 개막전 출전이 무산됐다. 이 자리가 박효준의 것이 될 것으로 예상됐는데 결과는 뜻밖이었다. 박효준은 트리플A에서 시즌을 시작한다. ⓒ연합뉴스/AP통신

MLB.com은 25일 박효준의 시범경기 활약상을 주목하면서 특집 기사도 냈다. 마틴 가예고스 기자는 "박효준은 오클랜드 캠프에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화제를 불러일으켰다"며 "그는 10년 전 한국 최고의 야구선수 가운데 하나였고 10대 때 뉴욕 양키스와 계약했다"고 소개했다. 

기사가 나온 시점에서 박효준은 시범경기 최다 안타 1위에 이름을 올렸다. MLB.com은 "최근 여러 구단을 떠돌았던 박효준은 11월 오클랜드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고 스프링트레이닝 기간 의심의 여지 없는 최고의 타자로 활약했다. 캑터스리그(애리조나 시범경기)에서 타율 0.500(42타수 21안타)와 OPS 1.190을 기록했다. 21안타는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전체 1위 기록이다"라고 썼다. 

또다른 외야수 미겔 안두하가 부상으로 개막 로스터에서 제외될 것이 확정되면서 박효준에게 기회의 문이 더 넓어지는 듯했다. 마크 캇세이 감독은 "박효준은 캠프 기간 놀라운 활약을 펼쳤다. 빅리그 경력이 많지 않은데 (이번 캠프에서) 좋은 인상을 남겼다"고 말했다. 

박효준은 MLB.com과 인터뷰에서 '당신이 결정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개막 로스터에 들어갈 만큼 충분한 결과를 보여줬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몇 년 전부터 오클랜드에서 뛰고 싶다고 생각했다. (오클랜드에는)이 무대에서 뛸 수 있는 기회는 언제나 열려있다. 무슨 일이 있어도 팀이 이길 수 있도록 돕고 싶다"며 "이번 오프시즌 내 인생에서 가장 열심히 훈련했다. 스프링캠프에서 그 결과가 나온 것 같다. 난 준비가 됐다.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모든 것이 준비됐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 24일 주전조에 포함돼 경기를 한 박효준은 2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또 멀티히트 경기를 만들어냈다 ⓒ연합뉴스/AP통신
▲ 24일 주전조에 포함돼 경기를 한 박효준은 2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또 멀티히트 경기를 만들어냈다 ⓒ연합뉴스/AP통신
▲ 오클랜드 마크 캇세이 감독은 박효준의 시범경기 활약상에 좋은 인상을 받았다. 그러나 개막 로스터 결정은 또다른 문제였다.
▲ 오클랜드 마크 캇세이 감독은 박효준의 시범경기 활약상에 좋은 인상을 받았다. 그러나 개막 로스터 결정은 또다른 문제였다.

그러나 결과는 충격의 메이저리그 로스터 제외다. SB네이션은 27일 오전 조 보일이 오클랜드 5선발을 맡게 됐다는 소식과 함께 박효준의 트리플A 출발을 비중있게 다뤘다.

코너 애시포드 기자는 "박효준은 개막 로스터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그는 단 1개의 삼진과 타율 0.471로 눈부신 봄을 보낸 뒤 개막 로스터에 들어갈 만한 조용한 후보로 떠올랐다. 박효준의 로스터 진입은 늘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시범경기 결과는) 캇세이 감독의 결정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고 썼다. 

또 "이 왼손타자는 메이저리그에서 몇 년간 뛰었다. 오클랜드에서는 외야수 뎁스를 깊게 해줄 선수다. 부상 선수가 나오면 곧 오클랜드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합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야탑고를 졸업한 박효준은 2015년부터 양키스 산하 마이너리그 팀에서 빅리그를 향한 꿈을 키웠다. 그러나 20대 중반이 되도록 메이저리그 기회가 오지 않았고,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마이너리그가 전면 취소되는 불운까지 겪어야 했다. 

그래도 박효준은 포기하지 않았다. 2021년 양키스 소속으로 1경기에 출전한 뒤 피츠버그로 팀을 옮겨 45경기에 나왔다. 타율 0.195와 OPS 0.633을 기록하는 것으로 빅리그 데뷔 시즌을 마쳤다. 2022년에는 23경기 타율 0.216, OPS 0.648에 그쳤고 지난해에는 메이저리그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산하 트리플A 그윈넷 스트라이퍼스 소속으로 101경기 타율 0.262, OPS 0.763을 남겼지만 메이저리그의 문은 너무 좁았다. 

MLB.com은 박효준이 오클랜드의 메이저리그 개막 로스터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가예고스 기자는 "오클랜드는 매치업에 따라 라인업을 결정하기 때문에 시즌 내내 다양한 조합이 나올 수 있다. 개막 시리즈 상대인 클리블랜드 가디언수의 선발투수에 따라 라인업도 바뀔 수 있다. 오클랜드의 개막 로스터에는 6명의 외야수가 들어가고 각 선수들이 플래툰으로 기용될 가능성이 크다. 에스테우리 루이스, 그리고 아마도 박효준이 많은 타석을 얻을 것을 의미한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이 예상은 어긋났다. 

눈부신 시범경기 성적에도 박효준은 당분간 마이너리그에서 기회를 기다려야 하는 처지가 됐다. 박효준은 시범경기 마지막 날인 27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경기에 선발 출전하지 않는다. 오클랜드는 라이언 노다(1루수)-JD 데이비스(지명타자)-세스 브라운(좌익수)-로렌스 버틀러(우익수)-에이브라함 토로(2루수)-닉 앨런(유격수)-대럴 에르나이스(3루수)-에스테우리 루이스(중견수)-카를로스 페레스(포수)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 마크 캇세이 오클랜드 감독 박효준에 대해 “그는 놀라운(amazing) 캠프를 보냈다. 빅리그에서 제한된 시간을 가진 선수인데 좋은 인상을 남겼다”고 호평했다. ⓒ연합뉴스/AP통신
▲ 마크 캇세이 오클랜드 감독 박효준에 대해 “그는 놀라운(amazing) 캠프를 보냈다. 빅리그에서 제한된 시간을 가진 선수인데 좋은 인상을 남겼다”고 호평했다. ⓒ연합뉴스/AP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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