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무주, 이교덕 기자] 6살 성훈이는 아빠의 품새 동작을 '컨닝'했다. 아빠 김광효 관장을 따라 주먹을 지른 지 이제 6개월. 태극 2장이 아직 익숙지 않았다.

그러나 많은 관중의 시선에도 주눅 들지 않았다. 아빠의 절도 있는 동작을 따라 하다가 마지막엔 "얍" 기합을 힘차게 넣었다. 최선을 다하는 성훈이에게 박수가 쏟아졌다.

12일 전라북도 무주군 태권도원에서 열린 2016 태권문화제(TAEKWON CULTURE FESTIVAL)의 가족 품새 경연에서 아빠 김광효·아들 김성훈 조는 6.70점으로 네 팀 가운데 최하점을 받았다.

▲ 김광효 관장과 6살 아들 김성훈의 태권도 품새 동작 ⓒ곽혜미 기자

그러나 김 관장은 아들의 볼을 매만지며 뿌듯해했다. "아들이 이제 태권도를 배우기 시작했다. 점수가 중요하지 않다. 너무 소중한 추억이 됐다"며 환하게 웃었다.

태권도를 격렬한 투기 스포츠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다. 겨루기는 그렇다. 실제 타격을 주고받아야 해 가족이 함께 배우기는 힘든 게 사실이다.

그런데 품새는 그렇지 않다. 동작 하나하나를 신경 쓰면서 바른 자세로 정권을 지르고 발차기를 하다 보면 땀이 송골송골 맺힌다. 부모와 자녀가 교감하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

▲ 문옥일 관장·딸 문선아·아들 문주환 조는 태극 8장을 함께 하고 가족 경연에서 우승했다. ⓒ곽혜미 기자

우승은 난도가 높은 태극 8장을 함께 한 문옥일 관장·10살 딸 문선아·8살 아들 문주환이 차지했다.

역시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문 관장은 선아를 5살 때부터 가르쳤다. 선아의 태권도 수련 경력은 6년. 아들 주환이는 3년이 됐다.

문 관장은 "태권도를 하면서 자녀와 소통할 수 있다. 함께 땀 흘리며 공감할 수 있어 좋다"며 "내 몸이 다하는 날까지 지도자로서 아버지로서 가족과 태권도를 수련하겠다"고 말했다.

▲ 가족 품새 경연에 참가한 모두는 등수에 상관없이 밝게 웃었다. ⓒ곽혜미 기자

"딸 아들과 함께 참여해 너무 뜻깊은 시간이었다. 오늘(12일) 결혼기념일인데 가족 모두 태권도원을 찾았다"는 문 관장은 주환이가 "낳아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하자 금메달을 목에 걸 때보다 더 환한 웃음을 보였다.

2016 태권문화제는 11일에 시작해 14일까지 태권도원에서 열린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2017무주WTF(세계태권도연맹)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가 주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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