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투의 화신' 고경표, 공효진, 조정석(왼쪽부터). 제공|SM C&C
[스포티비스타=유은영 기자] ‘질투의 화신’ 조정석은 완벽했다. 사랑 앞에서는 거침없고, 자신의 여자에게는 한없이 따뜻하고, 춤과 노래, 개그까지 빠짐없었다. 그러니 이 남자,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조정석은 지난 10일 종영한 SBS ‘질투의 화신’에서 마초 방송 기자 이화신 역을 맡아 24부작 드라마를 이끌었다. 이화신은 3년 동안 자신을 짝사랑했던 표나리(공효진 분)를 뒤늦게야, 심지어 자신의 친구 고정원(고경표 분)에게 빼앗기고 나서야 자신의 마음을 깨닫는 인물이었다.

뒤늦게 시작한 사랑이었지만 거침없었다. 이화신은 “개새끼 한 번 돼보지 뭐”라는 말로 고정원에게 전쟁을 선포, 표나리를 향한 마음을 숨기지 않고 드러냈다. 그는 늘 표나리에게 조언했고 정직을 감수하고서라도 도움을 주고자했다. 

특히 마초 기질이 다분한 성격에 개그까지 더하니 더욱 매력적이었다. 이화신의 ‘몸 개그’는 극 초반 SBC 방송국 신입사원 모집 동영상을 찍으면서 시작됐다.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화려하게 춤을 췄다. 진지한 얼굴로 추는 춤은 웃음을 자아냈다. 이후에는 표나리를 미소 짓게 하기 위해 춤을 췄고, 또 지난 10일 방송된 마지막 회에서는 결혼식에서 직접 춤과 노래를 보여줬다. 민망해 하거나 쑥스러워 하지도 않았다. 카리스마 있는 모습으로 진지하게 임하니 더 유쾌했다.

물론 이화신은 말도 제대로 듣지 않는 청개구리인데다가 자기 잘난 맛에 사는 밉상이기도 했다. 게다가 실컷 유방암, 삼각관계를 헤쳐나왔더니 불임 진단을 받은 뒤 ‘표나리를 위해서’ 헤어지자는 말까지 하는, 순 제멋대로인 인물이다. 하지만 이게 다 무슨 소용일까. 조정석이 표현한 이화신은 모든 것을 포용하고, 또 정당화시키는 매력이 존재했다. 그러니 표나리는 물론 시청자들 또한 그를 사랑했다.

▲ '질투의 화신' 조정석. 제공|SM C&C

이화신이 극 후반부 더욱 돋보일 수 있었던 데는 고정원의 영향도 컸다. 고정원은 현실에서 보기 드문 외모, 재력, 성격을 모두 겸비한 남자였지만 결정적으로 매력이 없었다. 잔망스러운 이화신에 비해 그저 착하기만 할 뿐이었던 것. 물론 이는 오랜 경험으로 감정 표현이 능수능란한 조정석과 아직은 덜 다듬어진 고경표의 차이다.

조정석이 대중에게 주목 받기 시작한 것은 몇 해 되지 않았지만, 그의 연기 경력은 무시하지 못한다. 2000년대 초반부터 뮤지컬, 연극 등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던 그는 지난 2012년 개봉한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납뜩이 역을 맡으며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드라마 ‘더킹 투하츠’(2012), ‘오 나의 귀신님’(2015)을 거치며 ‘조정석’이라는 이름을 각인시켰다.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는 것은 물론, 멜로, 개그 등 못 하는 게 없는 조정석. 그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변신하든 푹 빠져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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