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4타석 3타수 1안타 1타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1번타자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데뷔전 성적이다. 밥 멜빈 감독이 "생산적이었다"고 호평할 만큼 꽤 괜찮은 데뷔전 성적이지만 사실 이보다 더 좋을 수도 있었다. 통계상으로는 멀티히트를 기록했어도 이상하지 않은 하루였다.
이정후는 2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개막전에 1번타자 중견수로 나와 4타석 3타수 1안타 1타점 1삼진을 기록했다. 첫 타석에서 샌디에이고 선발 다르빗슈 유에게 허를 찔린 듯 3구 삼진을 당했지만 다음 두 타석에서는 좋은 타구를 날렸다. 5회 세 번째 타석에서 첫 안타가 나왔다. 7회 네 번째 타석에서는 2스트라이크로 몰린 상황에서 뜬공을 만들어 3루 주자를 불러들였다.
결과는 3타수 1안타지만 사실 두 번째 타석에서 나온 범타도 안타성 타구였다.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이때 기대타율은 0.600에 달했다. 시속 100마일이 넘는 강한 타구였으니 안타가 안 된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기대타율이란 타구 속도와 발사각을 토대로 과거 비슷한 타구가 안타가 된 확률을 의미한다.
천하의 이정후도 데뷔 타석에서는 긴장했다고 털어놨다. 그래서일까.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첫 타석은 3구 삼진이었다. 삼진을 잘 당하지 않는다는 강력한 강점도 가려질 만큼 긴장감을 안고 경기에 들어갔다.
샌프란시스코의 1회 첫 타자로 경기를 맞이한 이정후는 초구 95마일 포심 패스트볼에 방망이를 돌려봤지만 파울을 쳤고, 2구째 74마일 커브는 그냥 지켜봤다. 이어 3구 한 가운데 95마일 패스트볼을 놓쳤다. 서서 삼진으로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시작했다.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타점 기회를 얻었다. 선두타자 콘포토, 1사 후 아메드가 징검다리 2루타를 터트리면서 샌프란시스코가 선취점을 얻었다. 이정후는 1사 2루에서 두 번째 타석을 맞이했다. 이번에는 다르빗슈의 첫 3구가 모두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으로 빠졌다. 이정후가 4구와 5구를 지켜보면서 풀카운트가 됐고, 6구째 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시속 100.4마일(161.5㎞) 빠른 타구를 만들었으나 1루수 정면으로 향하며 직선타가 됐다. 이 타구의 기대타율이 0.600이다.
이정후는 세 번째 타석인 5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드디어 데뷔 첫 안타를 신고했다. 볼카운트 3-1 유리한 카운트에서 존 안으로 들어온 5구 슬라이더를 지켜봤고, 다르빗슈의 6구 높은 투심 패스트볼을 중견수 쪽으로 날려보냈다. 시속 99.9마일(160.7㎞) 강한 타구가 이번에는 안타로 이어졌다. 이때 기대타율은 0.690으로 두 번째 타석보다 더 높았고 실제로 안타가 됐다.
이정후의 역사적인 첫걸음이지만 마냥 웃지는 못했다. 이어진 에스트라다의 타석에서 견제에 걸려 아웃됐다. 이정후는 경기 후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 솔직히 정신이 너무 없었다. 더 집중했어야 하는데 바로 견제사 당해서 첫 안타를 느낄 틈이 없었다"고 첫 안타를 돌아봤다. 견제사에 대해서는 "놀라지는 않았고 다르빗슈 선수 습관이 있어서 보고 스타트를 했는데 베테랑 답게 그걸 잘 이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7회 네 번째 타석에서는 일본인 투수 마쓰이 유키를 상대로 역전 타점을 올렸다. 샌프란시스코는 7회 에스트라다와 콘포토의 연속 안타, 베일리의 희생번트로 1사 2, 3루 기회를 잡았다. 9번타자 아메드가 유격수 김하성의 다이빙캐치를 피해 빠져나가는 1타점 적시타를 기록했다. 점수 2-2에서 샌디에이고의 네 번째 투수 마쓰이가 등판했다.
이정후는 초구에 헛스윙한 뒤 2구 슬라이더를 지켜보며 볼카운트 0-2로 몰렸다. 3구와 4구를 골라내고 5구째 높은 공을 중견수에게 보냈다. 3루에 있던 콘포토가 홈을 밟았다. 2루주자 아메드가 런다운 플레이에 걸리면서 추가점 없이 샌프란시스코의 7회초 공격이 끝났다. 이정후는 4타석 3타수 1안타 1타점으로 데뷔전을 마쳤다.
NBC스포츠에 따르면 이정후는 경기를 마친 뒤 미국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KBO리그와 메이저리그 개막전의 차이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차이는 잘 모르겠다"고 고민하는 기색을 보이더니 "관중이 더 많고 경기 수준이 높고 경기장이 좋다"고 답했다. 개막전이라 긴장했느냐는 질문에는 웃으며 "긴장했다"고 했다.
이정후는 이 경기로 27번째 한국인 메이저리거가 됐다. 1994년 4월 9일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LA 다저스 소속으로 한국인 최초 빅리거 역사를 장식했다. 1998년 조진호(당시 보스턴), 1999년 김병현(당시 애리조나), 2000년 이상훈과 2001년 김선우(당시 보스턴), 2002년 봉중근(당시 애틀랜타), 2002년 서재응(당시 메츠)까지 투수들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이어진 가운데 2002년 9월 4일 최희섭이 시카고 컵스 유니폼을 입고 첫 한국인 야수 빅리거가 됐다. 이정후는 27번째이자 야수로는 12번째 한국인 메이저리거다.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29일 경기 게임노트에서 이정후를 "외야수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에서 리드오프이자 중견수로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른다. 25살인 이정후는 KBO리그 넥센/키움 히어로즈에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보낸 뒤 메이저리그에 도전한다"고 소개했다. 또 "이정후는 시범경기부터 뛰어났다. 타율 0.343, 출루율 0.425, 장타율 0.486에 2루타 1개와 홈런 1개, 5타점과 5볼넷 2도루를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김하성과의 인연도 소개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는 다이아몬드를 건너 히어로즈에서 오랫동안 친구이자 동료였던 샌디에이고 내야수 김하성을 상대한다. 두 사람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함께 뛰었다"고 설명했다.
김하성은 샌디에이고 5번타자 유격수로 나와 3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이정후는 김하성과의 재회에 대해 "다른 팀 유니폼 입고 야구하는 거는 처음이라 이상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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