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키워드 키워드 기준 i금일 기준 많이 본
뉴스 기사의 키워드 수집

[오피셜] “조용히 끝내야 한다” 감독 발언 폭로한 정수진…“선수 생활 못할 수도” 각오에 대한체육회선수위 긴급 진상규명 촉구

작성일: 2026.10.06 12:55 조용운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정수진이 왜 100g을 넘게 됐는지 설명하기 위해 자신의 선수 생활까지 걸었다. 정수진의 말이 사실인지, 그 과정에서 누가 무엇을 확인했고 무엇을 전달했는지 차분하게 밝혀야 한다. ⓒ대한체육회
▲ 정수진이 왜 100g을 넘게 됐는지 설명하기 위해 자신의 선수 생활까지 걸었다. 정수진의 말이 사실인지, 그 과정에서 누가 무엇을 확인했고 무엇을 전달했는지 차분하게 밝혀야 한다. ⓒ대한체육회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100g이 무거웠다. 하지만 정수진에게 더 버거웠던 건 계체 실패 뒤 쏟아진 비난과 자신이 겪은 일을 꺼내야 했던 시간인지도 모른다. 

"이런 글을 올리면 더 이상 선수 생활을 못할 수도 있다"고까지 했다. 은퇴까지 각오한 폭로였다. 대한체육회 선수위원회도 뒤늦게 이 사안을 들여다보며 "조용히 끝낼 일이 아니"라는 취지로 철저한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정수진은 지난달 30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유도 여자 48㎏급 16강에 나설 예정이었다. 상대는 타지키스탄의 알리야 무미노바였다. 

그러나 경기장에 정수진은 나타나지 않았다. 무작위 계체에서 허용 체중 50.4㎏을 단 100g 넘긴 50.5㎏이 나온 탓에 실격 처리됐다. 내용만 보면 정수진 개인의 체중 관리 실패로 보일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정수진에게 비판이 쏟아졌다. 

지난 4일 정수진이 직접 입을 열면서 이야기는 달라졌다. 그녀가 밝힌 경위에는 왜 경기 직전까지 체중을 맞춰놓고도 밥을 먹었느냐에 대한 답이 있었다.

정수진은 공식 계체를 힘겹게 통과한 뒤에도 경기 당일 아침까지 음식 섭취를 조절해 50.4㎏에 맞췄다고 했다. 이후 무작위 계체 대상이 누군지 감독과 코치에게 확인했고, 자신은 대상이 아니라는 설명을 들었다는 설명이다. 심지어 지도자에게서 "체중을 많이 감량했으니 얼른 천천히 밥 먹고 회복하라"는 말을 듣고서야 음식을 먹었다고 주장했다.

▲ 정수진 ⓒ연합뉴스
▲ 정수진 ⓒ연합뉴스

섭취한 음식도 구체적으로 밝혔다. 죽 약 300g에 바나나 200g, 이온음료 600g 정도였다. 경기를 앞두고 무리하게 폭식한 것이 아니라 계체 대상이 아니라는 지도자의 말을 믿고 경기 준비와 회복을 위해 먹었다는 이해가 가는 주장이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계체 종료를 불과 15분 앞두고 정수진은 자신이 대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했다. 그때부터 먹은 것을 토하고 머리카락까지 자르며 뛰었다. 마지막 순간까지 체중을 맞추려 했지만 결과는 100g이 발목을 잡았다.

더 큰 상처는 스승에게 받았다. 정수진은 지도자가 귀국 후 자신이 책임지겠다고 말했지만 남은 선수들을 지도하는 데 집중했고, 정작 자신에게는 비난이 쏟아졌다고 밝혔다. 더구나 귀국을 앞둔 아침 감독으로부터 "이대로 마무리가 돼야 조용히 끝낼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폭로했다.

선수 생활을 걸고 꺼낸 이야기였다. 정수진은 자신도 글을 올린 뒤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입을 연 건 출전하지 못한 억울함만을 호소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자신이 왜 비판받아야 했는지, 왜 지도자의 말을 믿고 밥을 먹었는지, 왜 계체 대상이라는 사실을 경기 직전까지 알지 못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했다는 입장이다. 

▲ 정수진 ⓒ대한체육회
▲ 정수진 ⓒ대한체육회

체육회 선수위는 정수진의 주장에 무게를 실었다. 6일 성명을 통해 "이번 사안은 선수 개인의 체중 관리 실패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계체 대상 여부를 정확히 확인하고 선수에게 전달하는 것은 국가대표팀의 기본적인 관리 업무이며, 그로 인한 정보가 식사와 수분 섭취를 비롯한 경기 준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에서다.

선수위는 선수에게 최종 확인 책임이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보다 먼저 지도자와 협회의 정보 전달 및 선수 관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를 따져야 한다고 했다. 특히 사건 이후 "조용히 마무리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 있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계체 대상 선정부터 전달 과정, 감독·코치의 선수 관리 책임, 사건 이후 선수의 권리와 명예가 침해됐는지 여부, 재발 방지책까지 전부 조사하라고 요구했다. “선수는 조직을 위해 침묵해야 하는 존재가 아니다”라는 메시지도 분명히 했다.

▲ 결국 대한유도회가 고개를 숙였다. 대한유도회는 5일 보도자료를 내고 "정수진의 계체 탈락 관련 개인 입장문과 제기되고 있는 내용에 관해 심각성을 무겁게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 대한체육회
▲ 결국 대한유도회가 고개를 숙였다. 대한유도회는 5일 보도자료를 내고 "정수진의 계체 탈락 관련 개인 입장문과 제기되고 있는 내용에 관해 심각성을 무겁게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 대한체육회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