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TV NEWS=김민경 인턴기자] 올 시즌 두산 베어스 외국인 타자 잭 루츠(29)가 '우동수' 트리오의 핵심이었던 타이론 우즈(46)의 향수를 지울 수 있을까.

두산 외국인 타자하면 1998년부터 5년간 두산에 몸담았던 우즈를 빼놓을 수 없다. 우즈는 김동주, 심정수와 함께 '우동수' 트리오를 결성해 두산 타선의 중심을 잡아줬던 선수다. 첫 시즌 42홈런 103타점을 기록한 우즈는 2002년까지 평균 35.4홈런 102타점을 기록하며 대단한 화력을 뽐냈다.

두산 외국인 타자는 거포라는 인식을 심는데 일조한 우즈. 그러나 그가 떠난 이후 두산에는 거포 외국인 타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2014년 호르헤 칸투(33)의 등장으로 두산은 거포 갈증을 해결하는 듯했다. 전반기에만 18홈런을 몰아친 칸투는 '두목곰' 김동주의 부재로 고민거리였던 4번 자리를 잘 메워줬다.

그러나 후반기에 타석에 들어선 칸투는 낯설었다. 후반기가 시작될 무렵 당한 왼발 부상으로 인해 타격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진 탓이다. 73경기에 출전해 홈런 18개를 기록했던 전반기와 달리 후반기에는 37경기만 소화하며 단 하나의 홈런도 때려내지 못했다. 지난시즌 팀 내에서 칸투가 기록한 72타점은 리드오프 민병헌이 기록한 79타점보다 적었다. 후반기에 부진했던 칸투는 결국 올시즌 재계약에 실패했다.

칸투가 떠난 자리에 루츠가 왔다. 루츠는 한 방보다는 라인드라이브성 중장거리 안타를 양산하는 타자다. 장타력과는 거리가 있어 과거 우즈가 보여줬던 호쾌한 타격과 비교하면 두산의 선택이 아쉬울 수도 있다. 그러나 파워가 부족한 타자는 아니다. 지난해 일본 프로야구 라쿠텐 골든이글스에서 뛰었던 루츠는 15경기에 출전해 5홈런 18타점 OPS 1.046을 기록했다.

1,3루 수비가 모두 가능한 것도 두산이 루츠를 선택한 이유다. 주전 3루수였던 이원석과 1루수 칸투가 올시즌 군 복무와 재계약 불발로 자리를 비우게 되면서 두산 내야에 큰 공백이 생겼다. 이 빈자리를 백업 요원인 최주환, 김재환, 오재일, 허경민 등이 채워도 되지만 선발로 경기에 나선 경험이 적어 안심하고 맡기기에는 부담이 있다. 두산은 수비 범위가 나쁘지 않은 루츠를 주전 3루수로 기용하면서 최주환을 백업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공수에서 괜찮은 평가를 받은 루츠지만 잦은 부상 이력은 두산에 큰 근심거리다. 2007년 미국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5라운드에 지명돼 뉴욕 메츠에 입단한 루츠는 중요한 순간마다 부상을 당하며 빅리그 적응에 실패했다. 메이저리그에서 2시즌을 뛰면서 2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26를 기록했고 마이너리그에서 뛴 8시즌 동안 515경기에서 타율 0.289 75홈런 323타점을 기록했다.

지난달 28, 29일 NC와의 개막시리즈 2경기에 4번 타자로 나선 루츠는 7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다소 아쉬운 공격력을 선보였다. 타율 0.143 출루율 0.143 OPS 0.444다. 시범경기 동안 그는 7경기에 출전해 타율 0.333 2홈런 5타점을 기록하며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다만 삼진 8개를 당한 것은 루츠가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았다.

지난 3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화와의 원정경기가 우천취소되면서 루츠는 한숨 고를 시간을 벌었다. 개막시리즈에서 터진 김현수, 오재원, 양의지, 김재환의 홈런으로 루츠가 위축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중장거리형 타자인 만큼 한 방에 연연하지 않는 타격을 이어간다면 우즈에 버금가는 활약을 기대해볼 수 있다.

[사진] 잭 루츠 ⓒ 한희재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