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보성은 오른쪽 눈 부상으로 종합격투기 데뷔전에서 졌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장충체육관, 김건일 기자] 김보성(50, 압구정짐)이 종합격투기 데뷔전에서 불의의 부상으로 쓴잔을 마셨다.

김보성은 1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로드 FC 35 마지막 경기 곤도 데츠오(48, 일본)와 웰터급 대결에서 1라운드 2분 35초에 오른쪽 눈 부상 때문에 경기를 포기했다.

1년 넘게 준비한 종합격투기 데뷔전에서 호기롭게 덤볐지만 유도를 10년 수련한 곤도의 노련한 경기 운용 능력에 무릎을 꿇었다.

김보성은 오소독스(오른손) 자세를 잡고 곤도에게 적극적으로 주먹을 던졌다. 그라운드 싸움을 위해 태클을 걸어오는 곤도에게 밀리지 않고 펀치로 맞섰다. 왼손 훅을 적중해 곤도를 무릎 꿇리기까지 했다.

곤도에게 기습적으로 다리를 잡혀 넘어져서 암바에 걸렸지만 탭을 치지 않았다. 버티고 일어났다. 곧, 사이드 포지션을 차지해 오른팔로 곤도의 목을 걸어 반격했다.

▲ 김보성(오른쪽)이 곤도 데츠오의 펀치에 맞고 있다. 김보성은 눈 부상으로 경기를 포기했다. ⓒ한희재 기자

하지만 김보성은 스탠딩에서 가드를 열어 두다가 곤도의 오른쪽 스트레이트에 오른쪽 눈을 강하게 맞았다. 강한 충격에 오른쪽 눈을 찡그리고 경기 포기 의사를 심판에게 전달했다.

김보성은 경기가 끝나고 "왼쪽 눈이 보이지 않아 오른쪽 눈에 렌즈를 끼고 경기했다. 그런데 오른쪽 눈에 타격을 허용하자 갑자기 보이지 않았다"며 "소아암 아이들을 위해 온몸을 던지고 싶었는데 아쉽게 됐다. 너무나도 죄송하다"고 말했다.

김보성은 한국을 대표하는 액션 배우다. 태권도와 복싱을 오래전부터 수련했다. 지난해 6월 로드 FC와 출전 계약서에 사인하고 데뷔전을 준비해 왔다.

김보성은 이 경기의 대전료 전액을 소아암 환자 수술비로 기부한다. 로드 FC 35의 입장 수익 전액도 소아암 치료비에 쓰기로 했다고 밝혔다.

▲ 권아솔이 타이틀 2차 방어에 성공하고 포효하고 있다. ⓒ한희재 기자

권아솔 호쾌한 타격으로 사사키 신지에게 TKO승

로드 FC 라이트급 챔피언 권아솔의 타격 실력은 기행과 언행에 가려져 있다.

2005년 프로에 데뷔한 권아솔은 원래 '타격 스페셜리스트'로 불렸다. 통산 20승 가운데 10승을 (T)KO로 장식한 경력이 뒷받침한다. 지난해 3월 이광희에게 펀치 세례를 퍼부어 타이틀 1차 방어에 성공했다.

최홍만을 도발하고 '입만 산 챔피언'이라는 비아냥에다가, 지난 5월 구아바라 기요시에게 18초 만에 충격적인 패배까지 겹쳤던 권아솔이 '권아솔다운' 타격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상대) 사사키 신지는 약하다. 무조건 1라운드에 KO로 끝낸다"는 말은 호언장담이 아니었다.

권아솔은 사사키의 레슬링을 경계해 철저한 아웃 파이팅으로 맞섰다. 사사키가 거리를 좁혀 들어오면 오른손, 왼손 훅, 로킥 콤보로 거리를 벌렸다.

사사키의 그라운드 싸움 유도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권아솔은 클린치를 당해도, 태클에 걸려도 손쉽게 뒤집어 빠져나와 다시 공격 채비를 갖췄다.

권아솔은 침착하게 사사키와 타격 유효 거리를 유지했다. 그 순간 오른손 훅을 사사키의 얼굴에 '번쩍' 꽂았다. 사사키가 쓰러지자 위에 자리를 잡고 파운딩을 강하게 내리쳐 경기를 끝냈다.

권아솔은 "지난 5월 경기가 끝나고 너무 힘들었다. 이제야 괜찮아졌다"고 눈물을 흘렸다. "라이트급 토너먼트에도 꼭 참가하겠다"고 선언했다. 통산 전적은 21승 9패로 쌓았다.

슈토 챔피언 출신으로 지난해부터 로드 FC 전승 가도를 이어 오던 사사키는 라이트급 타이틀전에서 4연승이 끊겼다. 통산 전적 17승 3무 10패. 

사사키는 "가족 앞에서 이런 모습을 보여 너무 미안하다"고 흐느꼈다.

▲ 마이티 모는 카를로스 도요타를 꺾고 타이틀 1차 방어에 성공했다. ⓒ한희재 기자

마이티 모 70초 만에 타이틀 방어 성공

로드 FC 무제한급 챔피언 마이티 모(46, 미국)와 카를로스 도요타(45, 브라질)에게는 '테크노 골리앗' 최홍만을 KO로 잡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도요타는 지난해 7월, 마이티 모는 지난 9월 최홍만을 꺾었다. 똑같이 오버핸드 훅으로 최홍만을 쓰러뜨렸다.

'한 방 싸움'인 둘의 경기는 1라운드 KO가 예고됐다.

마이티 모의 타이틀 방어에 필요한 공격은 단 세 번. 시간은 70초가 들었다. 마이티 모는 펀치 세 번을 휘둘러 도전자 도요타를 실신시키고 타이틀 1차 방어에 성공했다.

마이티 모는 길게 경기할 생각이 없었다. 도요타가 하이킥으로 들어와도, 주먹을 휘둘러도 여유로웠다. 도요타의 공격을 몸으로 받으면서 전진해 압박 강도를 높였다.

마이티 모의 첫 오른손 훅에 도요타가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피했다는 안도도 잠시. 마이티 모의 왼손 훅이 도요타의 얼굴에 꽂혔다. 도요타가 다시 고개를 숙이고 발을 빼자 마이티 모는 곧바로 오른손 어퍼컷으로 도요타의 턱을 들었다. 도요타는 정신을 잃고 고목처럼 풀썩 쓰러졌다.

마이티 모는 통산 11승 5패, 도요타는 8승 9패가 됐다.

▲ 차정환(오른쪽)이 최영을 밀어붙이고 있다. 차정환은 연장 접전 끝에 타이틀을 지켰다. ⓒ한희재 기자

'짱돌' 차정환 무너지지 않는다…타이틀 방어

차정환(32, MMA 스토리)이 로드 FC 4대 미들급 챔피언에 오른 과정은 기적이다. 지난 1월 로드 FC 28 메인이벤트 후쿠다 리키와 타이틀전에서 후쿠다의 맹공을 버티고 버티다가, 망치 같은 왼손 훅 한 방으로 경기를 끝냈다.

첫 도전자 최영(38)은 만만하지 않았다. 딥 챔피언 출신으로 후쿠다 못지않게 강했다. 한일 동시 챔피언이 되겠다는 일념으로 정신 무장이 단단했다. 차정환은 최영의 완력에 밀려 2라운드까지 테이크다운 세 차례를 허용하는 등 고전했다. 좀처럼 주먹을 휘두르지 못했다.

하지만 차정환은 후쿠다와 경기 때처럼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최영의 펀치 공격을 위빙과 더킹으로 피하고 정확도 있는 잽으로 점수를 쌓았다. 기습적인 테이크다운을 더해 최영의 공격 시도를 봉쇄했다. 3라운드가 끝나고 심판 세 명 모두에게 무승부 판정을 받아 연장전까지 끌고 갔다.

차정환은 연장전 초반 최영에게 테이크다운을 허용했지만, 곧 일어나 반격했다. 묵직한 왼손 펀치를 꽂아 최영을 펜스에 몰았다. 최영은 체력과 힘이 크게 빠져 가드가 열렸다. 눈이 풀린 채로 차정환의 난타를 얼굴에 허용하고 풀썩 쓰러졌다.

차정환은 타이틀 1차 방어와 함께 통산 전적을 13승 3무 6패로 쌓았다. "슈퍼 코리안 시즌1 때 우상이었던 최영과 싸울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인터뷰했다.

최영은 한국 복귀 두 경기 만에 한일 동시 챔피언이 될 기회를 놓쳤다. 로드 FC 2연승이 무산됐고 통산 전적 21승 3무 11패가 됐다.

박원식, 난딘에르덴에게 패패…3경기 모두 1라운드에 피니시

항상 '1라운드 KO'를 공언하는 박원식(29, 울산 팀 매드)의 공격성은 '양날의 검'이다. 박원식은 지난 9월 아베 유코를 40초 만에 꺾었지만 반대로 지난 3월 사사키에게는 40초 만에 졌다.

이번에는 독이었다. 박원식은 경기 시작 1분 2초 만에 난딘에르덴(29, 중국)의 거센 반격에 무릎을 꿇었다.

박원식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가드를 열고 달려들었다. 왼손 훅을 난딘에르덴에게 꽂았다. 난딘에르덴이 휘청이자 기다리지 않고 마무리 공격을 준비했다.

그런데 고꾸라지던 난딘에드렌의 업킥을 얼굴 정면으로 받았다. 큰 충격에 뒷걸음질쳤다.

박원식은 순식간에 주도권을 빼앗겼다. 난딘에르덴의 공세를 막지 못했다. 리어 네이키드 초크 를 가까스로 넘겼지만 얼굴을 난타당해 실신했다.

박원식은 로드 FC 전적 1승 2패가 됐다. 로드 FC 세 경기가 모두 1라운드에 끝났다. 통산 전적은 11승 1무 7패가 됐다.

로드 FC 라이트급 유망주 난딘에르덴은 바오인캉, 기원빈에 이어 박원식까지 잡고 로드 FC 3연승을 질주했다. 로드 FC 전적 4승 1패, 통산 5승 2패다.

■ 로드 FC 35 결과

[웰터급] 김보성 vs 곤도 데츠오
곤도 데츠오 1라운드 2분 35초 김보성 경기 포기로 승리

[라이트급 타이틀전] 권아솔 vs 사사키 신지
권아솔 1라운드 3분 47초 펀치 TKO승

[무제한급 타이틀전] 마이티 모 vs 카를로스 도요타
마이티 모 1라운드 1분 10초 펀치 KO승

[미들급 타이틀전] 차정환 vs 최영
차정환 연장전(4라운드) 2분 40초 펀치 TKO승

[밴텀급] 김수철 vs 시미즈 순이치
김수철 2라운드 3분 39초 암바승

[라이트급] 브루노 미란다 vs 김승연

[라이트급] 박원식 vs 난딘에르덴
난딘에르덴 1라운드 1분 2초 파운딩 TKO승

[80kg 계약 체중] 이은수 vs 양펑
이은수 1라운드 2분 30초 파운딩 TKO승

로드 FC 영건스 31 결과

[페더급] 박형근 vs 김형수
2라운드 종료 1-1 무승부

[라이트급] 김경표 vs 박대성
박대성 2라운드 종료 2-1 판정승

[페더급] 김세영 vs 양쥔카이
김세영 1라운드 4분 32초 리어 네이키드 초크승

[페더급] 이정영 vs 김호준
이정영 2라운드 종료 2-1 판정승

[플라이급] 강연수 vs 왕더위
왕더위 1라운드 1분 18초 하이킥 TKO승

[라이트급] 김규형 vs 히사나리 다마키
김규형 2라운드 종료 3-0 판정승

[플라이급] 김우재 vs 고동혁
김우재 2라운드 종료 3-0 판정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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