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비를 넘은 맨체스터 시티.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아스널은 맨체스터 시티의 전방 압박에 옴짝달싹하지 못했다. 아스널은 후반전에 단 한 개의 유효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맨시티는 19일(한국 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17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7라운드 아스널과 경기에서 2-1로 이겼다. 맨시티는 전반 5분 만에 시오 월콧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후반전 아스널을 완전히 압도한 끝에 역전에 성공했다. 하프타임 동안 맨시티는 다른 팀이 돼서 피치로 돌아왔다.

▲ 맨시티-아스널 전반 기록 ⓒSPOTV

맨시티는 전반전에 점유율을 64%를 기록했다. 슈팅도 7-4로 맨시티가 앞섰고 유효 슈팅은 각각 1개로 같았다. 패스 수와 코너킥을 봐도 맨시티가 전체적으로 유리해 보였다. 그러나 전반전은 맨시티의 페이스가 아니었다.

아스널이 만족할 수 있는 전반전이었다. 아스널은 단단하게 수비를 갖추고 역습으로 맨시티에 반격했다. 각종 수치에선 맨시티에 뒤졌지만 위협적인 찬스는 비슷하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기세가 중요했다. 맨시티는 오랜 시간 공을 들인 뒤에야 슈팅 찬스를 잡았다. 아스널은 수비를 잘 갖추고 있다가 역습 한 번으로 찬스를 잡았다. 아스널은 '준비해 온 축구'를 잘 펼쳤다. 1골의 리드까지 잡았으니 아스널의 전반전은 성공적이었다.


전반을 뒤진 채 마친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후반전 들어 맨시티의 전방 압박에 변화를 줬다. 미드필더의 맨마킹이 철저해진 것이 가장 중요했다. 전반전 역습 때마다 공에 시선을 빼앗겨 뒤에서 움직이는 선수들을 놓쳤던 것과는 달랐다. 전반전 공을 막지도, 선수를 막지도 못했던 투레는 후반전 들어 당당한 체격을 살려 아스널 미드필더들을 강하게 압박했다.

맨시티는 최종 수비 라인을 전반보다 더 높은 곳까지 끌어올렸다. 맨시티는 공격 진영에서 전후 간격을 좁혔다. 사실상 오타멘디와 콜라로프 2명의 중앙 수비수만 뒤를 지켰다. 클리시와 사냐 좌우 측면 수비수와 페르난두, 투레 두 중앙 미드필더가 나란히 서서 전방 압박을 지원했다. 

아스널의 미드필더 프랜시스 코클랭과 그라니트 샤카는 맨시티의 압박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공수의 연결 고리인 두 선수가 공을 지키지 못하면서, 아스널 역습의 핵심인 산체스와 외질이 공을 잡는 횟수가 급격히 줄었다. 두 선수가 고립되자 아스널의 공격은 무뎌졌다.

역습을 시작하는 방식도 문제였다. 계속해서 수세에 몰리자 산체스와 외질은 수비까지 가담했고 전방에는 공을 받을 공격수가 없었다. 드리블을 해서 직접 전진할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을 가진 선수더라도 2, 3명을 한번에 제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맨시티는 마음 놓고 중앙 수비수까지 중앙선 위쪽까지 올라왔다. 맨시티는 아스널이 역습을 전개하려고 할 때마다 높은 위치에서 촘촘한 간격을 갖춰 드리블을 막았다. 아스널의 역습을 누르고 다시 공격을 펼쳤다. 아스널은 코너에 몰린 복싱 선수처럼 맨시티의 맹공을 견뎌야 했다.

후반 30분 지루가 교체 투입되면서 산체스가 후방에 배치됐다. 외질과 산체스가 후방에서 공격을 이끌자 아스널의 공격이 조금 살아났지만, 이미 맨시티에 리드를 내준 상태였다. 추격할 시간도 부족했다.


맨시티 사네는 오프사이드 라인을 깰 수 있도록 위협적인 곳으로 '침투'하면서 패스를 받아 간결하게 마무리했다. 스털링의 득점 장면 역시 공간을 노린 데 브라이너의 환상적인 패스에서 시작됐다. 스털링은 공간으로 침투한 뒤 1대1에서 수비를 제치고 골을 넣었다. '침투'에서 찬스를 만들면 수비 라인을 재정비하기 어렵다. 

맨시티 역시 공격수 아구에로가 빠지면서 지공 때 공격의 짜임새가 떨어졌다. 스털링과 데 브라이너가 부지런히 움직였지만 골문 바로 앞으로 침투하기 보다 뒤로 빠지거나 측면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았다. 골은 문전에서 나는데 문전에 공격수가 없는 장면도 많았다. 아스널의 촘촘한 수비 간격 사이에서 싸워 줄 선수가 없었다.

맨시티는 '역습'으로 해결했다. 전방 압박으로 공의 소유권을 되찾은 뒤 아스널 수비가 정비할 시간을 주지 않고 빠르게 중앙으로 침투하면서 마무리했다. 전방 압박은 '주포' 아구에로를 잃은 맨시티가 아스널의 골문을 여는 시작이 됐다.

아스널 역시 전반 5분 득점 장면을 '침투'로 만들었다. 그러나 아스널은 후반전 거세진 맨시티의 전방 압박에 당황해 드리블만 반복했다. 높은 위치까지 전진한 맨시티 최종 수비의 뒤를 노린 공격은 거의 없었다. 레스터 시티는 15라운드에서 맨시티 수비 뒤 공간을 공략하면서 공수 밸런스를 완전히 깨 버리기도 했지만, 아스널은 전방에서 공을 받아 주는 지루가 투입될 때까지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후반전 맨시티의 전방 압박 때문에 아스널의 '제로 톱' 전술은 공격력 부재로 이어지고 말았다.


[영상] [EPL] 전반전, 맨시티 느슨했던 미드필드 맨마킹, [EPL] 맨시티의 전방 압박, 철저한 대인 방어 ⓒ스포티비뉴스 김나은

[EPL] Goal's - 맨시티 vs 아스널 '이런 극장 또 없습니다' ⓒ스포티비뉴스 배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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