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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된 4만원 중고 활'로 韓 양궁 '28년' 통치 무너뜨렸다...17세 인도 소녀 '父 종이 상자 납품' 속 '金 2-銀 1'로 대회 마무리

작성일: 2026.10.04 02:45 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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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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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오카자키(일본), 신인섭 기자] 5년 된 중고 활로 아시아를 제패했다. 17세 소녀가 한국 여자 양궁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여자 단체전에서 한국의 아시안게임 8연패를 저지했던 쿰쿰 아닐 모호드(인도)가 개인전에서는 현 세계선수권 챔피언 강채영(현대모비스)을 넘어선 데 이어 결승에서 오예진(광주은행)까지 꺾고 아시아 정상에 섰다.

모호드는 3일 일본 아이치현 오카자키 중앙종합공원 다목적광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양궁 리커브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오예진과 세트 스코어 5-5로 비긴 뒤 슛오프에서 10-8로 승리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여자 양궁에는 그야말로 악몽 같은 존재였다. 모호드는 하루 전 안키타 바카트, 키르티와 여자 단체전에 출전해 결승에서 강채영-오예진-이윤지로 구성된 한국을 세트 스코어 5-3으로 꺾었다. 1998 방콕 대회부터 2022 항저우 대회까지 7회 연속 정상에 올랐던 한국의 8연패 도전을 저지했다.

하루 뒤 개인전에서는 한국 선수들을 차례로 쓰러뜨렸다.

모호드는 8강에서 강채영을 세트 스코어 6-4로 제압했다. 특히 승부처였던 4, 5세트에서 마지막 화살을 연달아 10점에 꽂아 강채영의 추격을 막았다. 이어 준결승에서는 지난해 광주 세계선수권 은메달리스트인 중국의 주징이를 6-2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결승에서는 또 한국 선수를 만났다. 오예진에게 세트 스코어 3-5로 밀렸지만 마지막 5세트에서 10점 세 발로 30점 만점을 쏴 승부를 슛오프로 끌고 갔다. 오예진이 슛오프에서 8점을 기록한 반면 모호드는 10점을 명중시키며 금메달을 확정했다. 이로써 모호드는 첫 아시안게임에서 여자 단체전과 개인전 금메달, 혼성 단체전 은메달을 수확했다.

▲ ⓒ연합뉴스/REUTERS
▲ ⓒ연합뉴스/REUTERS

모호드의 성장 과정은 더욱 눈길을 끈다.

인도 매체 '인디언 익스프레스'는 모호드가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암라바티에서 성장했으며 아버지 아닐이 지역 제과점에 납품되는 과자 상자를 만드는 일을 해왔다고 소개했다.

모호드가 양궁을 시작한 것은 2018년이었다. '인디언 익스프레스'는 "쿰쿰이 활쏘기에 입문한 것은 2018년, 할머니 쿠숨이 준 3,000루피(약 4만 원)로 산 첫 나무 활을 손에 넣으면서부터였다. 이후 그녀는 암라바티에서 프라풀 당게 코치의 지도를 받으며 훈련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의 아버지는 매체 인터뷰에서 "친척 딸이 양궁을 시작했는데, 쿰쿰도 해보고 싶어 했어요. 어머니께서 활을 살 돈을 주셨고, 처음에는 다른 아이들과 함께 합승 택시를 타고 양궁 아카데미에 가서 훈련을 받았죠"라고 말했다.

처음에는 다른 아이들과 합승 오토릭샤를 타고 훈련장을 오갔고 이후에는 아버지가 일을 잠시 멈춘 채 오토바이로 딸을 훈련장까지 데려다 줬다. 아버지는 "우리는 나중에 모아둔 돈으로 중고 활을 하나 사줬는데, 쿰쿰은 항상 제게 활이 새것이든 낡은 것이든 중요한 건 용기라고 말하곤 했다"라고 밝혔다. 

재능은 빠르게 나타났다. 모호드는 양궁을 시작한 지 불과 6개월 만에 인도 서브주니어 전국대회에서 은메달을 차지했다.

그 활은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경쟁해 온 지금까지 모호드의 손에 들려 있다. '인디언 익스프레스'는 "모호드가 현재 사용하는 활이 5년 된 중고 활"이라고 설명했다. 최신 장비를 갖춘 세계적인 선수들과 같은 사대에 서면서도 자신과 오랜 시간을 함께한 활로 경쟁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더불어 '웹인디아'는 2일 "그녀의 아버지는 그녀가 대나무 활로 활쏘기를 시작했고, 결국에는 리커브 활로 갈아탔던 과정을 회상했다"라며 "그녀의 여정은 2018년 대나무 활로 시작되었고, 2022년에는 이 리커브 활을 구입했다. 그녀는 오늘도 같은 활을 사용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출처 인디안 익스프레스
▲ 출처 인디안 익스프레스

장비와 환경은 17세 소녀의 성장을 막지 못했다. 오히려 2026년 들어 국제무대에서 무서운 속도로 존재감을 키웠다. 지난 5월 상하이 월드컵에서는 디피카 쿠마리, 안키타 바카트와 인도 여자 단체팀을 이뤄 금메달을 차지했다. 당시 인도는 토너먼트에서 한국을 세트 스코어 5-1로 제압하는 이변을 일으켰고 결승에서는 중국까지 넘어서 정상에 올랐다. 인도가 여자 리커브 단체전 월드컵 금메달을 차지한 것은 2021년 파리 대회 이후 처음이었다.

6월 안탈리아 월드컵에서는 디라지 봄마데바라와 혼성 단체전에 출전했다. 이때도 한국과 마주쳤다. 상대는 오예진과 김제덕이었다. 결과는 다시 5-1이었다. 모호드는 한국을 꺾은 뒤 혼성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리고 자신의 첫 아시안게임에서 폭발했다. 먼저 여자 단체전에서 인도의 역사를 새로 썼다. 모호드는 안키타 바카트, 키르티와 함께 한국을 5-3으로 꺾고 인도에 사상 첫 아시안게임 여자 리커브 단체전 금메달을 안겼다. 인도는 이전까지 이 종목에서 아시안게임 결승 무대조차 밟아본 적이 없었다.

특히 모호드는 결정적인 순간마다 흔들리지 않았다. 한국이 추격할 때마다 10점을 꽂아 넣으며 흐름을 끊었다. 한국 여자 양궁이 28년 동안 지켜왔던 왕좌가 무너지는 중심에 17세 모호드가 있었다.

같은 날 봄마데바라와 나선 혼성 단체전에서도 결승까지 올라갔다. 중국에 세트 스코어 3-5로 패하면서 금메달에는 닿지 못했지만 은메달을 추가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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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개인전에서는 한국 여자 양궁의 간판들을 차례로 쓰러뜨렸다. 8강에서 현 세계선수권 챔피언 강채영을 6-4로 제압했고, 준결승에서는 지난해 세계선수권 은메달리스트 주징이를 6-2로 꺾었다. 마지막 결승에서는 오예진과 슛오프까지 가는 접전 끝에 10점을 꽂아 금메달을 가져갔다.

이번 대회 모호드의 최종 성적은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다. 여자 단체전 금메달과 혼성 단체전 은메달에 이어 여자 개인전까지 제패했다. 특히 여자 개인전 금메달은 인도 여자 선수가 아시안게임 리커브 개인전에서 따낸 최초의 금메달이다.

한국 여자 양궁에는 더욱 뼈아픈 결과다. 단체전에서는 모호드를 앞세운 인도에 패하면서 8연패가 무산됐다. 개인전에 출전한 강채영과 오예진 역시 모두 모호드에게 패했다. 모호드 한 명에게 한국 여자 리커브의 단체전과 개인전 금메달이 모두 가로막힌 셈이다.

가족에게도 잊지 못할 대회가 됐다. '인디언 익스프레스'는 여자 단체전 금메달이 확정된 뒤 아버지 아닐이 딸의 우승을 축하하기 위해 자신이 과거 과자 상자를 만들어 납품했던 암라바티의 유명 제과점에 대량의 과자를 주문했다고 전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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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의 양궁을 뒷바라지하기 위해 과자 상자를 만들었던 아버지가 이번에는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된 딸을 축하하기 위해 그 상자에 담긴 과자를 주문하게 된 것.

5년 된 중고 활로 첫 아시안게임 무대에 선 17세 소녀의 질주는 결국 금메달 두 개와 은메달 하나로 마무리했다. 여자 단체전에서 한국의 28년 아성을 무너뜨리고, 개인전에서는 세계선수권 챔피언 강채영과 오예진을 차례로 쓰러뜨렸다.

한국 여자 양궁이 재차 왕위를 되찾기 위해선 17세 쿰쿰 아닐 모호드를 넘어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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