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박석민(32, NC)은 최정(SK)과 함께 KBO 리그에서 가장 펀치력 있는 3루수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10시즌 동안 매 시즌 평균 20홈런을 넘겼다. 통산 장타율은 0.514에 이른다.
그런데 큰 경기 활약도가 흠이다. 박석민은 삼성 시절이던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서 뛰었는데 3홈런 타율 0.235(105타수 25안타)로 공격 기여도가 정규 시즌과 비교해 떨어졌다. 2012년과 2014년엔 1할대 타율로 공격에서 크게 부진했다.
김경문 NC 감독은 정규 시즌 막바지 "박석민이 거액 FA라는 부담이 있을 법한데도 매우 잘했다"고 고마워하며 "팀이 더 큰 목표를 향해 가는 데 큰 보탬이 되리라 본다"고 확신했다.
올 시즌 새로운 팀에서 개인 통산 8번째 한국시리즈 무대에 선 박석민은 지난달 28일 한국시리즈 미디어 데이에서 두산 선발투수 4명을 이르는 '판타스틱 4'에 대해 "모두 사람이다. 칠 수 있다"며 여섯 번째 우승 반지를 얻으리라 강하게 다짐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악령을 벗기지 못했다. 13타수 무안타. 타점은 없다. 외려 데뷔하고 가장 처참한 한국시리즈 성적표를 받았다.
NC가 두산에 시리즈 전적 3패로 몰린 2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6회 2사 1, 2루에 왼손 투수 이현승의 공을 힘껏 받아쳐 3루수와 유격수 사이로 깊숙이 보냈다. 타구가 3루수를 지나쳤는데 유격수 김재호에게 걸렸다. 1루까지 이 악물고 뛰었지만 공이 빨랐다.
박석민에게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안타 한 개는 이토록 힘들었다. 변화구는 물론 패스트볼에도 대처하기 어려웠다. 수 싸움에서 지고 스윙 스피드가 떨어져 박석민 특유의 질 좋은 타구가 사라졌다. 타자 친화적인 마산구장에서도 힘을 쓰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NC 중심 타선이 동반 부진하면서 한국시리즈 부진이 더 쓰리게 됐다. 나성범, 에릭 테임즈, 이호준 박석민 리그를 호령했던 강타자 네 명은 한국시리즈 4차전 내내 얼어붙었다. 4경기에서 51타수 5안타. 2일 마지막 4차전에서마저 테임즈의 홈런 1개에 그쳐 1-9로 맥없이 졌다. 4전 전패. 이날 안방에서 원정 팀 두산의 샴페인 파티를 바라봤다. 36이닝 2득점으로 한국시리즈 역대 최소 득점 멍에까지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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