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리블랜드 팬이 바라던 장면을 WS 7차전에서는 볼 수 없었다.

[스포티비뉴스=오상진 객원기자] 아메리칸리그(AL) 중부지구 소속 캔자스시티 로열스는 지난 2시즌 메이저리그(ML)에서 가장 뜨거운 팀이었다. 캔자스시티는 2014년 돌풍을 일으키며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았고 2015년 마침내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돌풍의 팀' 배턴은 같은 지구 소속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이어받았다.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 팀 캔자스시티, 과감한 투자로 전력을 보강한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개막 첫 한 달을 무섭게 질주한 시카고 화이트삭스 모두 '프랑코나 매직'의 클리블랜드 앞에 무릎을 꿇었다. 미네소타 트윈스는 클리블랜드와 상대 전적 910패로 호각을 이뤘지만 개막전부터 마지막 날까지 162경기 내내 지구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최고의 팀 -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2016년 클리블랜드는 2014년 캔자스시티와 많이 닮았다. 당시 캔자스시티는 AL 팀 도루 1(153)의 기동력과 DRS(디펜시브 런 세이브드) 2(+41)의 탄탄한 수비력을 앞세워 돌풍을 일으켰다. 올해 클리블랜드 역시 AL 팀 도루 1(134), DRS 6(+17)를 기록했고 '선수'가 아닌 ''을 앞세우며 많은 이들의 예상(개막 전 ESPN 파워랭킹 17)을 깨고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클리블랜드 돌풍의 가장 큰 힘은 투수진이었다. 선발(4.08)과 불펜(3.45) 모두 AL 팀 평균자책점 2위에 오르며 고른 활약을 펼쳤다. 에이스 코리 클루버(18)를 중심으로 조시 톰린(13), 트레버 바우어(12), 카를로스 카라스코와 대니 살라자르(11)까지 선발 5명 모두 두 자릿수 승리를 거뒀다. 

불펜은 브라이언 쇼-코디 앨런으로 이어지는 필승조에 시즌 중반 앤드류 밀러를 영입하며 화룡점정을 찍었다. 밀러는 이적 후 26경기 4승 평균자책점 1.55로 활약했고 특히 포스트시즌에서 믿기 어려운 탈삼진 행진을 펼치며 팀을 월드시리즈 우승 문턱까지 이끌었다. 

타선은 '젊은 피'의 활약이 빛났다. 빅리그 데뷔 2번째 시즌에 팀의 중심 타자로 성장한 프란시스코 린도어(23)는 공수 양면에서 완벽한 모습으로 AL에서 6번째로 높은 6.7f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팬그래프닷컴)를 기록했다. 유망주의 껍질을 깬 호세 라미레즈(24)도 좌익수와 3루수 포지션에서 안정적인 수비와 좋은 타격(타율 0.312 11홈런 76타점)을 보여줬다. 신인 타일러 네이킨(25)은 팀의 간판 타자 마이클 브랜틀리의 부상 공백을 충분히 메웠다.(fWAR 2.5) 젊은 선수들의 활약에 마이크 나폴리(34홈런 101타점-팀 내 홈런, 타점 1) 등 베테랑까지 무게를 더한 클리블랜드는 2016년 가장 뜨거운 팀이었다 

 

최악의 팀 - 미네소타 트윈스 

'개막 9연패'로 시즌을 시작한 미네소타의 AL 중부지구 순위는 1년 내내 '5'였다. 5월까지 팀 승률이 3할에도 미치지 못했고(0.294) 결국 올해 ML에서 유일의 60승을 달성하지 못한 팀이 되었다.(59103) 

미네소타는 마운드가 무너지면서 힘 한 번 제대로 쓰지 못하고 바닥에 머물렀다. 미네소타의 팀 평균자책점은 5.08AL에서 유일하게 5점대를 기록했고 피안타율(0.283) 역시 유일하게 28푼을 넘었다.(14LA 에인절스 0.269) 팀 내 최다승은 9(타일러 더피, 12패 평균자책점 6.43)에 불과했으며 브랜든 킨츨러(217세이브 평균자책점 3.15)가 마무리를 맡은 것이 그나마 위안이 될 정도로 불펜도 형편없었다. 

미네소타가 애지중지 키워 온 유망주들은 여전히 '유망주'에 머물렀다. 지난해 AL 신인왕 투표 3위에 오른 미겔 사노(23)25개의 홈런을 때렸지만 정교함에서 한계를 드러냈다.(타율 0.236, 54볼넷/178삼진) 중견수와 리드오프로 자리잡기를 바랐던 팀 내 최고 유망주 바이런 벅스턴(22)은 마이너리그를 벗어나면 힘을 쓰지 못했다.(타율 0.225 10홈런 38타점). 투수 최고 유망주 호세 베리오스(22)도 빅리그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했다.(37패 평균자책점 8.02)

 

최고의 선수 - 저스틴 벌랜더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벌랜더는 지난해 부상으로 20경기(58패 평균자책점 3.38)밖에 등판하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단 한 차례도 등판일정을 거르지 않고 34경기에 출전, 227이닝을 소화하며 '금강불괴'로 불리던 옛모습을 되찾았다. 벌랜더는 이닝(AL 2)뿐만 아니라 탈삼진(254)WHIP(1.00) 1, 평균자책점 2(3.04), 다승 공동 6(16) 등 각종 기록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완벽하게 부활에 성공한 벌랜더는 MVP와 사이영상을 휩쓸었던 2011년에 이어 두 번째 사이영상에 도전했다. 하지만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의 투표에서 가장 많은 1위 표(14)를 얻고도 2위 표를 휩쓴 릭 포셀로(보스턴 레드삭스)에게 총점에서 137132로 밀리며 2위에 그쳤다. 지난 5월 케이트 업튼과 약혼한 벌랜더는 재기에 성공하며 2016년을 최고의 해로 만들 수 있었지만 아쉽게 사이영상 수상에 실패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했다.

 

최악의 선수 - 제임스 실즈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시카고 화이트삭스) 

2014년 캔자스시티를 월드시리즈까지 이끌었전 실즈는 더 이상 없었다. 20152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47,500만 달러의 FA계약을 맺은 실즈는 올해 첫 11경기에서 27패 평균자책점 4.28로 부진했다. 지난해(139패 평균자책점 3.91)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 실즈는 6월 트레이드로 시카고 화이트삭스 유니폼을 입었다. 

실즈의 다시 AL로 돌아왔지만 부진의 터널은 끝이 없었다. 이적 후 22경기에서 412패를 기록하며 팀의 기대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평균자책점은 6.77로 오히려 더 나빠졌으며 100이닝 이상을 던진 AL 투수 가운데 가장 높은 기록이었다. 샌디에이고에서 그나마 0.5를 기록했던 fWAR도 화이트삭스 이적 후 -1.4로 팀에 오히려 폐만 끼쳤다. 

실즈는 올 시즌 양 리그 합계 19패를 기록하며 크리스 아처(탬파베이 레이스)와 함께 ML 최다 패전의 불명예를 안았다. 내년에 35세가 되는 실즈는 2년 전보다 평균 구속이 2마일(92.5마일90.5마일) 떨어지며 노쇠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실즈의 계약은 2018년까지 총 연봉 4,200만 달러가 남은 상황이라 화이트삭스의 고민은 날로 깊어만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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