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으면 아무도 이 번호를 못 쓰게"…다저스에선 못 쓰는 등번호, 3500억 타자도 예외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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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LA 다저스 새 외야수 카일 터커는 22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입단 기자회견에서 "가능하다면 30번을 계속 달고 싶었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마지막 5시즌, 그리고 2025년 시카고 컵스에서도 사용한 번호가 바로 30번이었다.
다저스의 30번 주인은 데이브 로버츠 감독. 그러나 로버츠 감독이라서 터커가 달지 못한 것은 아니다. 다저스에서 30번은 단순하거나 가벼운 숫자가 아니다.
1962년 모리 윌스는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도루 104개를 성공시키며 20세기 현대 야구에서 단일 시즌 최초로 100도루를 성공한 선수가 됐다. 내셔널리그 도루왕 6회라는 업적을 남긴 윌스가 다저스에서 썼던 번호가 30번이다.
로버츠 감독은 선수 시절 빠른 발을 무기로 삼던 자신을 윌스가 직접 이끌어줬다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두 사람의 인연은 20년 넘게 이어졌고, 윌스가 2022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도 깊은 교류를 나눴다.
로버츠 감독은 선수 시절(2002~2004년) 30번을 달았고, 2016년 다저스 감독 취임 후에도 다시 이 번호를 선택했다. 그만큼 그에겐 상징성이 큰 숫자다.
터커는 "이유는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한 번쯤은 물어보고 싶었다. 솔직히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고 기자회견장에서 말했다.
이에 대해 로버츠 감독은 웃으며 "재미있는 대화였다. 모리는 생전에 '내가 죽으면 아무도 이 번호를 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곤 했다. 나에게는 정말 각별한 번호다"고 돌아봤다.
결국 터커는 다저스에서 23번을 선택했다. 지난해 다저스에서 활약했던 마이클 콘포토가 달았던 번호다. 포지션 역시 콘포토가 뛰던 외야 자리를 사실상 이어받는다.
하지만 터커가 23번을 고른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다. 23번은 휴스턴 시절 함께 뛰었던 마이클 브랜틀리의 등번호였다. 브랜틀리는 터커가 주전으로 자리 잡는 과정에서 가장 가까이 지낸 선배이자 친구였다.
터커는 "로버츠 감독님이 모리 윌스를 존경하고, 그를 위해 30번을 지킨 것처럼 나에게는 23번이 마이클 브랜틀리였다. 휴스턴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했고, 정말 위대한 선수이자 가까운 친구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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