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가 이랬어.' 로스 바클리의 찢어진 유니폼.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라이벌전에선 객관적인 전력과 관계없이 경기가 펼쳐지곤 한다. 이번 리버풀과 에버튼의 맞대결도 끝까지 결과를 예상할 수 없었다.

리버풀은 20일(한국 시간) 영국 리버풀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2016-17 시즌 프리미어리그 17라운드 에버튼과 '머지사이드 더비'에서 1-0으로 이겼다.

리버풀과 에버튼은 모두 리버풀을 연고로 한다. 리버풀의 홈구장 안필드와 에버튼의 홈구장 구디슨 파크는 공원 하나를 두고 마주하고 있다. 걸어서 2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을 정도다. 리버풀 도시 전체가 리버풀 팬과 에버튼 팬으로 나뉠 만큼 두 팀의 라이벌 관계는 치열하다. 어느 팀도 쉽게 물러서지 않는다.

경기 전 리버풀의 순위는 2위 맨체스터 시티보다 1경기 덜 치른 3위였다. 위르겐 클롭 감독의 부임과 함께 빠르고 공격적인 축구로 변모해 호평을 받았다. 최근 10경기에서 6승 3무 1패의 호성적을 거뒀다.

에버튼은 최근 기세가 그리 좋지 않았다. 10경기에서 2승 4무 4패를 거뒀다. 순위는 7위지만 6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승점 6점 차고 8위 사우스햄튼과 승점이 같다. 사실상 중위권으로 봐야 한다.

패배했지만 에버튼의 경기력이 놀라웠다. 에버튼은 리버풀의 장기인 '전방 압박'으로 전반 초반부터 강하게 리버풀을 밀어붙였다. 리버풀은 전반전 의외의 전방 압박에 당황하며 세밀한 패스를 하지 못했다. 에버튼은 엄청난 활동량을 보이며 리버풀의 경기 계획을 완전히 망가뜨렸다. 후반에도 압박 강도를 유지했고 때로 날카로운 역습으로 반격했다. 전반부터 평소보다 훨씬 많이 뛰었지만 에버튼은 집중력을 놓지 않았다.

전반전 에버튼의 압박에 당황했던 리버풀은 하프타임 동안 팀을 정비했다. 전방 압박에 충분히 준비하고 나선 후반전은 리버풀의 페이스였다. 후반전에 리버풀은 압도적으로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경기를 주도했다. 리버풀의 공격은 날카로웠다. 후반 5분과 후반 35분 피르미누가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무승부 가능성이 점점 높아졌다.

'명불허전' 두 팀의 머지사이드 더비가 그대로 끝날 리 없었다. 후반 추가 시간이 8분이나 주어졌다. 부상한 스테켈렌부르흐 골키퍼의 치료 시간과 핸더슨의 태클 이후 두 팀 선수들이 충돌했기 때문이었다. 추가 시간이 4분쯤 흘렀을 때 스터리지의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온 것을 마네가 뛰어들며 극적인 결승 골을 터뜨렸다.

기술적, 전술적으로 뛰어난 경기는 아니었다. 그러나 승리를 향한 '정신력'이 다른 모든 요소를 압도한 명승부였다. 객관적 전력 차도 의미가 없었다. 마지막 순간의 집중력에서 승패가 갈린 경기였다. 


[영상] 극적인 시간에 극적인 골을 집어넣는 사디오 마네 ⓒ스포티비뉴스 배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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