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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 디비전]74세 어른도 젊은이들과 대등하게 싸우네…부천에서 벌어진 대표 선발 전쟁 "이기면 쾌감 있죠"

작성일: 2026.10.06 07:00 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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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천에서 열렸던 디비전리그 T7 리그.
▲ 부천에서 열렸던 디비전리그 T7 리그.

 

▲ 선수용 탁구대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다.
▲ 선수용 탁구대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다.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스포티비뉴스=부천, 이성필 기자] "장난 아닙니다. 다 실력자들만 왔어요."

높은 아파트 숲 사이로 내리쬐는 햇살에 누군가는 가볍게 산책하며 여유를 즐기고 있었지만, 상가동 건물 지하에서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었다. 

지난달 19일 경기도 부천시 중동의 그린타운 한신아파트 상가 지하, '윤계혁 탁구교실'에는 라켓을 쥔 사나이들이 상대를 노려보며 거침없이 휘두르고 있었다.

7부 리그 격인 T7 실력 대단하네  

대한탁구협회가 주관하는 2026 탁구 디비전리그 T7의 부천시 대표 선발전 최종일, 한해 내내 땀 흘렸던 이들의 운명이 결정되는 날이었다. 승강제로 따지면 7부리그 대표를 뽑는 셈이다.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 자영업자 등 각자의 신분은 탁구장 안에서는 '선수'일 뿐이다. 부천시 탁구협회 소속 심판장, 감독관 등 구성원들이 이들의 경기 모습을 보면서 꼼꼼하게 경기 결과를 확인한다. 대한탁구협회 홈페이지에 정확하게 경기 결과를 넣어야 하기에 기록지는 승리 선수에게 챙겨 받는다. 

한정숙 경기 감독관은 "탁구협회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원해 치러지는 디비전리그다. 부상도 괜찮게 나온다"라며 동호인들을 위한 상품이 제공됨을 강조했다. 

다른 지역과 달리 부천은 리그가 꽤 늦게 끝났다. 경기가 상당히 치열했기 때문이다. 한 감독관은 "경기도 안에서는 부천이 좀 강하다. 도민체전 같은 대회에 나가도 꼭 수상하고 온다. 여기는 생활 체육이지만, 다른 지자체와 부천이 실력이 좋은 편이다. 지난해 경기도 대표로 디비전리그 전국 대회에 나간 선수 중 한 명이 부천시 대표였다"라며 자부심을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부천에는 대회를 열 수 있는 탁구장이 여섯 곳이나 된다. 학교 탁구부도 뼈대가 있다. 삼정초, 오정초가 가장 잘 알려져 있다. 소년체전에 경기도 대표로 나선 조이재는 12세 이하(U-12)부에서 전승 1위를 한 바 있다. 내동중학교의 서동현도 경기도 대표로 소년체전에 나섰고, 중원고는 지난해 제63회 종별탁구대회에서 최호준이 단식 준우승을 차지했다. 

초-중-고라는 뼈대가 탄탄하니 일반인들의 수준도 남다를 수밖에 없을 터, 한 감독관은 "탁구장, 탁구인이 부천에 정말 많다. 부천에 엘리트를 키우는 초, 중, 고교 탁구부가 있다. 자연스럽게 탁구 클럽이 만들어지게 되고 일반인 실력자들도 생길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체육관 한쪽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윤계혁 관장을 가리킨 한 감독관은 "윤계혁 탁구교실 소식 동호인이 꽤 많이 나온 것으로 안다"라며 슬쩍 공을 윤 관장에게 돌렸다. 

▲ 최민기(사진 오른쪽) 씨는 4강 진출 목전에서 집중력 부족으로 탈락, 아쉬움을 삼켰다.
▲ 최민기(사진 오른쪽) 씨는 4강 진출 목전에서 집중력 부족으로 탈락, 아쉬움을 삼켰다.

 

▲ 74세 최고령 홍태환 씨는 노익장을 과시했지만, 4강 진출을 이뤄내지 못했다.
▲ 74세 최고령 홍태환 씨는 노익장을 과시했지만, 4강 진출을 이뤄내지 못했다.

 

▲ 홍태환 씨는 젊은이들과 함께 대등하게 경기하는 것을 디비전리그의 재미로 꼽았다.
▲ 홍태환 씨는 젊은이들과 함께 대등하게 경기하는 것을 디비전리그의 재미로 꼽았다.

초-중-고 탁구부 있어 클럽-동호인도 탄탄한 부천 

이날 경기에 윤계혁 탁구교실 소속 동호인 6명이 뛰고 있었다. 부천의 탁구 분위기를 누구보다 잘 아는 윤 관장은 "지난해 우리 교실 소속 부천시 대표가 경기도 대회에 나갔었다. 전국 대회 진출을 눈앞에 두고 무너졌지만, 그래도 만족했다"라며 웃었다. 

디비전리그가 정착하고 동호인 사이에서도 등급이 나뉘면서 경쟁심과 투쟁심이 더 뜨거워졌다는 것이 윤 관장의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승강제의 경우 승격과 강등이 존재하지만, 탁구는 상위 등급으로 올라가면 이를 인정하고 밑으로 내리지는 않는다. 워낙 인구가 많으니 올리는 것이 실력을 더 키우는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어 그렇다. 

윤 관장은 "각자 자기 실력에 맞는 사람과 대등하게 경기하니 (디비전리그가) 더 활성화하는 것 같다. 조금 더 위를 목표로 하는 사람들이 훈련하니까 리그가 체계적이다. 지난해 우리 회원 중에서도 T7에서 T6으로 승급한 사례가 있다"라며 효과를 설명했다. 

이날 6명씩 4개의 조에 모여 경기했다. 예선 5경기를 통해 16강부터 우승을 가렸다. 기초 체력이 없다면 혹독한(?) 일정 소화가 어렵다. 그래도 즐기는 탁구니 지쳐도 거침없이 탁구대에 탁구공을 강타한다. 탁구대도 일반용이 아닌 선수용으로 갖춰져 있다 보니 휘두를 맛도 난다.

경기를 끝낸 선수가 다른 경기의 심판으로 나서며 전력 분석(?)도 하는 재미난 장면도 연출됐다. 막 경기를 끝낸 1974년생 최민기 씨는 굵은 땀방울을 떨어트리며 "오늘 출전한 선수들은 연령대가 비교적 젊은 편이다. 4명만 경기도 대회에 선발하니까 준비를 많이 했다"라며 그냥 치고 가지는 않을 것임을 다짐했다. 

안타깝게도 최 씨는 8강에서 이창헌 씨에 게임 점수 2-3으로 패하며 4강 문턱을 앞에 두고 패배, 다음을 기약했다. 최 씨를 향해 한 동호인은 "결과적으로 패했으면 멘탈이 약한 것이다"라며 팩트를 날렸다. 

 

▲ 결승전은 공식 경기 감독관이 심판을 보며 진행됐다.
▲ 결승전은 공식 경기 감독관이 심판을 보며 진행됐다.

 

▲ 부천치 T7 대표로 우승한 이상열씨, 윤계혁 탁구교실 대표가 시상했다(오른쪽부터).
▲ 부천치 T7 대표로 우승한 이상열씨, 윤계혁 탁구교실 대표가 시상했다(오른쪽부터).

74세 어른도 젊은피와 경쟁, 디비전리그의 참맛 보여줘

74세, 1953년생 홍태환 씨도 노익장을 과시했다. 이날 출전 선수 중 최연장자였다. 예술적인 스핀을 보여주며 8강에서 남경보 씨와 치열한 경기를 펼쳤다. 

홍 씨는 "젊은 사람들과 치는 게 재미있지 않나. 이기고 지는 것을 떠나서 재미로 하는 것이라 더 그렇다. 마라톤을 11년 정도 했고 탁구도 40년 쳤다"라며 엄청난 구력을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이전 그냥 대회와 디비전리그의 차이는 있을까. 그는 "재미있다. 젊은 분들과 쳐서 이기면 쾌감도 있다. 위로 올라가야겠다는 마음도 절로 생긴다"라며 웃었다. 의지 넘치는 홍 씨도 듀스 접전을 벌였지만, 남경보 씨를 넘지 못했다.

4강은 남경보, 이관희, 이상열, 이창헌 씨로 가려졌다. 이들이 부천시의 T7급을 대표해 오는 25일 화성 장안대학교에서 열리는 경기도 대표 선발전에 출전한다. 

최종 우승은 이상열 씨의 몫이었다. 이 씨는 '깍신', 즉 커트 플레이의 달인 주세혁 전 국가대표를 연상케 하는 플레이로 상대를 흔들었다. 남경보 씨와의 결승전에서 3-1로 이기며 환호했다. 

부천 T7급의 최고였지만, 우승 소감은 심플 그 자체였다. 이 씨는 "그냥 덤덤하다. 솔직하게 즐기려고 했다. 승패를 떠나서 즐기는 것에 집중했다. 탁구장을 다니고 계속 경기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실력이 는 것 같다"라며 경기도 대회 역시 마음을 비우고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오전 9시에 시작한 대회는 이 씨의 우승으로 오후 1시 반에 마무리됐다. 네 시간 반을 버티는 체력을 보유한 이 씨를 비롯한 부천시 대표들은 장안대에서 더 큰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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