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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다들 군대 보내라” 축구 대표팀 대형사고→AG 병역혜택 폐지? 여론 돌아서고 정치권도 등판

작성일: 2026.10.05 08:3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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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안게임 4연패의 위업을 쓴 축구 대표팀은 병역을 둘러싼 일부 선수들의 경솔한 발언으로 큰 질타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 아시안게임 4연패의 위업을 쓴 축구 대표팀은 병역을 둘러싼 일부 선수들의 경솔한 발언으로 큰 질타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한국 23세 이하 축구 대표팀은 3일 일본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에서 1-0으로 이기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4회 연속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이 레벨에서는 아시아 최강자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사실상 아시안게임의 피날레와 같았던 경기고, 평소 축구 국가대항전에 대한 관심, 그리고 한·일전이라는 의미까지 더해져 많은 국민들이 지켜봤던 경기다. 그런 경기에서 승리했으니 박수 갈채가 쏟아진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국민들이 그 박수를 거두는 데까지는 몇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경기 후 몇몇 선수들의 돌발 발언과 행동이 큰 지탄을 받았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굉장히 예민한 ‘병역’ 문제를 건드렸다.

올림픽에서 메달,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선수는 예술체육요원으로 현역 복무를 대신할 수 있다. 이전부터 꾸준히 ‘상당한 특혜’라는 평가와 비판을 받아왔다. 이런 여론을 알기 때문에 선수들도 병역혜택에 대해서는 상당히 신중하게 말하거나, 아예 언급을 안 한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런데 축구 대표팀의 일부 선수들은 달랐다.

대표팀 주장이었던 이기혁은 금메달 획득 후 방송 인터뷰에서 “금메달을 못 땄으면 한국에 돌아가서 입대가 9일 남았었다. 선수들에게도 군대 면제가 되게 중요한 대회였는데, 제게는 특히 현실적으로 코앞에 있었다. 간절했고 절실했다. 마음이 무거웠는데 짐을 덜어내 뜻이 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군대 안 갑니다”라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 축구 대표팀의 일부 선수들은 경기 후 병역혜택에 관련해 국민 정서와 반하는 경솔한 발언을 내놔 질타를 받았다 ⓒ연합뉴스
▲ 축구 대표팀의 일부 선수들은 경기 후 병역혜택에 관련해 국민 정서와 반하는 경솔한 발언을 내놔 질타를 받았다 ⓒ연합뉴스

다 같이 힘을 모아 금메달을 이끈 선수들의 각오와 소감을 설명하면 되는 자리였다. 굳이 ‘입대’, ‘군대’라는 단어를 꺼낼 필요가 없었고, 경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마치 다른 것을 다 제쳐두고 병역혜택을 위해 모든 힘을 짜냈다는 뉘앙스로 들릴 수 있었다. 여기에 “군대 안 갑니다”라고 환하게 웃은 것은 일반적인 사회 통념에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기혁뿐만이 아니었다. 이날 투지를 선보이며 결승골을 어시스트한 양민혁은 메달이나 트로피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군 면제라는 보상이 있으니, 그거 하나만 보고 경기를 했던 것 같다“며 동조했다. 역시 태극마크에 대한 책임감보다는 ‘병역혜택’에 방점을 찍은 대회였다고 실토한 것이다.

박승수는 한 술을 더 떴다. ‘전역모’를 쓴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굳이 안 먹어도 될 욕을 한 번에 뒤집어썼다. 역시 군대와 관련이 있었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 병역혜택을 받았으니 군대를 안 가고 이미 전역을 했다는 퍼포먼스로 보일 수 있었다. 역시 당시 상황에서는 해서는 안 될, 혹은 굳이 하지 않았어도 되는 행동이었다.

비판 여론에 화들짝 데인 해당 선수들은 모두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이기혁은 4일 귀국 기자회견에서 “주장인 만큼 제가 말의 무게를 생각하고 얘기했어야 한다. 국방의 의무를 쉽게, 가볍게 여긴 건 아니다”라고 사과했다. 양민혁도 “병역 혜택이 제가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가질 수 있었던 여러 동기 중 하나였다는 뜻이 잘못 전달됐다. 경솔한 발언으로 상처받고 실망하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 금메달 소감에서 "군대 안 간다"는 발언으로 팬들의 비판을 모은 축구대표팀 주장 이기혁 ⓒ유튜브채널 '오층스포츠부' 캡처
▲ 금메달 소감에서 "군대 안 간다"는 발언으로 팬들의 비판을 모은 축구대표팀 주장 이기혁 ⓒ유튜브채널 '오층스포츠부' 캡처

박승수도 “경기가 끝난 직후 현장에서 팬 분께서 주신 모자를 받아쓰게 됐다. 금메달을 딴 기쁨과 벅찬 마음이 너무 컸고, 그 순간 모자의 의미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못한 채 사진을 올렸다.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고 계신 분들을 조롱하거나 그 노고를 가볍게 생각하는 마음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심지어 대한축구협회까지 “일부 선수들의 경솔한 언행과 인터뷰로 많은 국민 여러분과 현역 장병들께 실망과 상처를 안긴 점 깊은 사과드린다”고 대국민 사과를 해야 했다.

이에 앞서 부진한 경기력으로 질타를 받은 야구대표팀 또한 주장 노시환이 과정보다는 결과가 중요하다는 식의 인터뷰를 해 역시 큰 비판을 받았다. 노시환 또한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혜택을 받은 선수였고, 부적절한 인터뷰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다만 당시에는 ‘군 문제’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는 차이가 있었을 뿐이다.

선수들에게 병역혜택은 물론 중요하고, 대회에 나서는 하나의 동기부여가 된다는 것은 사실이다. 이는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현역으로 복무하면 선수 경력이 끊어지고, 경기력을 유지하기 힘들다.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 특히나 인기 프로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은 몸값과도 그대로 직결된다. 하지만 그런 기쁨은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속으로만 간직하고 있었어야 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 전역모를 쓰고 게시물을 올려 큰 비판을 받은 박승수 ⓒ연합뉴스
▲ 전역모를 쓰고 게시물을 올려 큰 비판을 받은 박승수 ⓒ연합뉴스

당장 여론은 난리가 났다. 매번 아시안게임마다 나오는 비판 여론이 돌고 돌아 또 왔다. 여론에서는 “당장 군대에 보내라”, “병역혜택을 폐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여론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정치권도 곧 가세할 분위기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4일 SNS에 “군대가 혐오시설이냐, 사람이 못 갈 곳이냐, 매년 입대하는 수많은 청년은 모두 호구냐. 국가대표로서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선수들의 의식이 이 정도라니 너무나 참담하다”면서 “아시안게임 군 면제, 이제 재고해야 한다. 면제 없이도 우승하고 금메달 따오는 선수도 많지 않나”고 주장했다.

정치권이 움직이면 병역혜택에 대한 논의가 거세질 가능성이 있다. 예전에는 국위선양의 의미가 있었지만, 시대가 바뀐 지금은 낡은 제도라는 것이다. 실제 체육 선수들은 군 면제를 받는 반면, 이들보다 더 업적이 뛰어난 BTS와 같은 예술 직종의 남성들은 군 복무를 하는 경우가 많다. 형평성 논란은 자주 등장한다. 다만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한 채 흐지부지돼 이번 대회까지 왔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당시에도 야구 대표팀이 도마에 올랐고, 선수 선발의 공정성 등 여러 가지 논란이 벌어지자 정치권에서 국정감사에 들어가기도 했다. 당시 선동열 야구대표팀 감독이 직접 국정감사에 나가 진땀을 흘려야 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중국이나 일본 언론들은 "한국은 군 면제라는 엄청난 동기부여가 있다"면서 자국과 차이를 집요하게 비교하기도 했다. "한국은 군 면제 때문에 최선을 다한다"는 조롱에 가까웠다. 비교적 조용히 지나가는 듯했던 아시안게임 병역혜택 논란이, 마치 해외 언론의 조롱을 그대로 인정해버리는 듯한 축구대표팀의 연이은 대형 사고에 재점화됐다.

▲ 금메달에도 마냥 웃지 못한 축구 대표팀 ⓒ연합뉴스
▲ 금메달에도 마냥 웃지 못한 축구 대표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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