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한나는 최근 종영한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줬다. 제공|판타지오
[스포티비스타=유은영 기자] "미간 하나 제대로 찌푸리지 못하던 제가, 얄밉다는 소리를 듣게 됐어요."

양 볼에 보조개가 깊게 파일만큼 활짝 웃는다. 첫 출연했던 독립영화에서 미간 하나 제대로 찌푸리지 못했다는 말을 꽤 부산스럽게 하는 모양새가 귀엽다. 황보연화라는 악녀 역할로 권력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던, 눈빛을 날카롭게 세웠던 그 배우 강한나(27)가 맞나 싶을 정도였다.

강한나는 지난 1일 종영한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이하 '달의 연인')에서 황보연화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황보연화는 극 중 제4황자 왕소(이준기 분)를 사이에 두고 여주인공 해수(이지은 분)와 대립각을 세우는 인물이었다.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가문을 일으키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고, 그 과정에서 권력에 대한 욕심을 드러내는가 하면 쓸모가 없어진 오라버니 왕욱(강하늘 분)을 버리는 등 가차 없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순수하게 웃는 본래 얼굴과는 전혀 다른 날카로운 모습이었다. 이는 시청자들에게 "얄밉다"는 반응을 이끌었다.

강한나는 "미움도 많이 받고 사랑도 많이 받은 것 같다"면서 "황보연화가 하는 행동들은 미움을 받지 못하면 안 되는 것들이다. 그만큼 충분하게 미움을 받을 수 있도록 연기한 것 같아 뿌듯하다"고 밝혔다.

▲ 동그란 이마, 눈까지 귀여운 외모의 강한나는 미간을 활용해 악녀 황보연화를 잘 표현했다. 제공|판타지오

악녀 황보연화에 설득력을 더한 것은 강한나의 표정과 행동 등 다양한 연기다. 웃는 얼굴로 섬뜩한 말을 내뱉거나, 날카로운 눈빛을 반짝이며 욕망을 드러내는 등 얄미우리만치 황보연화에 스며든 모습이었다. 그런데 이 모습을 완성하기까지 11년이 걸렸다. 이제는 자유자재로 움직이고 힘주어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미간을, 11년 전 강한나는 하지 못했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더니 참 열심히도 눈썹을 움직이며 설명했다.

"저의 첫 상업 영화는 '롤러코스터'(2013)지만, 첫 영화는 '아마데우스'(2007)예요. 연극 무대에 선 적은 있지만 영상 작업물은 '아마데우스'가 처음이었어요. 정말 '멘붕'이었죠. 미간을 찌푸리면서 시계를 보는 모습을 클로즈업해서 찍는 장면이었는데, 표정을 세밀하게 못 짓겠더라고요. 저는 분명히 감정을 느끼고 또 표현했는데, 영상에는 도무지 잡히지 않아서 절망했던 기억이 있어요.”

강한나는 "물론 지금은 미간을 아주 잘 움직인다"는 말을 덧붙이며 눈과 눈썹을 잔뜩 찡그렸다. 그러면서 강한나는 과거 자신의 작품을 계속해서 들여다보며 모니터링을 꼼꼼히 한다고 밝혔다. 

그는 "'아마데우스'는 작품을 다 찍고 시사를 할 때도 제대로 못 봤다"면서 "처음에는 내가 연기한 걸 제대로 마주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부족한 연기를 스스로 깨달으려면 모니터를 해야 한다는 걸 알았다"면서 "작품을 계속 보면서 다음 작품 때는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식으로 해왔다. 최근에도 옛날 작품을 봤다"고 덧붙였다.

노력을 거듭하는 강한나에게 이번 작품은 '달의 연인'은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미간 하나 제대로 찌푸리지 못해 전전긍긍 하던 그를 온전히 캐릭터에 집중하게 만들고, 미움을 얻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물론 "황보연화로 다양한 이야기를 많이 보여주지 못한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하지만 강한나는 "'달의 연인'을 계기로, 대중에게 조금 더 가깝게 다가간 느낌이 든다"고 만족한 웃음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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