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도헌 삼성화재 감독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전통의 명가' 삼성화재가 올 시즌 3연패한 뒤 2연승했다.

삼성화재는 1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시즌 NH농협 V리그 남자부 1라운드 경기에서 OK저축은행을 세트스코어 3-0(25-19 25-19 25-19)으로 이겼다. 2승 3패를 기록한 삼성화재는 5위에 올랐다. '디펜딩 챔피언' OK저축은행은 1승 4패에 그치며 최하위다.

이 경기에서 삼성화재의 외국인 공격수 타이스는 두 팀 최다인 29점을 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타이스 다음으로 삼성화재에서 많은 득점을 기록한 이는 미들 블로커 손태훈(9점)이다. 타이스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모두 한 자릿수 득점에 그쳤다.

외국인 선수의 공격 비중이 많은 점은 삼성화재의 특징이었다. 삼성화재는 그동안 레안드로 다 실바(브라질) 안젤코 추크(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가빈 슈미트(캐나다)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쿠바) 괴르기 그로저(독일) 등 우수한 외국인 선수들이 거쳐 갔다.

삼성화재는 신인 드래프트에서 체격 조건이 좋고 힘이 뛰어난 선수들을 오랫동안 영입하지 못했다. 상대 팀과 비교해 높이와 공격력이 떨어졌던 삼성화재는 외국인 선수의 공격 비중이 항상 높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몰빵 배구'란 말이 생겨났다. 삼성화재는 '몰빵 배구'라는 꼬리표를 떼어 내지 못했다.

2014년까지 삼성화재의 지휘봉을 잡은 신치용 단장은 "삼성화재라는 팀에 맞는 배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 선수들은 수비와 서브 리시브에 집중하고 공격이 뛰어난 외국인 선수가  해결하는 방식이 삼성화재의 배구였다.

승부처에서 삼성화재는 저력을 보이며 V리그 8회 우승, 겨울 리그 77연승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7개 구단의 전력은 평준화됐다.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제도가 생기며 국내 선수들의 비중이 커졌다.

▲ 타이스 ⓒ 곽혜미 기자

삼성화재는 올 시즌 대한항공, 현대캐피탈, 한국전력에 내리 졌다. 그러나 우리카드를 접전 끝에 3-2로 눌렀고 OK저축은행은 3-0으로 꺾었다. 5경기에서 타이스는 173점을 올렸다. 득점 2위 우드리스(KB손해보험)가 기록한 101점보다 72점이나 많다.

OK저축은행과 경기에서 타이스의 공격 점유율은 57%였다. 임도헌 삼성화재 감독은 "타이스가 있는 것은 우리 팀의 장점이다"며 "세계 배구를 봐도 팀의 주 공격수가 차지하는 공격 점유율은  40% 이상이다"고 설명했다.

임 감독은 "만약 외국인 선수가 공격 결정력이 높지 않으면 국내 선수들과 점유율을 나눠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공격이 좋은 타이스라는 무기가 있다"고 말했다. 공격력이 뛰어난 선수에게 볼을 많이 올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 임 감독의 설명이다.

그는 "타이스는 우리 팀의 좋은 무기다. 상대가 타이스에게 집중할 때 국내 공격수들이 확률 높은 공격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른바 '몰아주기 배구'가 아닌 '확률 배구'를 하겠다는 것이 임 감독의 생각이다.

라이트에서 볼을 때리는 김명진은 이 경기에서 6점에 그쳤다. 임 감독은 타이스 못지않게 김명진에게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임 감독은 "코보컵에서 김명진이 팀의 기둥이었다. 앞으로 잘할 거라고 생각한다. 박철우가 들어오면 지금보다 더 안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올 시즌 국내 공격수들이 선전하는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은 3승 1패를 기록하며 좋은 출발을 보였다. 삼성화재는 '괴물 공격수' 계보를 잇는 타이스를 품에 안았다. 삼성화재의 전성기를 이끈 선수들은 코트를 떠났거나 팀을 옮겼다. 세대교체를 마친 삼성화재는 새 바람이 불고 있는 배구판에서 시험대에 올랐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