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있어 하는 선수가 프리킥 차는 게 규정"…SON 폭발, 포스테코글루 세트피스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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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상황별, 위치별로 더 자신있어 하는 선수들이 있다. 보통 그 선수가 킥을 한다. 다른 선수들은 모두 키커를 믿어야 한다."
손흥민(32)이 전한 토트넘 홋스퍼의 세트피스 내부 규칙이다. 그런데 이기심을 부리는 일부 선수들로 인해 최악의 장면을 연출했다.
토트넘은 지난 주말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치른 2023-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1-2로 패했다.
개막전에서 승격팀 레스터 시티와 비기면서 불안하게 출발했던 토트넘은 직전 에버턴과 경기를 크게 이겨 반등하는 듯했다. 연승의 기대감을 안고 만만치 않은 에버턴을 상대했는데 골을 주고받는 팽팽한 싸움 끝에 무릎을 꿇었다.
토트넘은 주전 센터백인 미키 판 더 펜이 빠지면서 라두 드라구신으로 구멍을 메웠던 후방이 안정감을 주지 못했다. 전반 37분 하비 반스를 막지 못해 첫 골을 내주면서 끌려가야만 했다. 조직적인 수비가 부족했다. 문전에 5명의 수비수가 있었는데 측면 크로스부터 반스의 마무리 슈팅까지 제어하지 못했다.
전반을 밀린 채 마친 토트넘은 후반 어렵사리 동점을 만들었다. 만회골을 위해 공세를 펴던 가운데 제임스 매디슨이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찬 슈팅을 골키퍼 닉 포프가 쳐냈고, 브레넌 존슨이 리바운드 슈팅으로 가져갔다. 이마저도 포프 골키퍼가 어렵게 막았는데 댄 번 몸 맞고 자책골이 됐다.
행운이 섞인 동점골로 토트넘이 기세를 탈 분위기였다. 그런데 뉴캐슬의 공격 짜임새가 토트넘의 방어보다 좋았다. 결국 알렉산다르 이사크에게 패스했고, 이사크가 마무리했다. 다급해진 토트넘은 남은 시간 세밀함이 부족한 공격만 반복하다가 1-2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문제는 결과보다 이기심을 부렸던 장면이다. 영국 언론 '풋볼런던'에 따르면 후반전 토트넘이 뉴캐슬 페널티박스 바깥에서 프리킥을 얻었을 때 이상한 장면이 연출됐다. 제임스 매디슨과 페드로 포로 중 누가 프리킥을 찰지 결정하지 못해 언쟁을 벌였다.
직접 프리킥으로 골을 넣을 수 있던 위치였기에 욕심이 날 법했다. 그래도 키커를 정하고, 그에 맞춰 후속 공격을 준비해야 하는데 토트넘은 계속 싸우기만 했다. 포로와 매디슨이 선뜻 결정하지 못하자 갑자기 이브 비수마까지 자기가 처리하겠다고 달려들면서 3명이 한데 뭉치는 이상한 상황이 연출됐다. 손흥민이 이들을 말렸으나 소용이 없었다.
당장이라도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결단을 내려야 했다. 그런데 벤치에서도 선수들이 알아서 결정하길 기다리면서 시간만 하염없이 흘렀다. 보다 못한 손흥민이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향해 소리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양손으로 2와 3을 만들었다. 등번호 23번인 포로가 처리하라는 주문이었다. 그러자 매디슨과 비수마 모두 공 주변을 떠났다. 감독에게 선택을 받은 포로는 강하게 찼지만 골대 위를 훌쩍 넘겨 괜히 시간만 허비한 세트피스로 마무리됐다.
풋볼런던은 "포로와 매디슨이 계속 감정 싸움을 하자 손흥민이 벤치에 있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결정을 내려달라고 소리쳤다"며 "선수나 주장이 결정할 수 있는 건데 말을 듣지 않았다. 결국 라두 드라구신이 벤치에 이를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토트넘은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이 떠나고 세트피스 전담 키커가 없다. 프리킥을 직접 처리하려고 언쟁하는 게 한두번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북런던 더비에서도 후반 41분 프리킥 찬스에서 손흥민과 에릭 다이어가 잠깐의 실랑이를 벌였다.
이와 관련해 스포티비의 '스포타임' 인터뷰에 응했던 손흥민은 "프리킥은 언제나 많은 경쟁이 펼쳐진다. 개인적으로 경쟁에서 한 걸음 물러나려고 한다. 싸우고 싶지 않다"라고 했다. 다이어도 "쏘니와는 절대 싸우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에 손흥민은 "절대로 싸우지 말자. 다이어도 정말 뛰어난 프리키커다. 그러니 누가 프리킥을 차든 믿을 수 있다"라고 신뢰했다.
그럼 평소 키커는 어떻게 정할까. 가위바위보?라고 농담을 한 손흥민은 "사실은 느낌에 따라 결정한다. 상황별, 위치별로 더 자신있어 하는 선수들이 있다. 보통 그 선수가 킥을 한다"며 "다른 선수들은 모두 키커를 믿어야 한다. 편안하게 슈팅을 가져갈 수 있도록요. 그게 우리 선수단의 일종의 규칙"이라고 강조했다.
이제는 그마저도 사라진 모습이다. 동료를 믿고 응원하기보다 자신의 스탯 하나에 더 목을 메는 장면이 개막 후 벌써 2패를 당한 토트넘의 현주소를 잘 보여준다.
이제는 손흥민이 욕심을 내야 할 때로 보인다. 손흥민은 토트넘과 달리 한국 축구대표팀에서는 전담 키커로 활약한다. A매치에서 프리킥으로만 6골을 넣었다. 케인이 한창 프리킥 실패가 늘어갈 때 손흥민이 간혹 토트넘에서도 찬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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