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판도라' 포스터. 제공|NEW
[스포티비스타=이은지 기자] 국내 최초 원전 소재 영화 판도라가 제작보고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박정우 감독은 그동안의 제작과정과 함께 제작이 가능할 것인가의 우려 속 꼭 만들어야 했던 이유들을 솔직하고 덤덤하게 밝혔다.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 진행된 영화 판도라’(감독 박정우) 제작보고회에는 배우 김남길, 정진영, 문정희, 김대명, 강신일, 박정우 감독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날 박정우 감독은 가정 먼저 외압설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제작과정만 4년이나 걸렸던 판도라는 원전 사고를 소재로 했다는 이유로 개봉이 어렵다는 외압설에 시달렸다. 이에 대해 박 감독은 외압 때문에 개봉을 못한다는 소문을 듣긴 했다. 우리가 예상만 했던 것이지, 실제로 그런 일은 없었다. 다만 취재가 오래 걸리고, 후반 작업이 오래 걸려서 개봉이 늦춰졌다. 지금도 CG(컴퓨터 그래픽) 작업을 진행중이다. 그래서 4년이나 걸린 것이라고 말했다.

판도라는 알려진대로 원전사고를 소재로 한다. 세트를 구할 수도, 장소협조를 받기도 어려웠다. 취재하는 과정도 보통의 영화와 달랐고 길고 힘든 과정을 겪어야 했다. 거대한 시설을 실제로 만들었고, CG 작업으로 영화를 구현했다.

그럼에도 만들어져야 하는 이유는 있었다. 지난 2012년 영화 연가시를 연출한 박 감독은 당시 여러 유형의 재난 정보를 접했고, 원전 재난이 또 하나의 가능성으로 보였다.

▲ 영화 '판도라' 스틸 김남길, 김영애, 문정희, 정진영(왼쪽부터). 제공|NEW
박정우 감독은 '판도라'를 꼭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계기로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꼽으며 “’연가시촬영 중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터졌다. 나의 상식에서는 이웃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면 우리나라 역시 조사를 하고 점검을 하는 것이 정상적인데,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 원전을 더 짓고, 수출을 하는 등 정책 산업을 키워 나가더라.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가지 소재로 작품을 만들 때 자체 검열을 받는 상황이 조금 화가 나고 우울하기도 하지만, 세상이 내 생각보다 희망적이라면 (영화로 만드는 것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원전 사고가 벌어진 이후 상황은 상상 그 이상이다. 꼭 다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결국 판도라는 창작자의 아이디어와 사명감으로 탄생됐다. 박 감독의 말처럼 제작진과 배우들은 영화가 잘 돼야 한다는 생각과는 별도로 좀 더 진지하게, 전투적으로 접근했는지도 모른다.

한편 판도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강진에 이어 한반도를 위협하는 원전사고까지, 예고 없이 찾아온 대한민국 초유의 재난 속에서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한 평범한 사람들의 사투를 그린 작품이다. 오는 12월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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