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성이 가슴 속 이야기를 드디어 꺼냈다… 내‧외야 겸업 도전, 박찬호가 도우미로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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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지난해 KIA 타선의 위기를 구해낸 주역 중 하나로 뽑히는 이우성(30)은 오랜 기간 하나의 욕심을 마음에 품고 있었다. 하지만 섣불리 이를 바깥으로 표현하지 못했다. 이야기를 할까 하다가도, 결국은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고 떠올렸다.
멀티 포지션이었다. 사실 오랜 기간 1군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던 이우성이었다. 어느 하나의 포지션이 아닌, 여러 포지션을 볼 수 있다면 1군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확률이 높다 여겼다. 하지만 괜히 주제넘게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것 같아 굉장히 조심스러웠다. 팀 내 주축 선수도 아니었고, 발언권이 센 것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연찮게 기회가 찾아왔다. 지난해 11월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마무리캠프 때였다.
KIA는 지난해 1루의 적임자를 찾지 못해 애를 먹었다. 황대인 변우혁 등 기대를 모았던 1루 자원들이 확실한 성적을 뿌리내리지 못했고, 결국 제대한 최원준을 1루수로 활용하는 등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반대로 외야는 비교적 풍족한 편이었다. 이에 김종국 KIA 감독과 팀 코칭스태프는 지난해까지 외야수로 뛴 이우성이 1루를 겸업할 수 있다면 활용성이 더 높아질 것이라 판단했다. 조심스럽게 이우성의 1루 가능성을 타진한 이유다.
이우성은 “오키나와 캠프 당시 감독님이 ‘고등학교 때 어떤 포지션을 소화했느냐’라고 물으시더라. 고등학교 1~2학년 때까지는 1루수로 경기에 나갔고, 3학년 때 외야로 나갔다. 팀 포수가 다치는 바람에 포수를 볼 사람이 없어 포수도 조금 봤었다. 그런 것들을 설명드렸다”고 했다. 그때까지도 이우성은 약간 소심했다고 떠올린다. 원래 자신이 품고 있었던 멀티 포지션에 대한 이야기를 쉽게 꺼내지 못했다. 하지만 코치들이 용기를 줬고, 결국 이우성은 김 감독에게 “1루도 배우고 싶다”고 드디어 이야기를 꺼냈다.
이우성은 “중간중간 나도 (1루 겸업의) 생각을 조금 하고 있었다. 여러 포지션을 해보면 나에게 나쁜 게 아닌 것 같았다. 1루를 소화하면서 내가 느끼는 것도 있을 것이고, 그렇다면 나중을 생각해서도 더 좋을 것 같았다”면서 “내가 확 말하지 못하는 성격이라서 코치님들에게 진심을 섞어 농담으로 했었는데 코치님들이 ‘자신 있게 한 번 말해보라’고 권유하셨다. 코치님들이 내 진심을 알아주셨고, 그래서 나도 그때는 이야기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고마워했다.
캠프 두 번째 턴 정도부터 이우성은 곧바로 1루에서도 공을 받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이후 처음으로 소화하는 1루였다. 심지어 캠프에 1루 글러브조차 챙겨오지 않았을 정도로 갑작스러운 변화였다. 하지만 이우성은 성실하게 훈련을 소화했고, 코칭스태프도 갑작스레 하는 것치고는 수비가 괜찮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우성이 올해 1루와 외야를 겸업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는 이유다.
이우성은 코칭스태프의 호평에 손사래를 친다. 부족한 점이 너무 많다는 냉정한 자기 진단이다. 이우성은 “난 타고난 사람이 아니다. 야구를 못했을 때도 잘 될 때까지 해보는 성격이었다. 1루에서 내 몸이 컨트롤되지 않다보니 (수비력이) 조금 많이 떨어졌다. 이제 더 열심히 해야 한다”면서 “캠프 때도 이왕 하는 것 코치님들에게 더 많이 배워보고 싶었다. 남들보다 열심히 하고 싶었는데 마음처럼 쉽지는 않더라. 진짜 더 노력해야 할 것 같다. 민폐를 끼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실 걱정도 된다. 너무 오래간만의 1루 수비다. 괜히 양쪽을 다 놓치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이우성도 “프로에서 거의 외야수만 봤고 1루를 같이 하는 것에 대해 설레기도 한다. 하지만 물론 걱정도 많다”고 했다. 결국 걱정을 없애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로 자신에 대한 믿음을 만드는 게 우선이다. 이우성은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걱정하기보다는, 하루하루 뒤에서 준비를 더 많이 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결국 준비는 훈련과 흘린 땀의 양에 좌우된다. 이우성은 쉴 여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11월 오키나와에서 마무리캠프를 소화한 이우성은 짧은 휴식 이후 12월 초부터 바로 광주에서 훈련에 들어갔다. 아침 일찍 경기장에 나와 웨이트트레이닝, 러닝, 캐치볼을 한 뒤 오후 2시가 넘어서야 퇴근한다. 요즘에는 팀 동료인 박찬호를 찾는다. 내야 수비 노하우를 전수받기 위해서다. 배울 것이 있다면 누구라도 찾아가는 이우성이다.
이우성은 “고등학교와 프로는 다르다. 포구나 기본 스텝, 송구, 그리고 바운드를 맞추는 그런 것들에 대해 찬호한테 많이 물어봤다. 찬호가 정말 많이 도와줬다”고 고마워하면서 “어렸을 때는 안 좋은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런데 진짜 쓸데없더라. 오늘 하루 잘하면 그 다음 날 못할 수도 있고, 그 다음 날은 또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면서 최대한 스트레스를 줄이고 겸업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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