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리뷰]'캣츠', 아름답고도 기괴한 볼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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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의 저력을 따지면 동급 최강. T.S 엘리엇의 시 '지혜로운 고양이가 되기 위한 지침서'가 바탕인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뮤지컬 '캣츠'는 1981년 초연 이후 현재까지 사랑받고 있는 초대형 히트작이다. 개성 만점 고양이 캐릭터, 환상적인 분위기, 아름다운 넘버로 팬들을 사로잡았다. 전세계에서 8100만 명이 관람한 것으로 집계되며, 한국에서도 최초로 200만 관객을 넘긴 뮤지컬에 등극했다.
이를 실사 영화화 한 '캣츠'는 집중적 관심을 받았다. '레미제라블'의 톰 후퍼가 메가폰을 잡고, 테일러 스위프트, 제니퍼 허드슨, 이드리스 엘바, 주디 덴치와 이안 맥켈런에 이르는 화려한 진용을 꾸렸다. 그러나 대사도 거의 없이 퍼포먼스 별로 단락이 나뉘는 '캣츠'는 감정의 파고가 이어지는 '레미제라블'과 완전히 다른 뮤지컬 영화다.
북미 첫 공개 이후 평론가와 기자들 사이에선 누가 더 참신하게 '캣츠'를 씹는지 대회라도 하나 싶을 만큼 경쟁적으로 악평이 쏟아져나왔다. 오묘한 비주얼이 일단 이유다. 인간 아닌 무엇이 인간을 닮은 정도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급격히 거부감이 든다는 '불쾌함의 골짜기'(언캐니 밸리, Uncanny Valley)는 예고편 공개부터 어느 정도 예고됐던 바. 허나 '캣츠'에서 제일 아쉬운 건 문제적 비주얼이 아니다.
어디서도 접한 적 없는 비주얼은 사실 자체로 '돈값' 느껴지는 볼거리다. 할리우드의 독한 평이 예방주사가 됐나 몰라도 거부감이 우려만큼 크지 않다. 다만 콘셉트가 비슷해도 뮤지컬과는 확연히 느낌이 다른데, CG가 만든 인간과 고양이의 묘한 경계보다는 달라진 장르의 영향이 크게 느껴진다.
복실복실한 전신타이즈를 입은 몸, 고양이 털과 귀를 심은 얼굴도 무대에선 몸짓과 실루엣으로 먼저 보이는 법. 하지만 커다란 스크린에선 하나하나를 곱씹게 된다. 허나 고양이들의 사연을 나열하듯 늘어놓은 '캣츠'엔 분장 아닌 표정에, 의상 아닌 캐릭터에 집중시킬 드라마가 부족하다. 아름답고도 기괴한, 참신하고도 민망한 그 어디를 오가는 비주얼이 들여다볼수록 생각이 많아질 수밖에.
주옥같은 넘버의 힘은 분명하다. 오리지널의 맛이 바탕인 춤과 노래가 확실히 눈과 귀를 붙든다. 사연많은 고양이 그라자벨라 역 제니퍼 허드슨이 부르는 '메모리', 치명적인 고양이 봄발루리나 역 테일러 스위프트가 선보이는 '맥캐버티'는 따로 떼어놓고도 볼만한 퍼포먼스다.
런던의 밤을 환상적인 컬러와 디자인으로 표현한 미술은 마법 같다. 특히 이야기를 끌고가는 어린 고양이 빅토리아 역의 프란체스카 헤이워드는 팝스타와 배우 군단 사이에서 눈에 쏙 들어온다. 세계적인 로열발레단의 수석무용수 출신답게 몸짓마다 사뿐하고 우아하다.
12세 관람가. 러닝타임 109분.
P.S. 3분쯤 앞당겨 끝냈으면 좋았을 걸.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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