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키워드 키워드 기준 i금일 기준 많이 본
뉴스 기사의 키워드 수집

극적 3위 유지! "스포츠의 꽃 육상, 한국은 서서히 피어나고 있다"...값진 동메달 속 앞으로가 기대되는 이유

작성일: 2026.09.29 11:47 신인섭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연합뉴스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나고야(일본), 신인섭 기자] 개인전에서 나란히 메달을 놓친 아쉬움을 계주에서 함께 털어냈다. 나마디 조엘진과 비웨사 다니엘 가사마가 우여곡절 끝에 생애 첫 아시안게임 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날 실격 판정으로 결승 진출 자체가 무산될 뻔했지만 판정이 뒤집혔고, 결승에서는 한국 신기록까지 작성했다.

서민준, 조엘진, 이재성, 비웨사로 구성된 한국 남자 400m 계주 대표팀은 28일 일본 나고야 미즈호공원 육상경기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결선에서 38초43의 한국 신기록을 세우며 동메달을 차지했다.

중국과 대만에 이어 세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지난해 구미 아시아육상선수권에서 작성한 종전 한국 기록 38초49를 0.06초 단축했다. 2023 항저우 대회에 이은 한국의 아시안게임 남자 400m 계주 2회 연속 동메달이다.

▲ ⓒ연합뉴스
▲ ⓒ연합뉴스

결승에 오르기까지 과정은 험난했다. 한국은 전날 예선에서 39초33으로 결승 진출권에 들었지만 첫 번째 주자 서민준에서 조엘진으로 바통을 넘기는 과정에서 인계 구역을 벗어났다는 판정을 받아 실격됐다.

조엘진은 자신의 실수가 아니라는 확신이 있었다. 그는 "웜업 장소로 돌아갈 때쯤 감독님에게 연락이 왔다. 저는 터치 라인을 넘지 않았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며 "혹시 잘못되면 형들에게 너무 미안할 것 같아 걱정을 많이 했다. 그래도 실격이 아니라고 믿고 결승을 준비했다"고 돌아봤다.

비웨사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선수들끼리는 파울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영상을 계속 돌려봤는데 아니라고 확신했다"며 "연맹과 하경수 감독님이 끝까지 항소해 주신 덕분에 구제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한육상연맹과 하경수 남자 단거리 대표팀 감독의 항소 끝에 결국 실격 판정은 번복됐다. 사라졌던 39초33의 기록과 결승 진출권을 되찾았다.

결승에서는 비까지 내렸고 한국은 가장 안쪽인 1번 레인에서 뛰었다. 그러나 선수들은 환경을 핑계로 삼지 않았다. 비웨사는 "메달권을 목표로 한다면 어느 레인에 서든 최고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금 선수들의 상태라면 비나 레인이 크게 불리한 조건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마지막 주자 비웨사가 바통을 넘겨받았다. 뒤에서는 이번 대회 남자 100m와 200m를 석권한 태국의 푸리폴 분손이 추격했다. 비웨사는 끝까지 자리를 지켰고 한국은 38초43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비웨사는 "안도감이 가장 컸다. 한국 기록이 찍히는 걸 보고 우리가 목표했던 것 중 하나를 이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선수들이 다치지 않고 완주했다는 것도 보람 있었다"고 했다.

조엘진은 비웨사의 마지막 질주를 바라보며 가슴이 벅차올랐다. 그는 "다니엘 형이 뛰는 모습을 보는데 뭉클했다. 정말 최선을 다하는 게 보여서 감사한 마음이 컸다"며 "기록표가 뜨고 한국 신기록까지 전광판에 찍히니까 가슴이 벅차올랐다"고 떠올렸다.

▲ ⓒ연합뉴스
▲ ⓒ연합뉴스

둘에게는 더욱 특별한 동메달이었다. 이번 대회 남자 100m에서 조엘진은 10초17로 4위에 올라 불과 0.01초 차이로 메달을 놓쳤고, 비웨사도 10초19로 5위에 자리했다. 개인전에서는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던 둘이 계주에서는 함께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조엘진은 "첫 아시안게임이라 개인 종목에서도 메달을 따고 한국 신기록을 깨고 싶었다. 100m에서 아쉬움이 크게 남았고 200m까지 마음이 힘들었다"며 "그래도 값진 결과 하나는 걸고 간다는 생각에 너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비웨사 역시 금메달을 놓친 아쉬움은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 단거리의 상승세가 이제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너무 많은 목표를 한 번에 달성하면 앞으로 깰 게 없잖아요"라며 웃었다.

이어 "조금씩 달성해 나가면 된다. 육상이 스포츠의 꽃이라고 하는데 한국 육상이 그동안 꽃을 많이 피우지 못했던 시간이 길었다"며 "이제 서서히 피어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비웨사의 발언처럼 한국 육상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는 이들의 나이 때문이다. 조엘진은 2006년생, 비웨사는 2003년생인 만큼 다가올 올림픽은 물론 아시안게임까지 여러 국제 대회에서 보여줄 것이 많다.

비웨사에게 첫 아시안게임 메달은 버텨 온 시간을 보상하는 결과이기도 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이런 순간을 위해 계속 달려온 것 같다. 힘들기도 했지만 모두 이런 모습을 기다리면서 버티는 것 아닐까"라며 "상상만 하던 일을 실제로 이루고 나니 '이런 것 때문에 버티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 ⓒ연합뉴스
▲ ⓒ연합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