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키워드 키워드 기준 i금일 기준 많이 본
뉴스 기사의 키워드 수집

일본 선진국 아니었나, 끝까지 AG 버린 대회 취급… 日 내부도 비판, 오일머니는 다를까

작성일: 2026.10.05 01:35 김태우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은 세계를 선도하는 선진국으로 평가받던 일본의 이미지를 크게 깎아 먹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합뉴스
▲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은 세계를 선도하는 선진국으로 평가받던 일본의 이미지를 크게 깎아 먹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4일 폐회한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일본 선수단은 역대 최고 기록을 썼다. 홈 이점이 있기에 금메달이 어느 정도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은 당연히 있었지만, 예상치를 훨씬 초과한 83개의 금메달, 또 총 269개의 메달을 땄다.

근래 들어 한국과 3위를 치열하게 다퉜던 일본은 금메달 39개에 그친 한국을 크게 앞지르며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런데 이번 아시안게임은 유독 일본 내 분위기가 살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선수단은 열심히 싸워 최고의 성과를 냈지만, 준비 부족과 운영 미흡, 그리고 미디어의 외면으로 찜찜한 구석을 남겼다.

실제 4일 열린 폐회식은 지상파 중계가 되지 않았다. 폐회식보다 주목도가 더 높은 개회식 또한 중계가 되지 않았으니 개최국 중계사에서 개·폐회식을 모두 ‘패싱’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일본 ‘더 다이제스트’는 “개회식과 마찬가지로 지상파에서는 방송되지 않고, 동영상 전달 서비스 ‘U-NEXT’에서만 생중계됐다. 그 때문에, 시청자로부터는 낙담의 목소리와 함께, 자극의 목소리도 오르고 있다”고 일본 내 분위기를 설명했다.

심지어 동영상 스트리밍인 ‘U-NEXT’의 폐회식 방송 준비도 엉망이었다. 폐회식을 진행하는 아나운서도 없었고, 폐회식 이모저모를 자세하게 풀어줄 수 있는 해설진도 당연히 없었다. ‘더 다이제스트’는 “중계는 국제 영상만으로 실황만 보여줬다. 선수단의 입장이나 세레모니, 퍼포먼스에 대한 설명, 등장하는 인물의 경력 소개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 이번 아시안게임은 일본 내에서 개회식과 폐회식 모두 지상파 중계가 되지 않으며 대회를 바라보는 일본의 시각을 드러냈다 ⓒ연합뉴스
▲ 이번 아시안게임은 일본 내에서 개회식과 폐회식 모두 지상파 중계가 되지 않으며 대회를 바라보는 일본의 시각을 드러냈다 ⓒ연합뉴스

이번 아시안게임 일본 내 지상파 중계권은 ‘TBS’가 가지고 있었으나 아시안게임 종목 편성이 예년보다 줄어들었고, 그래서 선수들의 중요한 경기를 보지 못했다는 팬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같은 시간대에 더 시청률이 잘 나올 만한 경기를 우선 편성하다보니 그렇지 않은 종목들은 결승전이라고 해도 팬들이 볼 수 있는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젊은 층이야 동영상 스트리밍이 익숙하지만, 장년층 이상은 그렇지가 않다. 비록 사회인야구 선수들이 출전했다고는 하나 일본 내 최고 인기 스포츠인 야구도 결승전이 지상파에서 중계되지 않아 많은 팬들이 원망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미디어의 축소는 이번 아시안게임이 일본 내에서 붐을 일으키지 못한 가장 결정적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정치권의 관심도 극도로 저조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도쿄올림픽 당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적극적으로 전면에 들어선 것과는 달리, 이번 아시안게임은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다. 개회식에는 일왕 내외가 직접 찾아 의미를 더하기는 했지만 다카이치 총리는 없었고, 폐회식에는 다카이치 총리와 일왕 내외 모두 없었다. 왕세자 내외만 참석했을 뿐이었다.

▲ 도쿄올림픽 당시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전면에 들어선 것과 달리, 이번 대회에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단 한 번도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다 ⓒ연합뉴스
▲ 도쿄올림픽 당시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전면에 들어선 것과 달리, 이번 대회에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단 한 번도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다 ⓒ연합뉴스

이는 이번 대회를 바라보는 일본의 미지근한 반응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시각이다. 보통 이 정도 큰 국제 이벤트는 국가 재정이 적극적으로 투입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일본 정부의 지원은 미비했다. 아이치현, 나고야시가 허리띠를 졸라맸으니 초기에는 예산 배분을 놓고 두 지자체가 싸우기도 했다. 준비부터 순조롭지 않았다는 평가다. 이에 일본 네티즌들은 “한국 정부나 중국 전부가 인천·항저우 대회 때 얼마나 많은 재정 지원을 했는지 봐야 한다”고 날선 비판을 했다.

이는 결국 대회 운영의 미흡으로 이어졌다. 선수촌을 따로 건설하지 않는 것은 최근 국제 이벤트의 추세라 특별히 지적할 것은 없었다. 하지만 목조 컨테이너, 크루즈선이라는 대안은 큰 비판을 받았다. 여기에 버스 배차 등도 엉망이었고, 한국 선수단 소개에 북한 국가가 나오는 등 엉뚱한 일이 많기도 했다. 한정된 예산 때문에 충분한 사전 점검과 리허설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추론으로도 이어진다.

특히나 한국이 많이 손해를 봤다는 점에서는 일본 내 여론도 고개를 끄덕이는 분위기다. 죄 없는 일본 국민들이 사과를 하는 웃픈 현상도 벌어졌다. 대회의 피날레를 장식한 남자 축구 결승전 뒤 시상식에서도 태극기 게양이 불발되는 황당한 사고가 벌어지는 등 끝까지 바람 잘 날이 없었던 아시안게임이었다.

▲ 차기 대회 개최지로 2006년에 이어 두 번째 아시안게임을 개최하는 카타르 도하 ⓒ연합뉴스
▲ 차기 대회 개최지로 2006년에 이어 두 번째 아시안게임을 개최하는 카타르 도하 ⓒ연합뉴스

하지만 오무라 히데아키 아이치현 지사 및 대회 조직위원장은 폐회식에서 이런 문제를 전혀 언급하지 않아 빈축을 샀다. ‘닛칸스포츠’ 또한 “이번 대회에서는 숙박환경, 선수, 스태프들의 수송 문제, 각국의 국가와 국기의 취급 문제 등이 빈발했다”면서 “오무라 지사의 폐회식 연설에서는 대회중의 문제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폐회식에서 도하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기를 받으며 차기 대회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2006년 한 차례 아시안게임을 치른 적이 있는 도하는 두 번째 대회 개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아시안게임을 올림픽 1년 전에 치르기를 권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차기 대회가 예정대로 2030년에 열릴지, IOC 권고대로 2031년에 열릴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한국 선수단은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근래 들어 가장 적은 금메달 39개에 그쳤다. 당초 40개는 기본이고, 45개에서 많으면 50개까지도 내심 기대하고 있었던 선수단 목표에 한참 못 미쳤다. 특히나 우리의 메달밭으로 여겼던 양궁·사격에서 후발주자들의 추격이 거세다는 것을 실감했고, 20년 전까지만 해도 메달이 쏟아져 나왔던 투기 종목에서의 하향세는 더 가팔라졌다. 

▲ 당초 금메달 40개 중반을 목표로 했던 한국 선수단은 금메달 39개에 그치며 떨어지는 국제 경쟁력을 실감했다 ⓒ연합뉴스
▲ 당초 금메달 40개 중반을 목표로 했던 한국 선수단은 금메달 39개에 그치며 떨어지는 국제 경쟁력을 실감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