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아마레 스타더마이어(34)가 은퇴를 선언했다. 스티브 내시, 숀 매리언에 이어 '애리조나주 삼각편대'가 모두 코트를 떠났다. 'NBA.com'은 스타더마이어가 가장 빛났던 10가지 장면을 선정했다. 리그에 뚜렷한 발자욱을 남겼던 빅맨을 배웅했다.

2002년 미국 프로 농구(NBA)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9순위로 피닉스 선즈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제리 콜란젤로 피닉스 단장은 "'고졸 루키'라는 편견을 걷어 내고 보라. 스타더마이어는 구단 역사상 최고 프랜차이즈 스타가 될 자질을 갖추고 있다. 압도적인 신체 조건과 운동 능력, 투쟁심을 두루 지닌 빅맨이다"며 만족감을 보였다.

데뷔 시즌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2002~2003시즌 82경기에 모두 출전해 평균 13.5점 8.8리바운드 1.1슛블록을 기록했다. 피닉스 인사이드를 단단히 지켰다. 이해 '걸어 다니는 만리장성' 야오밍(당시 휴스턴 로키츠)를 제치고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8년 동안 피닉스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516경기에 나서 평균 21.4점 8.9리바운드 1.4슛블록 야투 성공률 54.4%를 올렸다.

▲ 피닉스 선즈 시절 아마레 스타더마이어

최전성기는 2004~2005 시즌이었다. 선수로서 한 단계 성장하는 데 조력자가 나타났다. 역대 통산 어시스트 3위에 빛나는 '캐나다가 낳은 존 스톡턴' 내시였다. 2004년 여름 피닉스는 6년 6,600만 달러 조건으로 NBA 대표 야전 사령관 내시를 영입했다. 묘수였다. 내시-매리언-스타더마이어 삼각편대를 구축한 피닉스는 그해 59승 23패를 기록했다. 리그 전체 2위에 올랐다.

양대 콘퍼런스 통틀어 가장 역동적인 3인이었다. 마이크 댄토니 감독이 추구한 '런 앤드 건' 전술에 최적화된 라인업이었다. 스타더마이어는 내시가 건네는 'A패스' 덕분에 더 강력해졌다. 경기당 평균 26.0점 8.9리바운드 1.6슛블록 야투 성공률 55.9%를 쓸어 담았다. 직전 시즌보다 야투율을 12.4%p나 끌어올렸다. 리그에서 가장 확률 높은 공격 옵션으로 자리매김했다. 시즌이 끝난 뒤 올 NBA 세컨드 팀에 이름을 올렸다. 

내시와 스타더마이어가 펼치는 2대2 게임은 독보적이었다. 1990년대 유타 재즈 황금기를 이끌었던 스톡턴-칼 말론 콤비가 다시 돌아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피닉스는 2004~2005시즌에 경기당 평균 110.4점을 수확했다. 오펜시브 레이팅(ORtg - 공격 기회 100번을 펼쳤을 때 기대되는 득점 수치)은 114.5점을 기록했다. 두 부문 모두 리그 1위였다. 경기 속도도 95.9를 챙겼다. 리그에서 가장 빠른 업-템포 농구를 구사했다. 그해 피닉스 홈 구장 아메리카웨스트아레나를 찾은 72만여 팬들은 연고팀이 펼치는 폭발적인 공격 농구에 열광했다. 전 세계 농구 팬들도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내시가 달리면 쿠엔틴 리차드슨-조 존슨이 외곽에서 공을 기다렸다. 외곽 기회가 여의치 않으면 어느새 골 밑으로 침투한 매리언과 스타더마이어가 확실한 '한 골'을 책임졌다. 5명 모두가 속공 전개에 참여했다. 왕성한 활동량으로 상대 공수 균형을 무너뜨렸다. 최근 리그 대세로 자리한 '스몰볼'을 완벽하게 구현한 팀이 바로 12년 전 피닉스였다.

전성기는 길지 않았다. 스타더마이어는 2005~2006 시즌을 앞두고 무릎을 크게 다쳤다. 이후 눈과 어깨를 차례로 다치며 예전 운동 능력을 잃었다. 눈 부상 탓에 트라우마가 생겨 고글을 늘 챙겨야 했다. 고글 낀 스타더마이어는 낯설었다. 낯선 외모만큼 플레이도 낯설어졌다. 적극적으로 상대 림을 공략했던 '인파이터'에서 중거리슛 비중이 늘어난 빅맨으로 변화했다. 

여전히 경기당 두 자릿수 득점과 리바운드 7~8개, 1개 이상 슛블록을 올렸다. 부상 복귀 첫해였던 2006~2007 시즌에는 올 NBA 퍼스트 팀에 뽑혔다. 이후에도 세컨드 팀에 3차례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2005년 때 폭발력'은 사라졌다. 수비 리바운드를 잡고 내시에게 공을 건넨 뒤 경주마처럼 상대 코트로 달려가던 스타더마이어는 더는 없었다. 저돌적인 공격 마무리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그는 추억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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