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문이형’ 부름에 달려갔던 그 지도자… 한화 선두 질주의 오른팔로, 명장이 “내가 말 들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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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김경문 한화 감독은 지난해 시즌 중반 위기에 빠진 한화 사령탑에 취임하면서 코칭스태프를 개편했다. 세간의 가장 큰 관심을 모은 변화는 역시 양상문 투수코치 영입이었다. 거물급 코치였다.
양상문 코치는 롯데와 LG에서 감독 생활을 했다. 프로야구 현장에서 오를 수 있는 최정점의 위치를 경험한 지도자였다. 그리고 LG에서는 단장 역임했다. 역시 프런트에서 오를 수 있는 최정점까지 간 거물급 인사였다. 한화 코치로 가기 전까지는 SPOTV 해설위원으로 일하며 현장의 존경을 한몸에 받았다. 싫어하는 사람이 없는 프로야구의 대표적인 호인 중 하나다.
사실 감독 출신, 게다가 단장까지 역임한 거물급 인사가 한 명의 ‘기술 코치’로 간다는 것은 전례가 거의 없는 일이었다. 감독 출신이 수석코치로 가는 경우는 몇몇 있었지만, 양 감독은 투수 코치였다. 어떻게 보면 상당히 많은 단계가 강등된 셈이었다. 그러나 양 코치는 망설임 없이 짐을 싸 대전으로 향했다. 김 감독은 양 코치가 한화 투수진을 이끌 적임자라고 생각해 즉각 제의했고, 양 코치는 그 부름에 망설이지 않고 달려갔다. 방송국에서 큰 입지를 다지고 있었지만, 그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현장으로 뛰어 들어갔다.
두 지도자는 각별한 사이다. 중학교 2년 선·후배 사이다. 어린 시절부터 친분이 있었다. 김 감독은 양 코치를 아꼈고, 양 코치는 김 감독을 잘 따랐다. 프로에서 인연이 많지 닿지는 않았지만, 두 지도자 모두가 60대가 돼 다시 만났다. 처음에는 ‘올드보이’들이 만났다는 점에서 달갑지 않은 시선도 있었다. 요즘 야구 트렌드에 취약할 것이라는 선입견이었다. 하지만 두 경험 많은 지도자는 성적으로 모든 것을 증명하고 있다.
나이는 많지만, 배움에는 나이가 없었다. 모두 공부하는 지도자들이다. 김 감독은 대표팀 감독에서 물러난 뒤 미국에 체류하며 선진 야구를 배웠다. KBO리그가 돌아가는 것을 보고 자신의 부족한 점을 짚고 또 반성의 시간과 발전의 시간을 가졌다. 양 코치는 일찌감치 학위를 땄을 정도로 ‘공부하는 지도자’로 명성이 높았다. 해설위원으로 KBO리그를 가까이 보면서 계속 공부를 하고 있었다.
양 코치는 지난해 부임 이후 한화 마운드를 안정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화로 간 직후 “매력 있는 젊은 투수들이 많다. 급하지 않게, 그러면서도 착실하게 성장하는 선수가 나오도록 노력하겠다”는 다짐 그대로였다. 김 감독으로부터 투수 파트의 재건을 주문받은 양 코치는 올해 한화의 질주를 이끄는 마운드를 만들어냈다. 한화는 8일까지 시즌 37경기에서 팀 평균자책점 3.16으로 2위를 달리고 있다. 리그 1위인 kt(3.11)와 차이가 거의 없다.
선수들에게 신망이 두텁고, 감독으로부터도 믿음이 두텁다. 김 감독은 투수 운영에 있어 양 코치에게 의지하는 바가 크다. 양 코치도 김 감독의 의중을 잘 읽는다. 김 감독의 투수 교체 타이밍을 잘 알기에 미리미리 준비를 다 해둔다. 김 감독은 양 코치와 의견을 주고 받으며 투수들의 휴식일, 투입 시점을 결정한다. 그래서 그런지, 김 감독과 양 코치는 경기 내내 더그아웃에서 붙어 있고 자주 의견을 주고받는다. 두 지도자의 프로 지도자 경력을 합치면 KBO리그에서는 범접할 콤비가 없다.
김 감독은 양 코치가 올해 팀 선두 등극의 일등공신이라고 치켜세운다. 김 감독은 양 코치와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에 대해 “웬만하면 3연투를 안 하려고 한다. (투수들이) 오늘 안 나오더라도 (불펜에서) 풀고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 오늘은 안 던지게 하자든지 그런 투수 쪽의 이야기를 아무래도 많이 한다”면서 “양 코치가 이야기를 하는 것은 들어야 한다. 감독으로도, 코치로도 경험이 많은 투수 코치”라고 말했다. 절대적인 믿음을 드러내는 김 감독의 얼굴에 미소가 꽃피었다.
양 코치도 감독을 오랜 기간 해봤기에 감독의 고충을 잘 안다. 앞에 나서지 않으며 뒤에서 묵묵히 준비하며 감독이 활용할 수 있는 선택지를 늘려주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감독은 그 준비를 믿고 과감하게 운영을 한다. 젊은 지도자들이 가진 장점도 있겠지만, 두 베테랑 지도자의 케미스트리 또한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올드보이라고 불렸던 두 지도자가 '나이 많은 지도자는 이제 안 된다'라며 자칫 극단적으로 흘러갈 수 있었던 KBO리그의 인식을 바로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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