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안 해, 유튜브도 삭제" 韓 양궁 무너뜨린 17세 소녀의 '무서운 일상'…휴일+명절에도 활 잡는다→"스승도 말려야 하는 훈련 중독자" 이 정도는 해야 한국 아성 깨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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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세계 최강 한국 여자 양궁을 거푸 무너뜨린 17세 인도 소녀의 '무서운 일상'이 공개됐다.
인스타그램도 하지 않는다. 휴일에도 활을 놓지 않는다. 급기야 스스로 유튜브까지 삭제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리커브 2관왕 쿰쿰 아닐 모호드(17·인도)가 정상에 오르기까지 보여준 지독한 자기관리가 인도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인도 매체 '인디아 투데이'는 4일(한국시간) "인스타그램도, 쉬는 날도 없다. 17세 모호드는 양궁을 위해 산다"며 한국 양궁의 아성을 허문 자국 신예의 남다른 일상을 집중 조명했다.
모호드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 여자 양궁에 가장 뼈아픈 패배를 안긴 선수다.
여자 리커브 단체전에서 안키타 바카트, 키르티 샤르마와 호흡을 맞춰 결승에서 한국을 5-3으로 꺾었다.
한국의 아시안게임 여자 리커브 단체전 8연패를 저지하고 인도에 이 종목 사상 첫 금메달을 안겼다.
개인전에서도 '한국 킬러' 면모를 뽐냈다.
8강에서 현 세계선수권 챔피언이자 도쿄 올림픽 단체전 금메달리스트 강채영을 6-4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준결승에서는 세계선수권 은메달리스트 주징이(중국)를 6-2로 제압했고 결승에서 다시 한국 선수를 만났다.
상대는 오예진이었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모호드는 1세트를 27-29로 내준 뒤 2세트를 29-29로 비겨 세트스코어 1-3으로 끌려갔다.
그러나 3세트에서 세 발을 모조리 10점에 꽂아 '퍼펙트 30점'을 기록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4세트를 내줘 3-5로 다시 벼랑 끝에 몰렸지만 마지막 5세트에서 또 한 번 세 발 연속 10점을 명중시켰다.
승부는 5-5.
결국 단 한 발로 금메달 주인을 가리는 슛오프에 돌입했다.
오예진이 먼저 8점을 쐈다.
모호드는 흔들리지 않았다. 마지막 화살을 정확히 10점에 꽂았다.
한국의 마지막 저항마저 잠재운 한 발이었다.
생애 첫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17세 신예는 여자 단체전과 개인전을 석권하고 혼성 단체전 은메달까지 보태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를 목에 걸었다.
인도 여자 선수 최초로 아시안게임 리커브 개인전 메달을 따낸 선수라는 역사도 썼다. 개인전 우승으로 인도에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출전권까지 안겼다.
인디아 투데이가 주목한 건 화려한 결과보다 그 뒤에 숨은 모호드의 일상이었다.
17세 소녀의 생활이라고는 쉽게 믿기 힘들 만큼 철저했다.
모호드를 오랫동안 지도한 프라풀 당게 코치는 "일요일에 쉬라고 해도 모호드는 '아니요, 선생님. 적어도 한 번은 가서 연습하고 싶어요'라고 말한다"고 밝혔다.
오히려 지도자가 선수를 훈련장에서 떼어놔야 할 정도였다.
당게 코치는 "나는 '내 말을 들어라. 근육도 지친다'고 설득한다"며 "부상을 막기 위해 모호드와 말다툼을 해야 할 정도다. 때로는 부모에게 아예 훈련장에 보내지 말아 달라고 부탁한다"고 털어놨다.
인도 최대 명절도 예외가 아니었다.
당게 코치는 "연습이 먼저다. 이후 시간이 남으면 디왈리나 두세라 같은 축제를 즐긴다"며 "그렇지 않다면 모호드에게는 양궁이 전부"라고 설명했다.
훈련 강도 역시 만만치 않았다.
당게 코치는 모호드에게 활만 잡게 하지 않았다. 달리기와 팔굽혀펴기를 비롯한 체력 훈련을 끊임없이 주문했다.
"오늘 4~5㎞를 뛰라고 해도 절대 싫다고 하지 않는다. 팔굽혀펴기를 더 하거나 한계까지 밀어붙이라고 해도 그대로 따른다. 지도자 입장에서 이런 선수와 함께하는 건 즐거운 일이다."
더 놀라운 건 휴대전화 사용 습관이다.
당게 코치는 집중력 유지 차원에서 모호드에게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등 SNS를 멀리하라고 주문했다.
양궁은 작은 심리 변화가 경기력에 직결되는 만큼 불필요한 외부 자극을 최대한 차단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모호드는 스승의 주문에서 한발 더 나아갔다.
유튜브까지 스스로 삭제했다.
당게 코치는 "지금 일본에 와 있는데 한 달 전에는 유튜브까지 삭제했다. 나는 유튜브를 지우라고 말한 적도 없다"며 "스스로 삭제했다. 이것만 봐도 이 아이가 어떤 마음가짐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있다"고 혀를 내둘렀다.
SNS와 휴일까지 반납한 삶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니다.
2009년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암라바티에서 태어난 모호드는 어린 시절부터 당게 코치에게 양궁을 배웠다.
처음에는 나무 활로 훈련했다. 이후 아버지가 마련한 중고 리커브 장비를 사용하며 실력을 키웠다.
당게 코치는 처음 모호드가 활을 쏘는 모습을 보고 남다른 어깨 힘을 눈여겨봤다.
하지만 곧바로 기록 경쟁에 뛰어들게 하지 않았다.
약 5~6개월 동안 짧은 거리에서 기본 동작만 반복시켰다. 어린 선수라면 지루함을 느낄 법한 훈련이었지만 모호드는 단 한 번도 불평하지 않았다.
당게 코치는 "아이들은 처음부터 과녁을 걸어놓고 점수를 내고 싶어 한다"면서 "하지만 모호드는 지루해하거나 훈련을 거부한 적이 없다. 그렇게 아주 탄탄한 기본기를 만들었다"고 돌아봤다.
몰입의 결과는 빠르게 나타났다.
지난해 국제무대에 데뷔한 모호드는 불과 1년 만에 인도 성인 대표팀 핵심으로 성장했다.
올해 상하이에서 열린 월드컵 2차 대회에서는 안키타 바카트, 베테랑 디피카 쿠마리와 여자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했다.
인도가 이 종목 월드컵 정상에 오른 것은 5년 만이었다.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에서도 예선 1위를 차지했고 최종 2위로 태극마크가 아닌 인도 국기를 달고 일본행 비행기에 올랐다.
반면 올림픽에 네 차례 출전한 인도 여자 양궁의 간판 디피카 쿠마리는 최종 4위에 머물러 대표팀 승선에 실패했다.
17세 신예가 자국 양궁의 세대교체까지 이끌고 있는 셈이다.
인도 현지에서도 모호드의 남다른 집중력을 성공 비결로 꼽았다.
가네시 자다브 지역 체육 담당관은 인디아 투데이에 "굉장히 말수가 적고 소박하며 겸손한 선수"라며 "이기거나 져도 지나치게 흥분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메달을 딸 수 있었던 이유는 그런 차분함과 훈련에 대한 완벽한 집중력"이라면서 "디왈리를 비롯해 어떤 축제 때도 단 하루 훈련을 멈추지 않았다. 그 꾸준함이 결국 메달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그 집념이 마침내 세계 최강 한국 양궁을 집어삼켰다.
한국은 오랜 기간 세계 여자 리커브의 절대 강자로 군림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인도에 단체전 금메달을 내준 데 이어 개인전에서도 모호드에게 연달아 발목을 잡혔다.
특히 모호드는 8강에서 강채영, 결승에서 오예진을 차례로 꺾었다.
세계선수권 챔피언도, 한국의 또 다른 정상급 궁사도 17세 소녀의 거침없는 질주를 막지 못했다.
당게 코치는 제자의 개인전 우승이 확정된 뒤에야 처음으로 모호드를 '챔피언'이라고 불렀다.
그는 "지금까지 모호드에게 국제대회 개인전 메달이 없었다. 그런데 첫 개인전 메달을 금메달로 따냈다"며 기뻐했다.
그러면서 "양궁은 개인 종목이다. 단체전과 혼성 단체전 메달도 좋지만 개인전에서 메달을 따야 내가 생각하는 그 대회의 진정한 챔피언"이라고 덧붙였다.
17세에 불과하지만 이미 인도 양궁 역사를 새로 쓴 모호드다.
SNS를 끊고 유튜브도 지웠다. 명절도, 일요일도 훈련보다 뒤였다.
그렇게 쌓아 올린 수많은 하루 끝에서 세계 최강 한국을 두 번이나 넘어섰다.
인디아 투데이는 "모호드는 조만간 다시 훈련장으로 돌아갈 확률이 높다. 그날이 일요일이라 해도 말이다"라 적었다. 이 정도는 해야 한국 궁사를 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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