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건설 황연주(오른쪽)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도곤 기자] 황연주는 자신보다 팀을 먼저 생각했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30일 서울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시즌 NH농협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GS 칼텍스와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20, 25-20, 25-22)으로 이겼다.

황연주는 지난달 20일 세트 스코어 1-3으로 진 흥국생명전에서 크게 부진했다. 고작 2점에 그쳤고 공격 성공률은 11.11%에 불과했다. 공격에서 힘을 내야 할 황연주가 부진하자 양철호 감독은 세터 이다영을 공격수로 투입하는 차선책을 선택했다.

이다영이 자신을 대신해 공격수로 투입된 것에 자존심이 상할 만도 하지만 황연주는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이다영을 걱정했다. 황연주는 "(이)다영이가 공격수에서 세터로 전향한 지 오래됐고 무릎과 어깨도 약한 편이다. 허리도 워낙 좋지 않아 흥국생명과 경기에서 스파이크를 때리고 자주 넘어졌다. 나 대신 공격수로 나서 주면 고맙긴 하지만 좋은 선수가 다치면 안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황연주는 흥국생명전 다음 경기인 지난달 25일 세트 스코어 1-3으로 진 기업은행전에서 13점을 올리며 반등의 기회를 마련했고 GS 칼텍스전에서 12점으로 3연패 탈출에 힘을 보탰다.

2세트 5-3과 12-12로 팽팽히 맞선 상황에서 결정적인 서브 에이스로 주도권을 가져왔다. 황연주는 이 경기에서 서브 에이스 3개와 블로킹 1개까지 곁들였다.

3연패에 빠져 분위기가 떨어질대로 떨어진 현대건설이었다. 황연주는 "내 몸과 마음이 힘든 것보다 팀 분위기가 떨어져 걱정이 컸다"며 자신의 부진보다 팀 분위기 쇄신에 중점을 뒀다.

경기에 질 때마다 세터 염혜선에게 쏟아지는 비판도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황연주는 "우리는 빠른 플레이를 한다. 빠른 플레이는 대부분 약속된 공격이다. 조금만 맞지 않아도 범실이 나온다"고 말했다.

황연주는 "그런 면에서 (염)혜선이가 부담을 많이 느낀다. 혜선이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 경기 중 '어떻게 올리더라도 처리해 주겠다', 범실이 나면 '내 잘못이다. 괜찮다'라고 말해 준다"며 "내가 키가 더 컸더라면 나오지 않을 범실인데..."라고 말한 뒤 웃어 보였다. 선참으로서 팀 분위기를 위해 잘못을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황연주는 이번 시즌 변화를 시도했다. 몸이 좋았을 때 자주 시도한 백 어택 비중을 늘렸다. 그는 "공격 옵션이 하나라도 더 있으면 도움이 된다. 외국인 선수 한 명에게 의존하면 이길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그래서 더 적극적으로 공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어느덧 선참으로 현실에 안주할 수 있지만 변화를 선택했다. 

올 시즌 황연주는 득점·공격 종합 9위, 서브 2위 등 공격 부문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또 블로킹 부문은 7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시즌 블로킹에서 순위권에 들지 못했다. 경험이 쌓이면서 더 발전하고 있다.

황연주는 팀을 먼저 생각하고 변화를 시도했다. 그 덕에 현대건설은 3연패를 끊고 선두 경쟁에 합류할 발판을 마련했다. 현대건설은 3일 김천체육관에서 열리는 한국도로공사와 경기에서 연승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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