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간다면 두산으로’ 그 생각이 현실이 됐다… 이용찬은 그 다음 생각도 현실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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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블랙타운(호주), 김태우 기자] 산전수전을 다 겪은 베테랑 투수 이용찬(37·두산)은 지난해 난생 처음으로 2차 드래프트 시장에 나갈 수도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데뷔 이후부터 스타플레이어로 항상 팀 마운드의 핵심이었던 이 선수에게는 어쩌면 받아들이기 어려운 현실이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용찬은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떠올렸다.
온갖 생각에 머리가 복잡하던 찰나에 ‘두산’이라는 이름이 떠올랐다. 보호선수 명단에서 풀려 2차 드래프트 시장에 나가고, 만약 이적하게 된다면, 이왕이면 두산으로 가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용찬은 “솔직히 말해 이왕 가게 된다면 두산에 제일 베스트이지 않나 생각은 했다”면서 “다른 팀에 가서 또 적응하는 것보다는 확실히 두산이 더 빠르고 하니까 두산 가는 게 베스트라고 생각은 했다”고 말했다.
그랬던 이용찬은 공교롭게도 2차 드래프트에서 두산의 지명을 받으며 친정팀으로 돌아왔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5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을 NC에서 활약했지만, 그래도 이용찬은 ‘두산’이라는 이미지가 짙게 남아 있던 선수였다. 2007년 두산의 1차 지명을 받아 선발과 마무리 등 보직을 가리지 않고 뛰며 2020년까지 활약했다. 그 이용찬이 다시 잠실로 돌아온 것이다.
다시 두산 유니폼을 입고 캠프에 온 이용찬은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워낙 오랜 기간 몸 담았던 팀이라 그런지 위화감이 별로 없다. 블랙타운에 두고 온 추억들도 하나둘씩 소환하는 중이다. 이용찬은 “야구를 하는 건 다 똑같다. 다를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냥 똑같이 하는 운동이다”면서도 “그래도 여기에 제일 오래 있었고, 그렇게 불편한 것은 없다”고 미소를 지어보였다.
NC 이적 후에도 팀의 마무리로 좋은 활약을 했던 선수다. 그러나 지난해 부진이 결국 2차 드래프트 시장에 나오는 하나의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 시즌 12경기에서 15⅓이닝을 던지며 1승2패1홀드 평균자책점 10.57에 그쳤다. 비교적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이 선수의 경력 최악 시즌이었다. 어깨가 아팠고, 제대로 공을 던지지 못했다. 시즌도 일찍 접었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시즌이었다.
NC 팬들에게는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유니폼을 반납했다. SNS를 아예 안 하는 터라 팀 후배인 구창모의 계정을 통해 작별의 인사를 남겨 화제를 모으기도 했던 이용찬은 “NC 팬분들이 너무 열정적으로 응원을 많이 해주셔서 많이 힘을 얻었다. 막판에 조금 더 잘했어야 했는데 그게 많이 아쉽다. 죄송했다”면서 “내가 조금 더 잘했다면 조금 더 좋은 성적이 났을 텐데 힘이 달려서 그러지 못한 게 많이 아쉬웠다”고 다시 고개를 숙였다.
다행히 시즌을 일찍 마치고 재활에 전념한 덕에 지금은 몸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는 게 이용찬의 설명이다. 어쨌든 유니폼을 갈아입었고, 몸도 마음도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2일에도 힘차게 불펜 투구를 하며 시즌을 앞두고 정상적인 페이스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용찬은 “재작년은 몸 상태는 괜찮았는데 뭔가 결과가 안 좋았고, 작년에는 어깨가 진짜 많이 아팠다. 던지는 것도 많이 버거웠고, 시즌도 일찍 마무리했다”면서 “올해 많이 나갈 수 있도록 준비를 잘 하고 왔고, 첫 피칭을 했는데 괜찮아서 만족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용찬 영입을 원했고 결국 뜻을 이룬 김원형 두산 감독은 베테랑 이용찬이 불펜에서 해줘야 할 몫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필승조까지는 아니더라도 경기를 붙잡고, 경기를 원활하게 진행시킬 수 있는 최적의 자원으로 보고 있다. 나이가 있는 만큼 중간중간 관리를 잘하면 불펜의 리더 중 하나로서 충분히 팀에 공헌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세월은 이용찬의 많은 것을 변하게 했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도 달라졌고, 시즌을 준비하는 방식도 달라졌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주위에서 혀를 내두를 정도로 많은 불펜 투구를 가져갔던 이용찬은 이제 짧고 굵게 던지는 법을 배우고 있다. 이용찬은 “그때는 몸도 단단했고 아픈 곳도 없었다”고 웃어 보이면서 “작년에 아팠기에 조심스럽게 다가가고 있는 것 같다. 나이가 나이인 만큼 그렇게까지는 못 던지고 양보다는 질에 포커스를 맞추려고 한다”고 담담하게 설명했다.
이처럼 제법 많은 짐을 내려놓고 새롭게 시즌을 시작하는 이용찬은 유종의 미를 조준하고 있다. 이용찬은 “나도 마지막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명할 것이면 다른 팀보다는 베어스에서 지명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던 것이다”면서 “여기서 마무리를 잘 하고, 진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 처음에 있던 팀에서 마무리를 잘 하는 게 제일 보기 좋은 그림이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생각대로 두산에 왔고, 이제 그 다음 생각도 현실이 되길 바라며 그림의 스케치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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