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장, 또 안세영이야! 중국 만리장성 초전박살...안세영, 말레이 오픈 결승서 중국 왕즈이 꺾고 우승 '새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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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장하준 기자] 여자 배드민턴 세계 최강자 안세영(삼성생명)이 다시 한번 정상에 섰다. 2024년, 2025년에 이어 2026년에도 말레이시아오픈을 제패하며 대회 3연속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스스로 내건 ‘무패 시즌’이라는 거대한 목표를 향해 첫 단추를 확실히 끼운 셈이다.
안세영은 11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악시아타 아레나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1000 말레이시아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랭킹 2위 왕즈이(중국)를 2대0(21-15, 24-22)으로 꺾었다. 경기 시간은 55분 남짓으로, 치열한 랠리와 흐름 전환이 반복됐지만 마지막에 웃은 쪽은 세계 1위였다.
이번 우승으로 안세영은 말레이시아오픈 3연패라는 새 이정표를 세웠다. 2024년과 2025년 잇달아 정상에 오른 데 이어 결승에서 숙적 왕즈이마저 제압하며 세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두 선수는 최근 몇 년 동안 국제무대에서 가장 많은 맞대결을 펼쳐온 라이벌 관계다. 통산 전적에서도 안세영은 왕즈이를 상대로 16승 4패로 크게 앞서고 있으며, 특히 지난해에만 여덟 번 만나 모두 승리했다.
안세영의 시작은 다소 무거웠다. 1게임 초반 선취점을 손에 넣었으나 이후 6실점을 연달아 허용하며 거친 흐름을 탔다. 첫 경기부터 강력한 스매시가 자주 라인 밖으로 벗어나거나 점프 타이밍이 맞지 않는 등 세밀함에서 흔들림이 보였다. 전날까지 이어진 강행군의 피로감이 신체와 감각 모두에 영향을 주는 듯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안세영은 11점 인터벌 이후부터 경기 리듬을 되찾기 시작했다. 공격 패턴을 점차 바꾸며 상대를 흔들었다. 이전까지 자주 시도했던 강력한 점프 스매시 대신 하프 스매시와 푸시, 깊숙한 하이 클리어 등 상대 리듬을 깨는 기술을 투입했다. 이 선택은 순식간에 효과를 내며 연속 득점을 이끌어냈고, 왕즈이 스텝을 어지럽히는 장면이 반복됐다. 중반 이후 7연속 득점이 나오자 흐름은 단숨에 기울었다. 결국 20-15에서 왕즈이의 실책을 유도하며 첫 게임을 가져오는 데 성공했다.
문제는 2게임이었다. 왕즈이는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특유의 찢어지는 각도 공격을 앞세워 안세영의 앞쪽 움직임을 견제했고, 하프 스페이스 공략으로 스코어를 벌렸다. 특히 7-8에서 연속 4포인트를 가져왔을 때 객석에서도 탄성이 흘러나왔다. 인터벌 이후 안세영이 8-14까지 밀리며 점수 차가 크게 나는 순간엔 중국 측 응원단이 환호했다.
그러나 경기의 진짜 장면은 그 다음부터 펼쳐졌다. 안세영이 완전히 다른 속도로 싸움을 시작했다. 왕즈이의 힘이 빠진 순간을 정확히 읽어내며 좌우로 찢는 스트레이트 공격, 빠른 스텝으로 이어지는 스매시-드롭-푸시 콤비네이션이 폭발했다. 체력적인 부담이 보임에도 안세영의 발은 잠시도 멈추지 않았고, 현지 중계진은 “이건 남자 선수 못지 않은 풋워크다”라고 감탄했다. 그 과정에서 6연속 득점이 나오며 승부는 다시 19-19 동점이 되었다.
이후는 말 그대로 ‘챔피언의 구역’이었다. 왕즈이가 앞서가면 안세영이 따라붙고, 왕즈이가 챔피언십 포인트를 노릴 타이밍에는 실수가 튀어나왔다. 왕즈이는 거듭되는 장기 랠리 속에서 숨이 차오르며 공격 정확도가 눈에 띄게 떨어졌고, 반대로 안세영은 마지막까지 스매시와 드라이브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22-22에서 왕즈이의 대각 공격이 네트를 넘지 못했고, 23-22에서 챔피언십 포인트를 잡은 안세영은 마지막 랠리에서 대각 스매시를 정확히 꽂으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 순간 경기장은 환호로 뒤덮였고, 안세영은 미소를 지으며 네트를 넘어 왕즈이와 포옹했다.
이 승리는 단순한 시즌 첫 우승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안세영은 지난해 단일 시즌 최다승(11승·단식 기준), 사상 최고 승률(94.8%), BWF 단일 시즌 최대 상금(100만3175달러) 등 배드민턴 역사에 남을 기록들을 세웠다. 올해 역시 ‘무패 시즌’을 언급할 정도로 강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말레이시아오픈 3연패는 그러한 계획의 출발점이자 선언이다. 안세영의 다음 목표는 인도오픈과 아시안게임으로 이어진다. 일정은 숨 돌릴 틈 없이 진행되지만, 첫 대회부터 자신의 독주가 이어질 수 있음을 강력히 증명한 셈이다.
왕좌는 여전히 안세영에게 있었다. 그리고 2026년 역시 그 이름이 세계 배드민턴을 주도하는 해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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