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카고 컵스 마무리 투수 아롤디스 채프먼이 월드시리즈 7차전 8회 클리블랜드 라자이 데이비스에게 동점 2점 홈런을 허용한 뒤 땀을 닦고 있다.

[스포티비뉴스=로스앤젤레스, 문상열 특파원] 2016113(한국 시간)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막을 내린 7차전은 월드시리즈 역사에 남을 명승부였다.

폭스-TV 프리 게임, 포스트 게임 패널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월드시리즈 역대 최고 명승부 가운데 한 경기였다면서 월드시리즈 우승이 얼마나 힘든지를 알 수 있다. 우리(패널들)의 메이저리그 경력이 65년이다. 우승은 5번에 불과하다며 메이저리그 안타왕 피트 로즈, 명예의 전당 멤버 프랭크 토마스에게 동의를 구했다.

시카고 컵스-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월드시리즈는 역사에 남을 명승부에 틀림없다월드시리즈 명승부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팽팽한 투수전과 구원진의 난조다. 1991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미네소타 트윈스 월드시리즈는 전체가 명승부였다. 7차전 동안 홈팀이 모두 승리했고, 연장 승부 3, 1점 차 5회였다. 손에 땀을 쥐게 한 시리즈였다.

7차전은 명승부의 백미였다. 존 스몰츠와 잭 모리스가 팽팽한 투수전 끝에 홈팀 미네소타는 연장 10회 진 라킨의 끝내기 안타로 1-0 승리로 월드시리즈 정상을 차지했다. 23패로 몰렸던 6차전에서 연장 11회 미네소타 중견수 커비 퍼켓의 끝내기 홈런이 터지면서 당시 CBS 캐스터 잭 벅은 “See you tomorrow night!"라는 유명한 코멘트를 남겼다. 33패로 7차전이 이어지는 터라 더 이상의 말이 불필요했다. 그의 아들 조 벅은 2011년 월드시리즈 6차전 때 23패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데이비드 프리스의 연장 11회 끝내기 홈런이 터지자 아버지의 코멘트를 그대로 이었다.

컵스-클리블랜드 7차전이 명승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마무리 아롤디스 채프먼의 블론 세이브 가 결정적이다. 6-3에서 82사에 등판한 채프먼은 라자이 데이비스에게 동점 2점 홈런을 허용해 극적인 재미를 제공했다. 월드시리즈 사상 7차전에서 8회 이후 동점 홈런은 데이비스가 처음이다. 7차전 끝내기 홈런은 1960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빌 매조로스키가 유일하다.

야구는 아이러니하게도 마무리 투수가 블론 세이브를 하게 되면 명승부가 된다. 1998년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LA 다저스 커크 깁슨이 다리를 절뚝거리며 날린 끝내기 투런 홈런이 극적이었던 것은 오클랜드의 '불패 마무리' 데니스 에커슬리가 허용했기 때문이다. 

2001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뉴욕 양키스 월드시리즈 7차전이 명승부로 남은 이유도 마무리 김병현과 마리아노 리베라가 블론 세이브와 함께 패전투수가 됐기 때문이다. 마무리의 블론세이브는 늘 명승부의 한복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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