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자다가도 깨울 사나이, 이정후 가을 꿈도 위협하나… 올해도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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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놀란 아레나도(35)는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스타 3루수다. 공·수 모두에서 균형 잡힌 기량을 갖춘 몇 안 되는 3루수로 오랜 기간 리그를 호령했다. 30개 이상의 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인데, 여기에 수비까지 최고였다. 가치가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아레나도는 2013년 콜로라도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뒤 지난해까지 빅리그 13시즌 동안 1787경기에서 타율 0.282, 353홈런, 118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46을 기록한 혁혁한 성과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 2013년부터 2022년까지 10년 연속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대기록을 가지고 있다. 이중 6번은 골드글러브 중에서도 최고 훈장인 플래티넘 골드글러브 수상자였다. 여기에 8번의 올스타, 5번의 실버슬러거 경력까지 가지고 있다.
콜로라도에서 뛰던 시절 류현진(당시 LA 다저스)에게 굉장히 강한 선수로 이름을 날리기도 했다. 통산 류현진과 34번 상대해 타율 0.516, 4홈런, 1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591을 기록하는 등 류현진 킬러로 명성을 떨쳤다. 그랬던 아레나도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로 돌아온다. 애리조나가 아레나도의 경력과 반등 가능성을 믿고 과감한 베팅을 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 등 현지 언론들은 “애리조나가 세인트루이스와 트레이드로 놀란 아레나도를 영입했다”고 14일(한국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애리조나는 아레나도를 영입하는 대신 유망주 투수 잭 마르티네스를 세인트루이스로 보냈다. 세인트루이스는 아레나도의 잔여 연봉 4200만 달러 중 상당 부분인 3100만 달러를 보조한다.
아래나도는 콜로라도 소속이었던 2019년 2월, 9년 총액 2억7500만 달러라는 대형 계약을 한 바 있다. 대형 계약에 걸맞게 아레나도는 여러 팀의 트레이드 거부권을 가지고 있었다. 이는 근래까지 아레나도의 트레이드를 어렵게 하는 요소였다. 리빌딩 버튼을 살포시 누르고 있는 세인트루이스는 최근 1년 동안 아레나도 트레이드에 노력했지만, 여러 조건이 걸려 성사되지 않았다. 하지만 아레나도는 새로운 도전을 위해 트레이드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이적을 받아들였다.
아레나도는 2021년 트레이드를 통해 세인트루이스로 이적했다. 당시 세인트루이스는 우승을 노리던 팀이었고, 아레나도는 그 퍼즐 조각을 맞춰줄 적임자로 뽑혔다. 이적 후 한동안은 그럭저럭 좋은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2023년부터 공격 생산력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2023년 144경기에서 OPS(출루율+장타율) 0.774에 그치며 큰 폭의 생산력 저하를 보였고, 2024년에도 152경기에 나갔으나 OPS 0.719에 그쳤다. 계속 하락세였다.
끝내 지난해에는 최악의 성적을 내 선수 가치가 크게 떨어졌다.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시즌 107경기 출전에 그쳤다. 활약과 별개로 항상 건강하게 뛰던 아레나도의 몸 상태에 대한 의구심까지 일어났다. 결국 107경기에서 타율 0.237, 출루율 0.289, 12홈런, 52타점, OPS 0.666에 그치며 무너졌다. 세인트루이스로서는 골칫덩어리가 된 셈이다. 이는 세인트루이스가 잔여 연봉 중 대부분을 보조하면서까지 아레나도를 비워내려는 결과로 이어졌다.
그렇다면 애리조나는 왜 하락세가 뚜렷한 아레나도를 영입했을까. 우선 주전 3루수가 비어 있었다. 애리조나는 지난해까지 주전 3루수를 보며 장타력을 과시했던 에우헤니오 수아레스를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앞두고 시애틀로 트레이드했다. 이후 여러 선수들을 3루에 기용했으나 확신을 주는 선수는 없었다. 아레나도를 영입해 향후 2년 정도 징검다리로 쓴 뒤, 그 다음을 기약하겠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아레나도의 연봉 부담이 크지 않다. 올해 500만 달러, 내년 600만 달러 등 총액 1100만 달러만 지불하면 된다. 유망주 출혈도 크지 않았다. 또한 애리조나는 아레나도의 반등 가능성에 베팅했다. 세인트루이스의 홈구장 부시 스타디움은 애리조나의 홈구장 체이스 필드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투수 친화적이다. 아레나도가 아직은 20개 이상의 홈런을 칠 수 있는 선수라고 판단한 것이다.
마이크 헤이젠 애리조나 단장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그는 우리에게 매우 적합한 인재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하면서 “작년에는 선수 스스로도 이해하기 어려운 결과였을 것이다. 우리의 홈구장인 카디널스보다 타자에게 유리한 환경이기도 하다. 공격에서 지속적으로 공헌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여전히 뛰어난 수비수이기도 한 아레나도가 수비력으로 투수들의 뒤를 받치는 잘 보이지 않는 무형적 효과 또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레나도가 어떤 반등을 보여줄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애리조나는 당장의 큰 전력 손실은 없었다. 아레나도의 가세로 애리조나는 공격의 역동성을 더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에 안 그래도 경쟁이 치열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가 더 전쟁터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애리조나는 2023년 84승78패(.519)를 기록해 LA 다저스에 이어 지구 2위에 올랐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 다저스를 ‘충격의 광탈’로 몰아넣더니 월드시리즈 진출까지 성공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다만 그 기세가 오래 이어지지는 않았다. 2024년 89승73패(.549)를 기록하며 정규시즌 승률을 더 끌어올렸으나 다저스·샌디에이고에 밀려 포스트시즌에 가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다크호스로 평가됐으나 80승82패(.494)로 5할도 하지 못한 채 지구 4위로 밀렸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괜찮은 전력을 갖춘 데다 전력 보강도 진행하고 있고, 부상에서 돌아올 선수들도 있어 올해도 역시 다크호스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구 최강 팀인 다저스야 큰 영향을 받지 않겠지만, 와일드카드 레이스 경쟁을 하는 샌디에이고·샌프란시스코에는 상당히 까다로운 팀이 될 것이 분명하다. 메이저리그 진출 후 가을 야구를 아직 해보지 못한 이정후에도 애리조나의 전력 보강은 그다지 좋은 소식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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