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 다이노스 이민호 ⓒ 잠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박대현 기자] 이상적인 경기 운용을 보였다. 선발투수가 일찍 강판했지만 빠른 불펜 투입으로 흐름을 팽팽하게 만들었다. 사사구 남발을 떠나 최금강-임창민-원종현-이민호가 NC 다이노스를 '싸울 수 있게' 만들었다.

최금강부터 시작된 NC 불펜 4인은 2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고 있는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포스트시즌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 3차전서 9이닝 무실점을 합작했다. 1-1로 팽팽히 맞선 연장 11회말 마운드에 오른 김진성이 끝내기 적시타를 맞아 1점 차로 졌지만 이날 NC 계투진이 보여 준 '이어 던지기'는 인상적이었다.

시리즈 스코어 2-0으로 앞선 상황에서 총력전을 펼칠 이유는 적었다. 그러나 NC는 효과적인 '물량 공세'가 가능했다. 플레이오프 첫 두 경기서 외국인 선발투수 2인의 빼어난 투구 내용 덕분에 불펜을 아꼈다. 1차전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에릭 해커가 7이닝 2실점, 2차전 선발 재크 스튜어트가 7⅓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불펜 동료에게 충분한 휴식 시간을 줬다.

1차전에선 구창모(1이닝)-김진성-임정호(⅓이닝)-임창민(⅔이닝)이 나란히 무실점으로 LG 타선을 꽁꽁 묶어 9회말 짜릿한 끝내기 역전승 발판을 마련했다. 불펜 4인이 던진 공은 35개에 불과했다. 2차전에서도 원종현(1⅓이닝)-이민호(⅓이닝)가 무실점 호투해 팀의 시리즈 2연승에 한몫했다. 두 선수가 기록한 투구 수는 25개에 그쳤다. 원투 펀치의 눈부신 구위는 팀에 승리만 선물한 게 아니었다. 3차전서 '불펜 물량전'을 가능하게 한 부수 효과를 낳았다.

불펜에서 선발로 전환한 투수들이 많았던 점도 유리하게 작용했다. 구창모, 최금강, 장현식 등이 대표적이다. 구창모는 올 시즌 구원으로 시작했다. 그러다 지난 8월 12일 LG전에서 첫 선발 등판한 뒤 모두 10차례 선발투수로 나섰다. 최금강도 선발투수로 올해를 출발했지만 지난 8월 6일 한화전에서 첫 선발 경험을 마친 뒤 내리 9번 경기 첫 번째 투수로 올랐다. 22일 플레이오프 2차전서 구원 등판한 이민호는 원래 선발로 준비했다가 구원으로 돌아선 케이스다. NC에는 이처럼 언제든 선발이 무너졌을 때 이닝을 길게 책임질 수 있는 요원이 풍부하다. 선발을 경험한 불펜, 구원으로 보직 변경한 선발투수가 많다. 이태양, 이재학 등 승부조작 스캔들 탓에 묘수를 짜내는 과정에서 나왔던 이 같은 변경은 김경문 감독의 마운드 운용 숨통을 틔우는 '전화위복'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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