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충격요법 대성공' 잠자던 50억 FA 야심작을 깨웠다…"독기를 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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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대전, 윤욱재 기자] "독기를 품고 있었다"
자존심이 상할 법도 했다. 한화가 지난 겨울 50억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영입한 유격수 심우준(30)은 한국시리즈 1~2차전 내내 벤치를 지켜야 했다.
한화는 심우준이 내야 사령관 역할을 해내면서 수비에 안정감을 더했고 이것이 정규시즌을 2위로 마치는 원동력이 됐으나 방망이가 안 맞아도 너무 안 맞으니 고민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심우준은 정규시즌에서 타율 .231에 그쳤고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에서도 타율 .077로 깊은 부진에 빠졌다.
결국 한화는 칼을 빼들었다. 한화가 적지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1~2차전에서 공격력 강화를 위해 심우준을 과감히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한 것. 한편으로는 심우준에게 강한 자극을 안기는 충격요법이기도 했다.
심우준은 대전 홈으로 돌아왔으나 신세가 나아진 것은 아니었다. 한화는 2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LG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도 선발 라인업에 심우준의 이름을 넣지 않았다.
이날 경기에서도 벤치를 지키던 심우준은 마침내 7회말 1사 1루 상황에서 대주자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한화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한국시리즈에 출전하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결과는 좋지 않았다. 최재훈의 타석 때 2루 도루를 시도했으나 태그 아웃을 당한 것이다. 한화가 1-2로 지고 있을 때라 그 아쉬움은 더했다.
그러나 심우준은 좌절하지 않았다. 심우준은 "우리가 1-2로 지고 있었다. 노아웃이나 2아웃이었으면 뛰지 않았을 것이다"라면서 "사실 그런 상황에 뛰라고 대주자가 있는 것이다. 포수 박동원 선배의 송구가 너무 좋았다. 결과론이지만 나는 잘 뛰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하늘은 그에게 만회할 기회를 부여했다. 한화는 8회말 대타로 나온 황영묵이 밀어내기 볼넷을 고르면서 3-3 동점을 이뤘고 1사 만루 찬스에 심우준이 타석에 들어섰다. 심우준의 상대는 LG 마무리투수 유영찬이었다. 볼카운트 1B 1S에서 유영찬이 3구째 던진 시속 151km 직구가 몸쪽으로 들어왔고 심우준은 과감하게 방망이를 돌렸다.
방망이가 부러질 정도로 잘 맞은 타구는 아니었다. 그런데 타구는 좌측 외야를 향하고 있었다. 주자 2명이 충분히 득점할 수 있는 적시타가 터진 것이다. 한화는 심우준의 역전타에 힘입어 5-3 리드를 가져갔고 최재훈의 우전 적시타를 더해 7-3으로 달아나면서 쐐기를 박았다.
그렇게 한화는 7-3 역전승을 거두면서 한국시리즈 첫 승을 따냈다. 한국시리즈 벤치 멤버에서 일약 영웅이 된 심우준은 "역전타를 쳐서 기분 좋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아서 기분 좋고 앞으로 우리 팀이 더 이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큰 경기는 컨디션이 좋은 선수가 나가는 것이 맞다"라는 심우준은 "독기를 품고 있었다. 그래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앞으로 남은 경기도 라인업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독기를 품고 내가 뭘 할 수 있는지 잘 찾아보겠다. 사실 한국시리즈 1차전부터 뛰고 싶었는데 아쉽게 2차전까지 나가지 못했다. 그래서 더욱 독기가 생겼다. 앞으로 컨디션을 좀 더 끌어 올려서 경기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과연 심우준이 이날 결승타를 계기로 다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까. 심우준은 "앞으로 스타팅으로 나가면 수비에 더 치중할 것이고 경기 후반에 나가면 대수비나 대주자로 더 단단히 준비하겠다"라고 각오를 보였다.
심우준은 KT 시절이던 2021년 두산과의 한국시리즈에서 타율 .400로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창단 첫 통합 우승과 함께 했던 기억이 있다. 비록 올해는 한국시리즈 시작부터 벤치에 머물렀지만 팀이 2연패를 당하고 첫 승이 절실했던 순간에 '해결사' 역할을 해내면서 남다른 존재감을 뽐냈다. 그야말로 '독기'를 제대로 품은 심우준이 앞으로 한국시리즈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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