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도 남자 86kg급에서 우승한 전기영이 태극기를 두르고 시상대에 서 있다. ⓒ대한체육회
 

[스포티비뉴스=신명철 편집국장] 미국 조지아주 수도 애틀랜타는 1990918일 도쿄에서 열린 제 96IOC(국제올림픽위원회) 총회에서 1996 제 26회 하계 올림픽 개최지로 결정됐다. 이 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해 가장 심혈을 기울였던 도시는 그리스의 아테네였다. 아테네는 1896년 제 1회 하계 올림픽을 치렀던 역사적 상징성을 내세워 100년째 대회 유치 활동을 펼쳤지만 재정적인 열세와 열악한 도시 환경 두 가지 약점을 극복하지 못해 애틀랜타에 밀렸다. 아테네는 1, 2차 투표에서는 23-19, 23-20으로 앞섰으나 3차 투표에서는 23-23으로 애틀랜타에 따라잡혔다. 4차 투표에서는 30-34로 뒤집혔고 최종 5차 투표에서 35-51로 졌다. 그 사이 베오그라드(유고슬라비아연방) 맨체스터(영국) 멜버른(호주) 토론토(캐나다)가 차례로 탈락했다.

미국 도시로는 세인트루이스(1904), 로스앤젤레스(1932, 1984)에 이어 3번째로 하계 올림픽을 유치하게 된 애틀랜타는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197IOC 회원국 모두가 참가한 최대의 제전을 치러 100년을 맞은 올림픽 역사에 신기원을 이뤘다.

1996719일부터 84일까지 열린 이 대회에서 한국은 당시까지 사상 최대인 503명의 선수단이 출전해 금메달 7개와 은메달 15, 동메달 5개의 성적으로 종합 8위에 올랐다. 1988년 서울 대회와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에서 획득한 금메달 12개에 비하면 적었지만 애초 목표 가운데 하나인 10위권을 지키는 데에는 성공했다. 이 대회에는 26개 종목에 271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었다.

첫 금메달의 주인공은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48kg급의 심권호였다.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아경기대회 때도 한국 선수단의 ‘1호 금메달을 따 메달 레이스에 신바람을 불어넣었던 심권호는 이번에도 승승장구한 끝에 결승에서 1994년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 알렉산더 파블로프(벨라루스)를 꺾고 1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개막 이후 금, , 동메달을 막론하고 노 메달에 초조해 하던 한국 선수단은 대회 3일째인 721에 나온 심권호의 금메달을 시작으로 메달 행진에 들어갔다. 심권호의 금메달은 한국이 1948년 런던 올림픽에 참가한 이후 금, , 동메달을 통틀어 동, 하계 올림픽에서 딴 100번째 메달이라는 점에서 또 다른 의미가 있었다.

22일 유도에서만 2개의 금메달이 나왔다. 여자 66kg급에 출전한 조민선이 1회전부터 결승전까지 5경기를 모조리 한판으로 장식하는 뛰어난 기량을 자랑하며 2번째 금메달을 획득한 데 이어 남자 86kg급 전기영도 2회전 한 경기만을 빼곤 나머지 4경기를 모두 한판으로 승리해 3호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23일에는 남자 78kg급 조인철과 여자 61kg급 정성숙이 각각 동메달을 차지한 데 이어 24일에는 남자 71kg급 곽대성과 여자 56kg급 정선용, 52kg급 현숙희가 잇따라 은메달 3개를 획득했다.

개막 닷새가 되는 동안 레슬링 심권호의 금메달 말고는 다른 종목에서는 메달 소식이 없이 오로지 유도에서만 금메달 2개와 은메달 4, 동메달 2개의 성적을 내고 있었다.

29일 기계체조 남자 뜀틀에 출전한 여홍철과 탁구 여자 복식 박해정-류지혜 조가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따며 메달 행진을 재개했다. 한국 체조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걸 것으로 기대했던 여홍철은 1차 시기에서 고난도 연기로 라이벌인 러시아의 알렉세이 네모프에게 크게 앞섰으나 2차 시기에서 불안한 착지로 점수를 크게 잃어 눈앞에 뒀던 금메달을 놓쳤다.

끊어졌던 금맥31일 양궁의 김경욱이 여자 개인전 금메달을 따면서 이어졌고 81일 배드민턴에서 2개의 금메달이 나왔다. 방수현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인도네시아의 미아 아우다니를 2-0(11-6, 11-7)으로 꺾었고 혼합복식 결승전에서는 김동문-길영아 조와 박주봉-라경민 조가 금메달과 은메달을 나눠 가졌다.

이어 2일에는 김경욱과 윤혜영, 김조순이 양궁 여자 단체전에서 여유 있게 1위에 올라 한국 선수단에 마지막 7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김경욱은 개인전 금메달을 포함해 이 대회에서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2관왕에 오르는 영예를 안았다.

2일에는 양궁 금메달 외에 레슬링 자유형 62kg급 장재성과 74kg급 박장순이 각각 은메달을 차지했고 3일에는 1988년 서울 대회와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에 이어 단체 구기 종목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3연속 우승에 도전했던 여자 핸드볼이 결승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덴마크에 33-37로 져 은메달을 추가했다. 폐막일인 4일에는 복싱 81kg급 이승배가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어 대회 마지막인 ‘271호 금메달을 다투는 남자 마라톤에서 이봉주는 막판 스퍼트를 펼쳤으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조시아 투그웨인에게 3초 뒤진 2시간 1239초로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해 바르셀로나 대회 황영조에 이은 올림픽 마라톤 2연속 금메달에 실패했다.

북한은 계순희가 유도 여자 48kg급에서 일본의 간판 선수 다무라 료코를 꺾고 금메달을 차지하는 등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 동메달 2개로 33위를 기록했다. 1970년대까지 아시아를 대표하는 스포츠 강국으로 위세를 떨쳤던 일본(3, 6, 5)23위에 그쳤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