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키워드 키워드 기준 i금일 기준 많이 본
뉴스 기사의 키워드 수집

"한국 7번에게 배워야 한다" 中 19세 에이스, 엄지성에게 제대로 반했다!…AG 끝나자 '투샷' 깜짝 공개→상대도 인정한 나고야 피치 지배자

작성일: 2026.10.05 01:41 박대현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연합뉴스
▲ 연합뉴스
▲ '중국 메시' 왕위둥(맨 오른쪽)이 엄지성(가운데)에게 흠뻑 매료됐다. ⓒ 중국 'HotpotFootball'
▲ '중국 메시' 왕위둥(맨 오른쪽)이 엄지성(가운데)에게 흠뻑 매료됐다. ⓒ 중국 'HotpotFootball'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중국 메시'가 엄지성(스완지시티)에게 흠뻑 매료됐다.

중국 축구가 미래로 꼽는 왕위둥(19·저장FC)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직접 맞붙은 엄지성에게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준결승 패배 뒤 공개적으로 "배워야 할 선수"라며 엄지를 치켜세운 데 이어 대회가 끝난 뒤에는 함께 찍은 사진까지 개인 소셜미디어(SNS)에 올렸다.

중국 축구 전문 계정 'HotpotFootball'은 4일 "왕위둥이 개인 SNS에 엄지성과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면서 "왕위둥은 닷새 전 인터뷰에서도 엄지성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낸 적이 있다"고 전했다.

사진 속에는 중국 대표팀 동료 콰이지원과 왕위둥, 엄지성이 나란히 서서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다.

흥미로운 건 두 선수가 이번 대회 준결승에서 적으로 만났다는 점이다.

왕위둥은 지난달 30일 한국과 준결승에서 선제골을 터뜨려 한국을 벼랑 끝으로 몰았다. 그러나 마지막에 웃은 쪽은 엄지성이었다.

엄지성은 코너킥으로 이영준(그라스호퍼) 동점골을 도운 데 이어 후반 37분 정확한 크로스로 배준호(스토크시티)의 역전 결승골까지 배달했다. 한국은 2-1 역전승을 거두고 결승에 진출했다.

경기 뒤 왕위둥은 자신과 비슷한 포지션에서 뛰는 엄지성의 경기력을 유독 눈여겨봤다고 털어놨다.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왕위둥은 "한국 7번 엄지성은 나와 포지션도 같고 스타일도 비슷하다"면서 "발밑 움직임의 속도와 볼을 처리하는 합리성이 정말 뛰어나다. 잉글랜드 챔피언십에서 뛰는 선수인 만큼 나 역시 그에게 많이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패배 직후 상대 선수를 향해 좀처럼 나오기 어려운 극찬이었다.

그리고 왕위둥이 주목한 엄지성은 결국 아시안게임 마지막 순간까지 빛났다.

엄지성은 지난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 대회 결승전에서 후반 16분 0-0 균형을 깨는 선제 결승골을 터뜨려 한국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일본이 경기 주도권을 쥐고 한국을 몰아붙이던 상황에서 나온 말 그대로 '천금 같은 한 방'이었다. 양민혁(베스테를로)의 패스가 일본 골키퍼를 스치며 흘렀고, 골문 앞에서 공을 잡은 엄지성이 상대 수비수를 따돌린 뒤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은 엄지성의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 2014 인천 대회부터 이어진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왕좌를 사수했다. 사상 최초 4회 연속 금메달이라는 새 역사도 썼다.

▲ 중국 축구 전문 계정 'HotpotFootball'은 4일 "왕위둥이 개인 SNS에 엄지성(사진 등번호 7)과 함께 찍은 투샷을 공개했다"면서 "왕위둥은 닷새 전 인터뷰에서도 엄지성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낸 적이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 중국 축구 전문 계정 'HotpotFootball'은 4일 "왕위둥이 개인 SNS에 엄지성(사진 등번호 7)과 함께 찍은 투샷을 공개했다"면서 "왕위둥은 닷새 전 인터뷰에서도 엄지성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낸 적이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가장 중요한 순간 '에이스'가 해결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엄지성은 경기 뒤 믹스트존에서 "계속 주도권을 빼앗기면서 수비를 많이 하고 있었기 때문에 하나만 기다리고 있었다. 민혁이가 잘 준 덕분에 좋은 기회가 왔다"고 돌아봤다.

완벽하게 계산된 슈팅은 아니었다.

전반 찾아온 기회를 그라운드 상태 탓에 살리지 못했다는 엄지성은 "다음에는 꼭 살리고 싶었다. 골 장면에서도 잔디 때문에 넘어지면서 슈팅했던 것 같은데 운이 좋았다"며 웃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 엄지성의 활약을 '운'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결승골은 그의 대회 4번째 득점이었다.

카타르와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전반에만 해트트릭을 폭발시킨 엄지성은 이후 득점 대신 동료를 살리는 데 집중했다. 준결승까지 도움 4개를 쌓았고 마지막 일본전에서 다시 직접 해결사로 변신했다.

한국이 이번 대회에서 기록한 첫 골과 마지막 골이 모두 엄지성 발끝에서 나왔다. 대회 시작과 끝을 한 선수가 장식한 셈이다.

별도의 개인 시상이 없는 대회지만 남자 축구 최우수선수(MVP)를 선정했다면 가장 먼저 이름이 거론될 만한 성적표(4골 4도움)였다.

무엇보다 엄지성은 이번 대표팀에서 특별한 책임을 짊어졌다.

2024년부터 잉글랜드 챔피언십 스완지시티에서 뛰고 있는 그는 올해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까지 경험한 성인 대표팀 자원이다.

2002년생으로 23세 이하 선수들이 출전하는 이번 대회에서 24세 이상 선수 3명에게 허용되는 와일드카드로 이민성 감독 선택을 받았다.

한국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손흥민(LAFC), 2022 항저우 대회 이강인(아틀레티코 마드리드)처럼 팀을 대표할 확실한 스타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엄지성이 그 빈자리를 채웠다.

"와일드카드에 대한 부담감이 없지는 않았다"고 털어놓은 엄지성은 중압감을 피하기보다 받아들이는 쪽을 택했다.

그는 "그 부담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인정하면서 제가 잘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선수들도 많이 도와줬고 그 안에서 제가 잘할 수 있는 부분을 해내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결승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상대의 빠른 템포와 좋지 않은 그라운드 상태 탓에 경기 초반 애를 먹었지만 스스로 무너지지 않았다.

엄지성은 "평소 같으면 컨디션도 떨어지고 자신감도 낮아졌을 텐데 오늘은 경기력보다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득점이나 도움을 올려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정신적으로 계속 다잡았다"고 밝혔다.

그 집념이 결국 한국 축구의 새 역사를 만들었다.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4연패뿐 아니라 엄지성 개인에게도 이번 대회는 특별한 기억으로 남게 됐다.

그는 "길다면 긴 여정을 우리가 원하는 결과로 마무리했다. 동료들에게 정말 고맙고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다"면서 "축구하면서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금메달과 함께 병역 혜택도 얻었다.

유럽에서 전성기를 열어갈 엄지성에게 선수 생활의 불확실성을 하나 덜어낸 결과이기도 하다.

그러나 정작 엄지성은 병역보다 '금메달'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병역 문제를 생각했다기보다는 모두가 금메달이라는 목표 하나로 모였고 그 결과를 얻었다는 게 기쁘다"며 "이후의 생활은 제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 이제 소속팀으로 돌아가 그 위치에 맞는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 연합뉴스
▲ 연합뉴스

이제 시선은 다시 유럽으로 향한다.

엄지성은 아시안게임 합류 전 2026-2027시즌 초반 6경기에서 2골 2도움을 기록하며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현재 소속팀이 챔피언십 1위를 하고 있다. 제게는 다시 경쟁이 시작된 것 같다"고 말한 그는 "오늘은 조금 기쁨을 만끽하고 돌아가서는 프로답게 또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평소 감정을 크게 드러내지 않는 엄지성도 이날만큼은 달랐다.

경기 뒤 동료들과 태극기를 들고 기념사진을 찍던 그는 갑자기 앞으로 뛰어나가 힘껏 점프하며 금메달의 기쁨을 온몸으로 표현했다.

엄지성은 "사실 제가 그런 스타일이 아닌데 그냥 너무 좋아서 해보고 싶었다. 너무 기뻐서 표현하고 싶었던 것 같다"며 웃었다.

며칠 전 그와 적으로 맞섰던 중국의 19살 에이스는 대회가 끝난 뒤 엄지성과 나란히 선 사진을 자신의 SNS에 남겼다. 중국 현지에서도 이 사진은 왕위둥이 앞서 엄지성을 향해 "배워야 한다" 밝힌 인터뷰와 맞물려 크게 주목받는 분위기다.

4골 4도움에 결승 한일전 결승골, 그리고 자신과 직접 맞붙은 상대국 최고 유망주의 공개적인 찬사까지. 엄지성은 그렇게 아시아 정상에서 자신의 이름 석 자를 굵직이 새겼다.

▲ 연합뉴스
▲ 연합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