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 전도사' 안정은, 틀을 깨다…"달리기에 여행·육아 녹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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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현 정형근 기자] 러닝을 접한 건 우연이었다.
대기업을 퇴사하고 어릴 때부터 꿈꾼 항공사 승무원에 도전한 안정은(31) 런더풀 대표는 1년여 준비 끝에 중국계 항공사에 합격했다. 하지만 비행기를 탈 순 없었다. 당시 중국과 사드(THAAD) 갈등으로 취업 비자가 나오지 않았다. 합격 소식을 듣고도 백수로 지내는 시간이 1년 가까이 이어졌다.
"그때 우울증과 불면증, 대인기피증이 한꺼번에 찾아왔어요. 대학 시절부터 경주마처럼 달렸는데 '그토록 열심히 산 결과가 이건가' 싶어 우울했죠. 그때부터 집 근처를 무작정 달리기 시작했어요. 신기하게 달리는 순간만큼은 기분이 상쾌하더라고요. 잠도 잘 잤고요.”
달리기는 안 대표를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오게 했다. 결승점은커녕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20대 취준생의 삶과 달리 러닝은 끝점이 있었다. 끝이 있다는 것. 그게 달리기의 매력이었다.
"요즘 2~30대는 대학 입시부터 취업, 결혼, 육아까지 헤쳐야 할 관문이 끝없이 이어지잖아요. 한 단계를 통과하면 또 다음 단계가 기다리고 있고. '이 관문도 내가 열 수 있을까' 늘 걱정하며 불안해하는 게 젊은 친구들의 삶이죠."
"달리기는 안 그래요. 반드시 끝이 있어요. 결승점만 지나면 걱정을 내려놓고 쉴 수 있죠. 이게 러닝의 가장 큰 매력이고 제가 달리기를 권하는 이유에요. 정신적으로 안정감이 커지고 활력이 생깁니다."
안 대표가 '러닝 전도사'로 뛰는 이유는 간명하다. 자신이 달리기를 통해 얻은 혜택을 조금이라도 널리, 그리고 온유하게 전파하기 위해서다.
"긴 거리를 안 뛰셔도 됩니다. 바깥 공기를 마시며 달리는 행위 자체가 밝은 생각을 갖게 하니까요. 스스로 결정한 결승점에 다다를 때 성취감은 건강한 몸은 물론 자신감까지 오르게 합니다. 삶이 바뀌는 거죠. 어떻게 아냐고요? 제가 증거인 걸요(웃음)."
지난달 7일 첫아이를 출산한 안 대표는 "임신 9개월까지 러닝을 즐겼다"며 임산부도 운동할 수 있다는 점을 역설했다. 현재는 부모와 러닝 전용 유모차를 탄 아기가 함께 달리는 '유모차 러닝'을 기획 중이다.
안 대표가 제안하는 '런트립' 개념도 흥미롭다. 여행지에서 단체 관광과 러닝을 두루 즐기는 여행 상품이다.
2019년 스포츠 문화 행사 기업 런더풀을 창립한 안 대표는 제주도 해안로와 중국 마카오, 모리셔스 등 국내외 유명 여행지에서 다수의 러닝 코스를 발굴해 런트립을 진행하고 있다.
여행 기획이 타이베이 자선 마라톤 등 현지 마라톤 대회 일정에 맞춰 이뤄지기도 한다. 관광지에서 유람을 즐기면서 마라톤 대회도 출전하는 것이다.
안 대표는 "아름다운 해외 명소를 함께 달리면 여행지 매력을 더 깊이 느낄 수 있다"고 귀띔했다.
국내 러닝 문화 확산 공로를 인정받아 2019년 대한민국인재상을 받은 그의 목표는 여전히 '달리기'다. 더 넓고 단단한 러닝 문화 확장에 온 신경을 집중한다.
안 대표는 오는 15일 일일 특별강사로 카메라 앞에 선다.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가 주최하는 '약한 국민없는 강한 대한민국 - 2023 공정주간 토크콘서트'에 출연해 학생들과 소통한다.
'인생은 마라톤이 아닌 이유'를 주제로 약 20분간 특강을 진행하는데 자신의 러닝 입문 계기와 이를 통한 변화, 올바른 운동 문화 정착의 필요성과 달리기 매력 등을 귀띔한다.
"러닝 인구가 더 늘어났으면 해요. 그럴 수 있도록 (러닝 관련) 문화 행사를 지속적으로 이어가려 합니다. 저처럼 달리기로 인생이 바뀐 경험을 더 많은 이가 공유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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