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검은 야수' 데릭 루이스(30, 미국)의 힘은 무시무시했다.

헤비급 7위 루이스는 10일(한국 시간) 미국 뉴욕주 알바니 타임스 유니온 센터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102 메인이벤트 사밀 압두라키모브(35, 러시아)와 헤비급 대결에서 4라운드 3분 42초에 펀치 TKO로 이겼다.

루이스는 경기 내내 압두라키모브의 영리한 아웃 파이팅에 고전하다가 한 번 눕히는 데 성공하자 무자비한 파운딩을 퍼부어 경기를 끝냈다.

하지만 루이스는 이기고도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경기력에 만족하지 않는다. 내 최악의 경기다. 나에게 너무 실망스럽다. 경기하다가 눈을 찔려 사물이 두 개로 보였다. 아직 그렇다"며 "원래 경기가 끝나고 다음 상대로 트래비스 브라운이나 마크 헌트를 요구하려 했는데 겸손하게 있어야겠다"고 씁쓸해했다.

루이스는 정면 승부를 피한 압두라키모브의 전략에 말렸다. 계속해서 킥 캐치 당해 넘어졌다. 공격하려 하면 압두라키모프에게 잡혀 주먹을 휘두르지 못했다. 압두라키모브는 루이스의 주먹을 최대한 맞지 않고 판정으로 승부를 볼 생각이었다.

그러나 루이스는 체력이 빠진 압두라키모브가 방심한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4라운드에서 압두라키모브를 경기 처음으로 잡아 힘껏 메쳤다. 첫 테이크다운 성공. 120.66kg 육중한 무게로 깔아뭉갰다. 울분을 담아 힘이 실린 주먹을 압두라키모브의 얼굴에 연신 내리꽂았다.

루이스는 5연승으로 헤비급 최다 연승 기록을 경신했다. 통산 전적은 17승 4패로 쌓았다. 15번째 (T)KO승이다.

압두라키모브는 지혜롭게 잘 싸우다가 경기 막판 루이스의 힘에 무릎을 꿇었다. 2연승이 끊겼다. 통산 4번째 쓴잔(17승)을 마셨다.

헤비급 유망주 프란시스 은가노 4연승 질주

기무라는 상대의 건관절과 주관절을 운동 범위 이상으로 꺾어 어깨를 부수는 관절기. 상대가 저항하지 못하도록 무게를 실어 고정해야 하기 때문에 대개 그라운드 싸움에서 시도된다.

그런데 프란시스 은가노(30, 프랑스)는 선 자세에서 기무라를 걸었다. 엄청난 힘을 가졌기에 가능했다. 상대 앤서니 해밀턴(36, 미국)의 저항을 한 번에 무력화했다.

은가노는 펜스에 몰렸을 때 해밀턴 왼쪽 팔을 침착하게 잡고 순식간에 뒤집었다. 팔을 놓지 않고 해밀턴을 쓰러뜨려 완벽하게 기무라를 걸었다. 공식 체중 116.66kg의 무게가 실려 위력이 배가됐다. 해밀턴은 얼마 버티지 못하고 탭을 쳤다.

은가노는 UFC 세 경기를 모두 TKO 승리로 장식하며 랭킹 12위에 올라 있었다. 서브미션 피니시로 4연승을 완성했다. 헤비급 4연승은 챔피언 스티페 미오치치와 헤비급 최다 연승 2위 기록이다. 통산 9승 1패. 은가노는 30세이지만 새 얼굴 없이 정체돼 있던 UFC 헤비급에선 주목 받는 신성이다.

"이번 경기 전에 기무라를 집중적으로 훈련했다"며 다음 희망 상대를 묻는 말엔 "안드레이 알롭스키, 마크 헌트, 트래비스 브라운 누구도 상관없다"고 인터뷰했다.

해밀턴은 2연승에 실패했다. UFC에 데뷔하고 패승패승패승패 패턴이다. 통산 전적은 15승 6패가 됐다.

막대 사탕 받았지만…'경기는 경기'

라이트헤비급 랭킹 9위 코리 앤더슨(27, 미국)은 TUF 시즌 19 우승자 출신이다. NCAA(미국대학체육협회) 디비전 3에서 레슬링 선수 경력이 있고 주짓수 보라 띠라 그라운드 싸움에 능숙하다.

앤더슨은 압도적인 그라운드 실력 차이로 전날 계체에서 자신에게 막대 사탕을 준 '산타' 션 오코넬(33, 미국)을 무너뜨렸다. 지난 5월 마우리시오 쇼군전 패배를 딛고 통산 9번째 승리(2패)를 얻었다.

앤더슨은 1라운드에서 주먹으로 오코넬의 시선을 빼앗고 태클을 걸어 테이크다운을 성공했다. 오코넬이 가까스로 일어나자 싱글 렉, 더블 렉을 잡아 다시 넘어뜨렸다. 앤더슨의 완력에 오코넬은 1라운드 종료 공이 울릴 때까지 못 일어났다.

경기 양상은 2라운드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앤더슨은 싱글 렉 자세에서 오코넬의 다리를 툭 걸어 손쉽게 넘어뜨렸다. 풀마운트 자세로 주먹을 내리꽂아 경기를 끝냈다.

앤더슨은 "친구들에게 1라운드 승리를 약속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미안하다"며 "내일(11일) 리키타 크릴로프가 경기한다. 이겨라. 이기면 너와 싸우겠다"고 말했다.

오코넬은 UFC 3연패. 7경기 성적 2승 5패가 됐다. UFC 내 입지가 불안해졌다.

사파로프, 졌지만 투지는 빛났다

사파벡 사파로프(30, 러시아)는 러시아 중소 단체 등에서 8승 무패 전적을 쌓고 UFC에 입성했다. 8승을 피니시로 장식했다. 이 가운데 1라운드 승리가 7회일 정도로 저돌적인 공격성을 자랑한다.

공격성은 옥타곤에서 줄어들지 않았다. 랭킹 14위 지안 빌란테(31, 미국)를 맞아 가드를 올리지 않고 무아지경으로 주먹을 휘둘렀다. 빌란테에게 기습적인 잽을 허용해 얼굴에 피가 나고, 킥하다가 다리에 충격이 생겨도 물러나지 않았다. 비틀거리면서도 투지를 앞세워 전진했다.

하지만 사파로프는 사람이었다. 투지로는 체력적인 한계를 넘지 못했다. 2라운드 중반을 넘어서자 체력이 급격하게 빠졌다. 빌란테의 공격에 무방비로 당하다가 경기가 끝났다. 2라운드 2분 54초.

사파로프는 패트릭 커민스의 대체 선수로 빌란테와 싸워 2010년 데뷔 이후 9경기 만에 처음으로 졌다. 8승 1패 전적.

빌란테는 고향에서 통산 15번째 승리(7패)를 챙겼다. "성원해 준 뉴욕 팬들에게 감사하다. 그 동안 UFC 매치 메이커로 일한 조 실바에게도 '수고했다. 고마웠다'는 말을 보내고 싶다"고 인터뷰했다.

조 실바는 올해를 끝으로 UFC를 떠난다.

UFC 파이트 나이트 102 결과

[헤비급] 데릭 루이스 vs 사밀 압두라키모브
데릭 루이스 4라운드 3분 42초 파운딩 TKO승

[헤비급] 앤서니 헤밀턴 vs 프란시스 은가노
프란시스 은가노 1라운드 1분 57초 기무라 서브미션승

[라이트헤비급] 코리 앤더슨 vs 션 오코넬
코리 앤더슨 2라운드 2분 36초 파운딩 TKO승

[라이트헤비급] 지안 빌란테 vs 사파벡 사파로브
지안 빌라테 2라운드 2분 54초 펀치 TKO승

-언더 카드

[여성 스트로급] 저스틴 키시 vs 애슐리 요데르
저스틴 키시 3라운드 종료 3-0 (29-28, 29-28, 29-28) 판정승

[웰터급] 랜디 브라운 vs 브라이언 카모지
랜디 브라운 2라운드 1분 25초 무릎 펀치 TKO승

[미들급] 조셉 기글리오티 vs 게라드 미어슈어트
조셉 기글리오티 1라운드 4분 12초 아나콘다 초크승

[미들급] 앤드류 산체스 vs 트레버 스미스
앤드류 산체스 3라운드 종료 3-0 (30-27, 30-27, 30-27) 판정승

[라이트급] 셰인 부르고스 vs 티아고 트래터
셰인 부르고스 3라운드 종료 3-0 (30-26, 29-27, 29-28) 판정승

[라이트급] 프랭키 페레즈 vs 마크 디아키세
마크 디아키세 3라운드 종료 3-0 (29-28, 29-28, 29-28) 판정승

[미들급] 케이시 베리 vs 라이언 재인스
라이언 재인스 3라운드 종료 3-0 (29-28, 29-28, 29-28) 판정승

[여성 스트로급] JJ 알디치 vs 줄리아나 리마
줄리아나 리마 3라운드 종료 3-0 (30-27, 30-27, 30-27) 판정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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