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부산행' '터널' '판도라' 포스터. 제공|각 영화사
[스포티비스타=이은지 기자] 2016년 극장가에는 한국형 재난영화가 대거 등장했다. 현실에서 실제로 벌어진 재난을 떠올리게 한 작품부터 현실성은 없지만 그 안에 숨겨진 인간의 내면을 파헤친 작품, 앞으로 일어날 수도 있는 재난까지 다양한 재난영화가 관객들을 만났다.

흥행에도 성공했다. 국내 최초로 좀비를 소재로 한 영화 부산행 2016년 개봉한 영화 중 유일하게 1천만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형 좀비물의 가능성을 알렸고, 터널은 재난 그 자체보다는 재난을 수습하는 과정을 통해 씁쓸함을 자아냈다.

먼저 부산행 2016년 개봉 영화 중 유일하게 1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지난 7월 개봉한 부산행11561594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대한민국 긴급재난경보령이 선포된 가운데 부산행 열차에 탑승한 사람들이 유일하게 안전한 도시인 부산까지 살아가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를 담았다.

개봉 전부터 국내 최초 좀비물이라는 타이틀로 기대를 모았으며, 좀비의 습격과 함께 상상할 수 없는 재난 앞에서 보여주는 인간의 이기심 등을 담아내 재난 상황과 함께 심리적인 공포를 극대화 시키기도 했다. 공유는 이번 작품을 통해 '천만배우' 타이틀을 얻었으며, 김의성은 이기심 충만한 악역으로 관객들의 짜증을 유발했지만, 탁월한 캐릭터 소화력으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두번째는 하정우 주연의 터널이다. ‘더 테러 라이브에 이어 또 다시 1인 재난극에 도전한 하정우는 ‘1인 재난극 전문배우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홀로 극을 이끌어갔다. 무너진 터널을 사이로 터널 안과 밖이 완벽히 단절된 상황에서 재난보다 무서운 재난 처리 과정을 현실적으로 그려냈다.

국가적 비극인 세월호 참사를 떠올리게 하는 상황은 관객들의 분노를 자아냈고, 극중 119 대장 대경(오달수 분)의 대사 이정수씨는 도룡뇽이 아니라 사람인데요”, “자꾸 까먹으시는거 같아서등과 대경의 입을 통해 외친 정수(하정우 분)의 한마디 다 꺼지라고, 이 개XX들아는 관객들의 속을 후련하게 만들었다. 터널의 부실공사 뿐만 아니라, 터널 안에 아직 숨쉬고 있을지도 모를 한 생명을 대하는 태도를 정면으로 비판해 눈길을 끈 작품이다. 712550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마지막은 현재 극장 상영중인 영화 판도라. 이 작품은 4년이라는 제작기간을 거쳐 지난 7일 개봉, 5일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4년 전에는 이런 상황이 벌어진다면이라는 가정하에 기획 됐으나, 정작 개봉한 2016년 12월 현재 상상 속 재난물보다는 현실적인 공포물에 가까운 작품으로 변했다. 그 사이 진도 5 이상의 지진이 일어났고, 원전 사고도 더 이상 이웃나라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의 대상이 됐기 때문이다.

특히 최악의 재난 속에서도 상황을 은폐, 축소하기 급한 무책임한 정부와 무능력한 대통령의 모습은 가족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앞장서서 더욱 큰 재앙을 막기 위해 노력하는 소시민들의 모습과 대조를 이루며 분노와 공감, 슬픔, 감동까지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 현 시국과도 맞물려 화제를 모으고 있으며, 올해 마지막 재난영화로 어떤 기록을 세울지 관심이 높다.

세 작품의 공통점은 한국형 재난물이라는 것이다. 공통적으로 나오는 인간의 이기심과 무책임한 정부, 권력형 비리, 부정 등은 현실과 오버랩되며 현실을 반영하는 한국형 재난물이라는 새로운 장르가 탄생함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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