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 센터 ⓒ 한희재 기자

한국의 2016년이 극심한 소용돌이 속에 새로운 시대를 연 해로 기억될 전망이다. 한국 체육도 같은 길을 걸었다. 태풍의 눈이었다. 그러나 큰 피해 속에서도 미래를 향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야구와 축구 등 각 종목은 팬의 사랑 속에 소중한 싹을 키웠다. 바둑발 '알파고 신드롬' 속에서 인간과 기계, 스포츠의 정의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스포티비뉴스는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했던 한국 스포츠의 2016년을 10개의 키워드로 정리한다.

[스포티비뉴스=홍지수 기자] 1972년 삿포로 대회와 1998년 나가노 대회에 이어 아시아에서 3번째 열리는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회 개최를 14개월 앞두고 경기장 건설 등 대회 준비에 한창인 가운데 안전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평창 동계 올림픽 유치 과정은 쉽지 않았다. 2010년 밴쿠버 대회와 2014년 소치 대회 유치 경쟁에서 잇따라 역전패했다. 그러나 평창은 2011년 7월 6일(현지 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제123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독일의 뮌헨과 프랑스의 안시를 1차 투표에서 가볍게 제치고 제23회 동계 올림픽 개최지로 확정됐다.

어렵게 따낸 동계 올림픽 유치권인만큼 큰 기대를 모았다. 이 가운데 최대 관심사는 대회 준비 과정이었다. 선수들이 경쟁하고 팬이 응원하는 경기장의 안전에 관심이 쏠렸다. 브라질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의 경우 대회 전부터 지카 바이러스 감염 위험과 치안 불안은 물론 대회 진행에 가장 중요한 경기장 준공 지연에 대한 목소리가 끊임없이 나온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개막을 14개월 앞두고 평창 동계 올림픽이 '국정 농단 세력'의 이권 먹잇감이 됐다는 비판 속에 경기장 건설 등 대회 준비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지, 흑자 대회를 달성할 수 있을지, 사후 활용 방안은 제대로 마련되고 있는지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우선 과제인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지난 10월 국제 체육 단체가 슬라이딩 3개 종목이 열리는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의 안전 문제를 지적한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당시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과 국제루지경기연맹(FIL)은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에 보고서를 보내 위험성을 지적했다. 45건에 대한 개선도 권고했다.

지난달 26일에는 올림픽 경기장 가운데 하나인 강릉아이스아레나 공사 현장에서 대형 전광판이 바닥으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빙판 일부가 깨지고 전광판 프레임이 휘어졌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안전성 논란이 일었다.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는 오는 16일부터 2016-17 ISU(국제빙상경기연맹)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4차 대회가 열린다. 그러나 공사는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ISU 쇼트트랙 월드컵 4차 대회를 비롯해 평창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올 겨울 해외 선수들을 초청해 벌이는 올림픽 테스트 이벤트가 여럿 있다. 쫓기는 일정이 부실 공사로 이어질 수 있다.

14개월 뒤면 1988년 서울 하계 대회 이후 30년 만에 국내에서 다시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인 올림픽이 열린다. 한국은 서울 하계 올림픽을 시작으로 2002년 한일 월드컵,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이어 평창 동계 올림픽까지 세계 4대 스포츠 이벤트를 여는 나라가 된다.

문화체육관광부 유동훈 제2차관은 지난 2일 취임 이후 첫 번째 정책 현장 방문지로 평창 동계 올림픽과 패럴림픽 대회 개최 도시인 평창과 강릉을 찾아 대회 시설과 테스트 이벤트 준비 상황을 종합적으로 살폈다. 개·폐회식이 열리는 올림픽 플라자와 알펜시아 슬라이딩 센터 등의 건설 현장을 방문한 유 차관은 "불안과 우려를 없애야 한다. 대회 시설을 건설하고 경기를 운영할 때는 선수와 관중의 안전을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체부는 앞으로 범정부 차원에서 올림픽 예산 반영을 비롯해 관련 법령 및 제도 개선, 인력 확충, 홍보 등 행정적·재정적 지원으로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2018년 2월 9일부터 17일 동안 진행되는 평창 올림픽이 14개월 남았다. 대회 참가 선수들은 15개 종목에서 102개의 금메달을 놓고 기량을 겨룬다. 선수들의 경쟁을 보기 위한 팬의 발길도 이어진다. 무엇보다 안전한 공간에서 선수들의 경쟁, 팬의 응원이 이뤄져야 한다.

개최국 한국은 강세 종목인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과 스피드스케이팅 등 빙상경기를 앞세워 2010년 밴쿠버 대회(금 6 은 6 동메달 2개 종합 5위) 이후 8년 만에 다시 톱 10에 든다는 목표를 세워 놓고 있다. 전 세계인 앞에서 경기를 치르는 만큼 안전 문제와 관련한 보다 꼼꼼한 준비가 필요하다.

대회의 다른 모든 분야에서 성공해도 안전에 문제가 생기면 대회 자체의 의미가 퇴색하는 것은 물론 부정적 여파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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