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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못 뛰었는데 1등 공신?' 이민성 감독이 양현준 뽑은 이유…양민혁 룸메이트 자처→"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작성일: 2026.10.04 11:05 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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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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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도요타(일본), 신인섭 기자] 와일드카드로 뽑혔지만 정작 경기장에서는 많은 것을 보여주지 못했다. 부상이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목을 잡았다. 그럼에도 이민성 감독이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1등 공신’으로 꼽은 선수는 양현준이었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U-23 국가대표팀은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에서 일본을 1-0으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결승골을 넣은 엄지성은 이번 대회 4골 4도움을 기록했고, 배준호와 이영준 등도 중요한 순간마다 제 몫을 했다. 하지만 이 감독에게 ‘우승의 일등 공신’을 묻자 의외의 이름이 나왔다.

양현준이었다. 이 감독은 경기 후 “굳이 한 명을 이야기한다면 양현준”이라며 “첫 경기에서 부상을 당했지만 뒤에서 헌신한 것이 경기를 뛴 선수들에게 많은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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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준에게는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는 대회였다. 와일드카드로 발탁돼 공격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됐지만, 부상으로 인해 정상적으로 경기를 소화하기 어려웠다.

그럼에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았다. 그중 하나가 양민혁을 챙기는 일이었다. 양현준은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했다. 제가 경기를 뛰지 못했지만 민혁이가 힘든 상황에 놓여 있었다고 생각했다”며 “제가 부상을 당하면서 민혁이가 갑작스럽게 경기를 뛰어야 했고 부담도 많았을 것이다. 옆에서 제가 해줄 수 있는 것은 다 해주면서 민혁이가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양현준은 결승전을 앞두고 혼자 사용할 수 있었던 방을 다른 선수들에게 양보하고 양민혁의 룸메이트를 자처했다. 경기장에서 힘을 보태기 어려운 상황에서 다른 방식으로 후배를 돕겠다는 선택이었다. 이 감독 역시 이 부분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민혁은 이번 대회 초반 상당한 부담을 안고 있었다. 경기력이 쉽게 올라오지 않았고 외부의 비판까지 이어지면서 자신감도 떨어진 상태였다. 양현준은 “민혁이는 실력적으로 정말 좋은 선수다. 다만 아직 어린 선수이고 멘털적으로 흔들릴 수 있는 부분이 있어서 그 부분에서 도움을 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자신의 경험도 적극적으로 들려줬다. 양현준 역시 셀틱 이적 후 초반에는 주전 경쟁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지난 시즌을 기점으로 자신감을 찾았다. 양현준은 “민혁이가 경기가 잘 풀리지 않거나 실수를 하나 하면 멘털이 많이 무너지는 모습이 보였다”며 “그럴 필요가 없다고 이야기했다. 공격수는 꾸준하게 네가 하던 것을 하면 결국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말해줬다. 민혁이는 머리가 좋은 선수라 그런 이야기를 잘 알아듣고 경기장에서 이행한 것 같다. 저는 그냥 말만 해준 것뿐”고 설명했다.

그 믿음은 가장 중요한 결승전에서 결실을 맺었다. 양민혁은 후반 16분 오른쪽 측면에서 일본 수비수에게 공을 내주는 듯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다시 따라붙어 공을 살렸다. 이후 올린 크로스가 엄지성의 결승골로 이어졌다.

양현준은 엄지를 치켜세웠다. “정말 감격스러웠다. 민혁이는 원래 실력이 좋은 선수다. 어린 나이에 토트넘이 영입한 선수라는 타이틀까지 갖고 있어서 그 무게와 부담이 있었던 것 같다"라고 말한 양현준은 "그런데 결승전에서는 그런 것을 내려놓고 경기에만 몰입한 것 같아서 선배로서 정말 기분이 좋았다”고 극찬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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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준의 역할은 양민혁 한 명을 챙기는 데 그치지 않았다. 대회 초반 해외파 선수들이 늦게 합류하면서 선수단 전체가 완전히 어우러지는 데 시간이 필요했고, 양현준은 자연스럽게 선수들 사이의 연결고리 역할을 맡았다.

그는 “처음에는 해외파 선수들도 늦게 합류했고 조금씩 따로 노는 느낌이 있었다”며 “가운데에서 선수들과 축구 이야기도 하고 생활 이야기도 하면서 한 팀으로 모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감독님께서 경기장 밖에서도 선수들을 잘 챙겨 달라는 역할을 주셨다. 제가 와일드카드로 뽑혔는데 경기력으로 도움을 드리지 못해서 죄송한 마음이 컸다”며 “그래도 바깥에서 선수들과 잘 지내고 원팀으로 모으려고 노력한 부분을 감독님께서 고맙게 봐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후배들의 마음을 얻는 방식은 거창하지 않았다. 양현준은 “선수들이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면 제가 거의 다 사려고 했다”며 “대회가 끝나고 회식하면 제가 쏘겠다는 말도 하면서 동기부여를 확실하게 해줬던 것 같다”고 웃었다.

▲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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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양현준은 와일드카드로 기대했던 모습을 경기장에서 마음껏 보여주지는 못했다. 하지만 뛰지 못한다고 해서 자신의 역할까지 내려놓지는 않았다. 이민성 감독이 골을 넣은 선수도, 가장 많은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선수도 아닌 양현준을 ‘1등 공신’으로 꼽은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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