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이닝 2위' 투수조장의 묵묵한 헌신, 국민타자는 고맙다…"초반에 사실 많이 부진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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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포항, 김민경 기자] "사실 초반에 많이 부진했거든요."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은 올 시즌 내내 묵묵히 헌신하고 있는 투수조장 최원준(30)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최원준은 올 시즌을 앞두고 투수조장을 맡으면서 에이스로 부활하기 위해 마음을 다잡았다. 지난 시즌 26경기, 3승10패, 107⅔이닝, 평균자책점 4.93에 그치면서 고개를 숙였으나 올해는 반드시 반등하겠다는 의지가 대단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휴가도 반납하고 마무리캠프에 합류해 같은 사이드암 출신인 조웅천 투수코치와 특훈을 하면서 체인지업 연마에 열을 올리는 등 애를 많이 썼다.
흘린 땀이 바로 보상으로 돌아오진 않았다. 최원준은 전반기 13경기에서 4승6패, 59⅓이닝, 평균자책점 6.67로 부진했다. 부진과 부상으로 거의 월마다 15일 정도씩은 2군에 다녀왔다. 전반기 내내 외국인 원투펀치 라울 알칸타라(현 방출)와 브랜든 와델이 부상과 부진으로 애를 먹이면서 선발진이 흔들리는 가운데 최원준마저 부진하면서 이 감독은 답답한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최원준은 포기하지 않았다. 부진한 와중에도 어떻게든 팀에 보탬이 되고자 최선을 다했다. 마운드에서 아무리 부진하고, 2군에 다녀와도 투수조장은 절대 내려놓지 않았다. 개인 성적이 아무리 안 좋아도 당장 마운드에서 최원준의 몫을 대신해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동료 투수들을 살뜰히 챙겼다.
올해 사실상 1선발을 맡았던 곽빈이 "(1선발이) 굉장히 무겁고 힘들다. 내년에는 아마 (최)원준이 형이 해줄 것이다. 진짜로 원준이 형이 내년에는 잘할 것 같다. 원준이 형도 내년에는 FA니까 좋은 성적을 냈으면 좋겠다. 진짜 옆에서 많이 도와준다. 형은 성적이 안 나와도 진짜 많이 도와줘서 항상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진짜 더 형이 잘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을 정도였다.
최원준은 후반기부터 조금씩 안정감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7경기에서 33이닝을 책임져 두산 선발투수 가운데 곽빈(36⅓이닝)에 이어 2위에 올랐다. 3위는 조던 발라조빅(6경기 32이닝), 4위는 시라카와 케이쇼(6경기 30⅓이닝)였다. 최원준의 후반기 평균자책점은 5.45로 여전히 높지만, 그래도 선발투수의 주요 임무인 이닝을 잘 끌어준 덕분에 마운드 운용에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였다.
최원준은 21일 포항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5이닝 89구 8피안타(1피홈런) 무4사구 3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면서 5-2 승리를 이끌었다. 2회말 이재현에게 선취 투런포를 허용한 것을 제외하면 손색없는 투구 내용이었다. 최원준은 직구(29개)에 슬라이더(22개), 포크볼(29개), 커브(9개)를 섞어 던지면서 삼성 타선을 요리했다. 떨어지는 공의 고민을 포크볼로 해소하면서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직구 구속은 138~143㎞로 형성됐다.
이 감독은 경기 직후 "최원준이 제 몫을 다했다. 그동안 잘 던지고도 팀 사정상 일찍 마운드를 내려간 적이 많았는데, 오늘(21일)은 아주 효율적인 투구로 실점을 최소화했다"고 칭찬했다.
이 감독은 하루 뒤인 22일 포항 삼성전이 폭염으로 취소된 가운데 최원준을 향한 칭찬을 이어 갔다. 이 감독은 "정말 좋다. 지금 사실 아주 훌륭한 투구를 보여주고 있다. 이닝을 많이 던지진 않았지만, 항상 5이닝을 책임질 수 있는 투수다. 사실 초반에 많이 부진했다. 그래서 2군에도 다녀오고, 원준이가 빠지면서 여러 가지 부침이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사실 지난 시즌 끝나고 떨어지는 공에 대해서 연구를 많이 했는데, 그게 잘 되지 않다가 후반기 들어서는 아주 좋은 피칭을 하고 있다. 또 투구 템포가 워낙 좋은 투수이기 때문에 야수진들이 정말 무더운 날씨에서 조금 편안할 수 있게 해준다. 그래서 던지는 것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로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라 생각한다"며 엄지를 들었다.
최원준은 동국대를 졸업하고 2017년 1차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해 2020년 스윙맨으로 데뷔 첫 10승을 달성하면서 기량을 꽃피우기 시작했다. 선발투수로 첫 풀타임 시즌이었던 2021년 29경기에서 12승(4패)을 달성하면서 158⅓이닝, 평균자책점 3.30을 기록해 생애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2022년에는 8승(13패)에 그쳐 3년 연속 10승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30경기에서 165이닝을 던지면서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하며 국내 에이스다운 기량을 이어 갔다.
최원준은 지난해 부진에 이어 올해도 냉정히 개인적으로 반등에는 실패했지만, 후반기 호투로 앞으로 다시 나아갈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 또 투수조에서 후배들의 중심을 잘 잡아주면서 스포트라이트에서는 조금 멀어졌지만, 여전히 왜 그가 그동안 두산의 에이스였는지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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