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자 핸드볼은 1988년 서울 대회에서 한국 올림픽 출전 사상 첫 단체 구기 종목 금메달의 영광을 안았다. ⓒ대한체육회


[스포티비뉴스=신명철 편집국장] 1926년 제 1회 세계선수권대회를 런던에서 연 탁구는 오랜 역사와 함께 전 세계적으로 널리 퍼져 있는 종목이지만 서울 올림픽 때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돼 남녀 단식과 남녀 복식 등 4개 세부 종목이 치러졌다. 한국은 세계적인 탁구 강국인 중국과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맞대결을 펼치며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의 뛰어난 성적을 올렸다. 중국은 금메달 2개(여자 단식 천징, 남자 복식 천룽칸-웨이칭구앙), 은메달 2개(여자 복식 천징-자오즈민 조, 여자 단식 리후이펀), 동메달 1개(여자 단식 자오즈민)을 획득했다. 

유남규는 64명이 출전한 남자 단식 조별 리그에서 7전 전승으로 16강에 올랐다. 16강전에서 유고슬라비아의 조란 프리모락을 3-0으로 꺾은 유남규는 8강전에서 스웨덴의 외르겐 페르손을 3-1로 따돌리고 큰 고비를 넘었다. 또 다른 8강전에서 김기택은 1987년 세계선수권대회  준우승자인 스웨덴의 얀 오베 발트너를 풀세트 접전 끝에 3-2로 물리쳐 한국 선수끼리 결승을 치를 수 있는 발판을 놓았다. 발트너는 1989년과 1997년 세계선수권자이자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1980년대~90년대를 풍미한 세계적인 탁구 강자다. 

준결승에서 스웨덴 탁구의 또 다른 강자인 에릭 린트를 3-0으로 일축한 유남규는 김기택과 벌인 결승에서 3-1로 역전승해 올림픽 탁구 남자 단식 초대 챔피언이 됐다. 펜홀드 드라이브 전형으로 세계를 제패한 유남규는 이때 약관의 20살이었다.  

1987년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조로 강력한 금메달로 후보로 거론된 양영자-현정화 조는 조별 리그에서 단 1세트 만을 내주며 7전 전승으로 8강에 올랐다. 셰이크핸드 드라이브 전형의 양영자와 펜홀드 전진 속공형의 현정화는 이상적인 조합이었다. 이에 맞서는 중국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다이리리-리후이펀 조가 맥없이 무너지자 서울 올림픽에서는 특이하게도 똑같이 왼손 셰이크핸드 드라이브 전형인 천징-자오즈민 조를 내보냈다. 그러나 양영자-현정화 콤비는 결승에서 첫 세트만 20-22로 내줬을 뿐 2, 3세트를 21-8, 21-9로 가볍게 잡아 올림픽 여자 복식 초대 챔피언 조가 됐다. 남자 복식의 안재형-유남규 조는 김완-김기택 조를 2-0으로 누르고 동메달을 추가했다.  

핸드볼에서 한국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성적표를 받았다. 여자는 금메달, 남자는 은메달. 여자는 다음 대회인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2연속 우승하는 등 서울 올림픽을 계기로 세계적인 강자로 자리를 잡았다. 

여자 핸드볼은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알게 모르게 전력을 키우고 있었다.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 때는 아시아∙아프리카∙북미로 이뤄진 세계 예선을 통과했고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는 소련 등 동유럽 나라들이 불참했지만 은메달을 차지했다. 1982년 헝가리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6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여자부 조별 리그 A조에서 체코와 미국을 각각 33-27, 24-18로 꺾었으나 유고슬라비아에 19-22로 져 1패를 안고 4강이 겨루는 결승 리그에 올랐다. 한국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유고슬라비아에 23-29로 져 금메달을 놓쳤다. 한국과 소련, 노르웨이, 유고슬라비아가 벌인 결승 리그는 물고 물리는 접전이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 노르웨이를 23-20으로 꺾은 데 이어 여자 핸드볼이 1976년 몬트리올 대회에서 올림픽 정식 세부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2연속 우승했고 1986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정상에 오른 강호 소련을 21-19로 물리치고 2승1패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노르웨이는 소련과 함께 1승1무1패를 기록했으나 골득실차에서 앞서 은메달을 획득했고 소련이 동메달을 얻었다. 유고슬라비아는 1승2패로 4위에 그쳤다.   

여자 핸드볼 금메달 멤버는 개회식에서 선수 선서를 한 손미나, 김영숙, 송지현, 김명순, 김춘례, 김현미, 이기순, 기미숙, 이미영, 성경화, 김경순, 석민희, 임미경, 박현숙, 한현숙이다.  

남자부 조별 리그 B조에 든 한국은 스페인에만 20-23으로 졌을 뿐 헝가리를 22-20, 동독을 23-22, 체코를 29-28, 일본을 33-24로 꺾고 4승1패를 기록해 조 1위로 결승에 진출해 강호 소련에 25-32로 져 은메달을 차지했다. 남자 핸드볼 은메달 멤버는 최석재, 윤태일, 이경모, 이상효, 김만호, 박영대, 고석창, 신영석, 강재원, 박도헌, 김재환, 임진석, 오용기, 노현석, 심재홍이다. 

1986년 서울 아시아경기대회 우승을 계기로 경기력에 대한 자신감을 얻은 여자 하키는 조별 리그 B조에서 서독과 캐나다를 4-1, 3-1로 물리친 데 이어 호주와 5-5로 비겨 조 1위로 4강에 올랐다. 준결승에서 영국을 1-0으로 잡고 기세를 올렸으나 결승에서 호주에 0-2로 져 은메달을 차지했다. 여자 하키 은메달 멤버는 김미선, 정은경, 한옥경, 한금실, 조기향, 김순덕, 장은정, 최춘옥 ,정상현, 서효선, 진원심, 황금숙, 박순자, 임계숙, 김영숙, 서광미다. 

개최국 자동 출전권으로 나서기는 했지만 1964년 도쿄 대회 이후 24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 서게 돼 메달 유망 종목에 못지않은 관심을 모은 축구는 조별 리그 C조 첫 경기에서 소련과 0-0으로 비긴 데 이어 미국과 또다시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채 3차전에서 아르헨티나에 1-2로 져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