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윅이다!' 금메달도 아닌데, 김예지는 어떻게 세계를 홀렸나… 파리 슈퍼스타 등극, 전 세계가 다 난리났다 [올림픽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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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아무리 전 세계 체육인들의 화합이라고 해도 어쨌든 금메달부터 최하위까지 순위가 매겨지는 게 올림픽이다. 은메달을 딴 선수가 금메달을 딴 선수보다 더 주목을 받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대한민국 사격에 귀한 은메달을 안긴 김예지(31·임실군청)는 예외다. 당장 대회 초반 최고 스타 중 하나로 떠올랐다. 뛰어난 실력은 물론 매력적인 이미지까지 풍겼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물론, 외신과 온라인도 다 난리가 났다. 엑스(옛 트위터)에는 김예지의 파리 올림픽 영상은 물론, 이전 대회에서의 ‘쿨’한 모습까지 소개되면서 역주행을 벌이고 있다.
미국 전국 단위 매체이자 유력지인 ‘USA 투데이’는 31일(이하 한국시간) “김예지는 2024 파리 올림픽 10m 여자 개인전에서 은메달을 차지했다”라면서 “지난 5월 25m 권총 경기에서 세계 기록을 세웠다”리고 보도했다. 여기까지 보면 평범한 대회 상보로 보인다. 그러나 USA 투데이 등 외신이 주목한 건 김예지의 뛰어난 실력은 물론, 전 세계 팬들을 사로잡은 이미지다.
USA 투데이는 “김예지의 멋진 모습이 SNS상에서 널리 퍼지고 있다. 액션 영화의 주인공처럼 보이게 만드는 안경을 쓰고 있다”면서 “그녀는 대회 동안 딸의 코끼리 인형을 허리에 차고 있었다”라고 독특한 모습을 인상 깊게 전했다.
영상 속 김예지는 모자를 뒤로 쓴 채 마지막 발을 쐈다. 흐트러짐이 하나도 없는 표정으로 표적지를 확인한 뒤 권총 잠금장치를 다시 확인했다. 이어 표적지를 바라보고 쿨하게 뒤로 돌아섰다. 사실 세계 신기록을 세운 순간인데 그 어떤 선수도 미소나 기쁨을 표현하는 게 당연했다. 그런데 김예지는 세계 신기록을 세운 순간인데도 미소를 보이지 않았다. 독특한 이미지는 여기서 생겼다.
이런 ‘여전사’ 같은 모습에 액션 영화 캐스트의 이야기가 나왔다. 전 세계 엑스 이용자들은 각자 사용하는 다양한 언어를 통해 김예지의 모습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그런데 또 김예지가 경기장에 코끼리 인형을 달고 다니는 평소 모습이 공개되면서 이미지가 복합적으로 변했다. 경기장에서는 누구보다 차가운 이미지지만, 평소에는 귀여운 멋도 가지고 있는 여전사라는 이미지다. 전 세계 팬들이 흥분할 만한 흥행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는 셈이다.
미국 매체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도 “김예지는 파리 올림픽에서 역사상 가장 쿨한 아이콘 중 하나로 떠올랐다. 김예지가 다른 선수들과 다른 것은 표적지를 확인하고 조준할 때 나온다. 다른 선수들도 김예지처럼 사격 안경을 착용하지만, 김예지는 더 쿨하고 하드코어한 존 윅을 떠오르게 했다”며 영화 주인공까지 언급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이자 엑스의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도 김예지의 영상을 보며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머스크는 자신의 엑스 계정을 통해 “액션 영화에 사격 세계 챔피언이 나온다면 멋질 것 같다”면서 “김예지를 액션 영화에 캐스팅해야 한다. 연기는 필요하지 않다”고 재치 있게 표현했다.
사실 최근 엑스에서 화제를 모은 영상은 이번 파리 올림픽 영상은 아니다. 지난 5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국제사격연맹(ISSF) 사격 월드컵 25m 권총 경기가 역주행을 했다. 당시 김예지는 42점을 솼다. 이는 세계 신기록이었다. 머스크가 김예지를 ‘사격 챔피언’으로 표현한 건 이 때문이다. 당시 김예지는 금메달, 그리고 함께 출전한 양지인(21·한국체대)이 은메달을 땄다. 이번 대회처럼 한국이 금·은메달을 석권했다.
상승세를 이어 간 김예지는 파리 올림픽에서도 은메달을 따내며 자신의 실력을 과시했다. 지난 28일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사격 공기권총 10m 여자 개인전에서 오예진(19·IBK기업은행)과 마지막까지 승부를 벌인 끝에 은메달을 차지했다. 오예진이 금메달을 획득하고, 김예지가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낸 한국 사격이 여전히 세계 정상권에 있다는 것을 상징하는 장면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파리 올림픽 메달리스트에 보낸 축전에서 “사격 선수 중 유일하게 두 종목에 출전한 엄마 사수, 김 선수의 남은 경기를 국민 모두와 함께 응원한다”고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김예지의 올림픽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파리 올림픽 사격 25m 권총 경기에 나선다. 아쉽게 은메달에 머문 김예지는 이 종목에서 다시 금메달에 도전한다. 이 종목은 다음 달 2일 본선, 3일 결선이 열린다. 김예지와 양지인이 이 종목 금메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한국 사격은 이번 대회에서 눈부신 선전을 거듭하고 있다. 한때 효자 종목으로 수많은 스타들을 배출했던 한국 사격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 금메달 1개와 은메달 1개를 기록했으나 지난 2020 도쿄 대회에는 은메달 1개에 그쳤다. 그동안 한국 사격을 이끌었던 스타 선수들이 은퇴하면서 하락세가 뚜렷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상위권 예상은 했지만 금메달을 장담할 수 있는 종목은 없었다.
그러나 파리 올림픽은 한국 사격의 부활을 알리는 완벽한 계기가 되고 있다. 반효진(대구체고)이 29일(이하 현지시간) 공기소총 10m 여자 결선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현재 한국 사격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2개와 은메달 2개를 수확 중이다. 27일에는 박하준(KT)과 금지현(경기도청)이 공기소총 혼성에서 은메달을 합작하며 좋은 출발을 알렸다. 28일에는 공기권총 10m 여자 결선에서 오예진(IBK기업은행)과 김예지(임실군청)가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땄다. 그리고 반효진이 29일 금메달을 추가했다.
한국 사격은 역대 최고 성적에 도전한다. 최고 기록은 2012년 런던 대회 당시의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다. 오히려 앞으로 남아 있는 종목이 종전 전망은 더 밝았다는 평가가 나오는 만큼 런던 대회 이상의 역대 최고 성적도 도전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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