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L 와일드카드 1위 보스턴 레드삭스는 지구 1위를 노리는 편이 낫다

[스포티비뉴스=오상진 객원기자] 2016년 메이저리그 시즌 종료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다음 달 3일(이하 한국 시간) 경기를 끝으로 팀당 162경기의 대장정은 막을 내리고 10월 5일 아메리칸리그(AL)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포스트시즌이 시작된다. 이때쯤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났던 2015년과 달리 올 시즌은 여전히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뜨거운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2015년 9월 3일 경기를 마쳤을 때 와일드카드 순위를 올해 같은 시점에서 비교해 보면 와일드카드 쟁탈전이 얼마나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 2015 / 2016 와일드카드 순위 *9월 3일 경기 종료 기준 >

지난해 와일드카드 순위 최종 1위는 뉴욕 양키스였다. 9월 3일까지 4경기 차로 여유 있게 와일드카드 선두를 달리던 양키스는 시즌 막판 3연패로 위기를 맞았지만 포스트시즌은 문제없었다. 텍사스 레인저스가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끌어내리고 AL 서부 1위를 차지했을 뿐 한 달 사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5개 팀이 바뀌는 일은 없었다.

그러나 올해는 와일드카드 1위를 달리고 있는 보스턴 레드삭스도 2위에 근소한 차로 앞서 있으며 2위는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2팀이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양키스와 지난해 우승팀 캔자스시티 로열스까지 경쟁에 뛰어들어 무려 7개 팀이 와일드카드 티켓 2장을 놓고 다투고 있다. 이토록 치열한 경쟁 속에서 남은 경기 일정과 최근 흐름은 과연 어느 팀에 유리하게 작용할까?

▷ 1위 보스턴 레드삭스 (잔여 28경기)

보스턴은 아래보다 위를 봐야 하는 상황이다. 와일드카드 2위 볼티모어, 디트로이트와 2경기 차인 반면 AL 동부지구 1위 토론토와는 1경기 차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경기를 마치면 서부 원정 경기 일정은 모두 끝나고 이후 모두 같은 지구(AL 동부) 팀과 대결만 남아 있다. 1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6경기, 볼티모어, 양키스와는 각각 7경기씩 남아 있다. 순위 경쟁이 치열한 3팀과 20경기가 남은 반면 최하위 템파베이 레이스와 3경기밖에 남지 않은 점은 다소 불리하다.

보스턴의 최근 흐름은 나쁘지 않다. 시즌 내내 최고의 화력을 자랑하던 타선은 여전히 뜨겁다. 메이저리그 전체 다승 1위 릭 포셀로(18승)을 중심을 최근 제 기량을 찾아가고 있는 데이비드 프라이스와 기대했던 투구력을 보이고 있는 드류 포머란츠가 힘을 보태면서 선발진도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 다만 크레이그 킴브렐과 로비 로스 주니어를 제외한 다른 불펜 투수들이 확실한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불안 요소다.

▷ 공동 2위 볼티모어 오리올스 (잔여 28경기)

8월 중순까지 AL 동부지구 1위를 다투던 순위는 어느새 3위까지 밀려났다. 게다가 와일드카드 순위까지 디트로이트에 공동 2위를 허용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10일부터 펼쳐질 디트로이트와 3연전 결과는 AL 와일드카드 경쟁 판도를 뒤흔들 가능성이 높다. 인터리그 3경기가 남아 있지만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4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상대로 홈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부담은 크지 않다. 볼티모어 역시 보스턴과 마찬가지로 탬파베이와 3경기 밖에 남지 않았다. 토론토, 보스턴과 각각 7경기씩 남은 점은 부담스럽지만 위기를 극복해낸다면 오히려 1위를 되찾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볼티모어는 메이저리그 30개 팀 가운데 유일하게 200홈런을 넘겼다. 213홈런. 홈런이 터지는 날은 화끈하게 이기지만 막히면 돌파구가 없는 타선은 양날의 검이다. 에이스 크리스 틸먼의 복귀만을 기다려야하는 허약한 선발진은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다고 해도 더 높은 곳을 기대하기 어렵다.

▲ 미겔 카브레라는 다시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을 수 있을까

▷ 공동 2위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잔여 28경기)

디트로이트는 후반기 승률 0.600(27승 18패)로 텍사스와 함께 AL에서 가장 높은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4연승을 포함해 최근 10경기에서 8승 2패의 무서운 상승세로 볼티모어를 따라잡는데 성공했다. 에이스 저스틴 벌렌더는 올 시즌 14승 7패 평균자책점 3.30으로 확실하게 부활에 성공했다. 후반기 성적은 6승 1패 평균자책점 2.04로 다시 전성기를 찾은 느낌이다. 지난해 18홈런 76타점으로 12년 연속 20홈런-100타점에 실패하며 자존심을 구긴 카브레라는 타율 0.312 29홈런 85타점으로 활약하고 있다.

디트로이트는 남은 일정 가운데 볼티모어(3경기), 클리블랜드 인디언스(7경기)와 경기가 가장 중요하다. 다른 와일드카드 경쟁 팀과는 맞대결 일정이 없기 때문에 볼티모어와 경기를 잡지 못하면 자력으로 순위를 바꿀 기회가 더 이상 없다. AL 중부지구 1위 클리블랜드는 악몽과도 같은 존재다. 올해 12차례의 맞대결에서 1승 11패의 절대적인 열세를 보였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상대 전적 10승 2패로 강한 미네소타 트윈스를 상대로 7경기나 남아 있다는 점이다.

▷ 4위 휴스턴 애스트로스 (잔여 28 경기)

휴스턴은 올해 시즌 초반 댈러스 카이클과 콜린 맥휴 원투펀치가 동시에 부진에 빠지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그나마 카이클은 최근 4경기에서 3승 1패 평균자책점 3.10으로 살아나고 있지만 그 외 선발투수들은 안정감이 부족하다. AL 평균자책점 2위(3.40)의 불펜이 없었다면 지금의 성적을 유지하는 것은 어려웠을 것이다. 호세 알투베가 고군분투하던 타선은 2015년 AL 신인왕 카를로스 코레아와 드래프트 전체 2순위 알렉스 브레그먼이 살아나면서 탄력을 받고 있다.

휴스턴의 남은 일정에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같은 지구 1위 텍사스와 맞대결이다. 올 시즌 14경기에서 2승 12패의 열세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5경기도 큰 부담이다. 게다가 메이저리그 전체 승률 1위 시카고 컵스와 3경기, AL 중부지구 1위 클리블랜드와 4경기 남은 점도 불리하다. 심지어 3일부터 텍사스 3경기(원정), 클리블랜드 4경기(원정), 컵스 3경기(홈), 다시 텍사스 3경기(홈)까지 13경기를 지구 1위 팀들과 붙는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 5위 뉴욕 양키스 (잔여 29경기)

지난해 9월 3일까지 3.5경기 차로 와일드카드 순위 4위였던 LA 에인절스의 경우를 생각하면 5위부터 3팀은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는 않는다.

양키스는 3일 와일드카드 경쟁의 분수령이 될 볼티모어와 경기에서 0-8로 완패하며 상승세가 꺾였다. 토론토(3승 9패), 보스턴(5승 7패)과 7경기씩이나 남은 것도 부담스러운데 NL 서부지구 1위 LA 다저스와도 3경기가 남아 있다. 3일부터 휴식일 없이 17경기를 연속으로 치러야 한다는 점은 확장 로스터를 고려하더라도 부담스러운 일정이다.

공동 6위 캔자스시티 로열스, 시애틀 매리너스 (잔여 28경기)

캔자스시티는 8월 한때 9연승을 달리며 2015년 월드시리즈 우승팀의 저력을 보여 주는 듯했다. 그러나 최근 3연패로 분위기가 다시 가라앉았다. 와일드카드를 다투고 있는 양키스(2패), 디트로이트(1패)를 상대로 패한 것이라 뼈아프다. 디트로이트와 아직 5경기가 남아 있지만 다른 와일드카드 경쟁 팀과는 더 이상 남은 경기가 없다. 같은 지구 하위권 팀인 시카고 화이트삭스(9승 3패), 미네소타 트윈스(11승 2패)와 남은 13경기에서 최대한 승수를 쌓아야 한다.

시애틀은 지난달 27일부터 시카고 화이트삭스(2연패)와 텍사스(3연패)에 당한 5연패가 아쉽다. 보스턴, 볼티모어, 디트로이트와 남은 경기가 없는 시애틀은 자력으로 격차를 줄일 수 없다. 텍사스(4승 11패), 휴스턴(5승 8패)과 아직도 경기가 꽤 남아 있으며, AL 동부지구 1위 토론토와도 3경기가 남아 있다. 메이저리그 승률 최하위 미네소타와 3경기가 남아 있지만 3패로 열세라는 점은 앞으로 전망을 더욱 어둡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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