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망이는 해민이 형, 헬멧은 범석이 거"…'넥스트 오지환' 백승현 왜 4년 만에 다시 타석에 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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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방망이는 (박)해민이 형 거 빌렸고요, 가드나 헬멧은 (김)범석이 거 빌려서 썼습니다."
점수가 16-5까지 벌어져 사실상 승패가 갈린 8회말, LG 팬들이 마치 승부처에서 홈런이 터진 것처럼 환호했다. 등번호 16번 타자가 타석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바로 LG 투수 백승현. 2020년 8월 투수로 포지션 전환을 결정한 뒤로는 처음으로 타석에 들어섰다. 4년 만의 타자 복귀(?)인 만큼 LG 팬들이 환호하는 것도 당연했다. 결과는 투수 땅볼이었지만 결과는 중요하지 않았다.
백승현의 마지막 타자 출전은 지난 2020년 7월 17일 한화전, 마지막 야수 출전은 같은 해 7월 21일 kt전이었다. 그리고 8월 투수 변신을 결심하고 2021년부터 불펜투수로 활약하기 시작했다. 한때 제2의 오지환으로 기대를 모았던 백승현이지만 LG는 백업 유격수를 준비할 여유가 없었다. 오지환도 자리를 내줄 일이 없을 정도로 건강했다.
마침 백승현은 2020년 1월 질롱 코리아 소속으로 호주 프로야구에서 뛰다 투수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마운드에 올라 시속 154㎞ 직구를 던져 화제가 됐었다. 스프링캠프 때만 하더라도 계속 야수로 도전하겠다고 했는데 반 년이 지난 뒤에는 생각이 바뀌었다. 이 판단이 옳았다. 오지환은 여전히 부상만 아니면 해마다 1000이닝을 책임지는 주전 유격수고, 백승현은 한국시리즈 우승에 일조한 불펜투수가 됐다.
그렇게 4년이 지났는데 백승현에게 다시 타석에 설 기회가 왔다. LG는 19일 잠실 두산전에서 8회까지 모든 야수를 기용했다. 지명타자도 지웠다.
6회 김범석이 문성주의 대타로 나오고, 최승민이 볼넷을 고른 김범석의 대주자로 출전했다. 7회에는 구본혁이 최승민의 대타로, 안익훈은 김현수의 대주자로, 김성우는 박동원의 대타로 경기에 나섰다. LG는 8회초 수비에서 지명타자를 포기하고 2번타순에 들어간 구본혁을 3루수로, 문보경을 오스틴 딘 대신 1루수로 옮겼다. 3번 타순은 투수 타석이 됐다.
이렇게 야수를 전원 소진한 가운데 8회 공격에서도 점수가 나오고 타순이 계속해서 돌아가면서 백승현 차례가 돌아왔다. 이제는 대타 카드가 없는 상황, LG 벤치는 야수 경험이 있는 백승현에게 타석을 맡겼다. 백승현은 "야수가 없어서 타순이 돌아오면 나가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오랜만에 타석에 들어갔는데 다리가 많이 떨렸다"고 얘기했다.
4년 만의 타석이라 더욱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다. 백승현은 "공을 못 맞히겠더라. 확실히 타자들은 대단한 것 같다"며 투수인 자신과 다른 야수들 사이에 선을 그었다. '투타 겸업'도 해보겠느냐는 얘기에는 "방망이와는 거리가 먼 것 같다. 투수로 열심히 하겠다"며 웃었다.
그렇다고 타석에서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초구와 2구에 헛스윙한 뒤 3구째를 때려 투수 땅볼로 잡혔다. 백승현은 "오랜만이기도 하고 감독님도 들어가기 전에 한 번 쳐보라고 하셔서 더 적극적으로 치려고 했다"고 말했다.
동료 야수들은 백승현에게 은근히 결과를 기대한 눈치다. 백승현은 "다들 한 번 진짜 쳐보라고 했다. 왼쪽 어깨에 벽을 만들라고 조언해주셔서 나도 잠깐 타자가 된 것 같았다. 타석 들어가기 전에 (대기타석의) 보경이한테 '이거 게임 아니지' 했는데 '형 진짜에요 빨리 들어가세요' 하더라"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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