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이기려고 최선 다하겠다”던 KIA 선수, 드디어 기회가 왔다… 외국인에 꼭 지라는 법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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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지난 11월, KIA는 2026년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총 6명의 내부 FA를 배출할 예정이었다. 모든 선수를 다 잡으면 좋겠지만, 6명과 동시다발적으로 협상을 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다. 구단 예산도 한정되어 있었고, 무엇보다 경쟁균형세(샐러리캡)이라는 제도 또한 무거웠다.
당시 KIA는 내야수 최대어인 박찬호(31·두산) 협상에 우선 최선을 다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시장에 뛰어 들었다. 그와 별개로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서는 내야 경쟁이 한창이었다. 박찬호가 어찌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내야 백업 경쟁은 곧 내야 주전 경쟁으로 탈바꿈될 수 있었던 까닭이다. 이런 현실을 아는 김규성(29·KIA)의 의지도 뜨거웠다. 박찬호가 팀에 남든 그렇지 않든, 언제까지나 백업 자리에 만족할 수 없다는 각오였다.
그간 내야 백업 요원으로 활용됐던 김규성은 1군에는 꽤 오랜 기간 모습을 드러낸 선수였다. 실제 2020년 103경기, 지난해 133경기를 비롯해 프로 1군 6년 동안 486경기에 나갔다. 특히 지난해에는 경력 최다 출전인 133경기에 나가 타율 0.233을 기록했다. 유격수와 2루수를 모두 볼 수 있는 멀티 포지셔닝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백업으로 치면 경험도 적은 선수가 아니었다.
그러나 백업을 하려고 야구를 하는 선수는 없다. 지금 현실은 그래도, 언젠가는 주전이 될 것이라는 꿈을 가지고 뛴다. 그런 야망이 없다면 프로가 아니다. 김규성도 주전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만드는 2026년을 보내겠다고 다짐했다. 김규성은 “(지난해 경기에 많이 나가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이전에는 그냥 부딪쳐보다는 생각이 강했는데, 많은 경기에 나가 보면서 예측이 되니 나한테도 편했던 것 같다”면서 “나이도 있고, 백업으로 많은 시간도 흘렀고, 나도 진짜 야구를 잘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진 속내도 조금은 털어놨다. 이적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박찬호가 FA가 된 상황 자체가 어쩌면 하나의 전환점이 될 수 있었다. 어떤 상황이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했다. 김규성은 박찬호의 기량과 존재감을 인정하면서도 “누구나 잘하는 선배가 있으면 그 사람보다 잘해야 주전이 되는 것이다. 그 선수를 잡으려고 누구나 다 열심히 한다”면서 “나도 항상 이기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김규성에게 기회가 생겼다. 오키나와 마무리캠프가 한창 진행되던 도중, 박찬호가 4년 총액 80억 원(보장 78억 원·인센티브 2억 원)에 두산 이적을 확정했기 때문이다. 두산과 KT가 레이스를 벌이는 와중에 KIA가 조금 먼저 시장에서 철수했으니 소식통이 있었다면 김규성의 귀에 먼저 들어갔을 수도 있었다. 주전 경쟁을 할 만한 여건이 완성됐다. 김규성에게는 놓칠 수 없는 기회였다.
팀이 유격수 공백을 대비해 아시아쿼터를 투수가 아닌, 호주 출신 내야수인 제러드 데일로 선발했지만 박찬호만큼 큰 산이라 볼 수는 없다. 데일 또한 KBO리그에서 첫 시즌이고, 검증을 해야 할 것이 많다. 144경기 시즌 자체를 치러보지 않은 선수라는 점도 변수다. 박찬호가 넘기 힘든 산이었다면, 데일은 한 번 해볼 만한 경쟁자인 셈이다. 정현창 박민 등 당초 백업 경쟁을 벌이던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더 열심히 비시즌을 보낼 만한 동기부여가 마련됐던 가운데, 김규성은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컨디션을 선보인 것에 이어 1차 캠프 막판 열린 자체 연습경기에서는 홈런까지 치면서 타격감을 드러냈다. 백업은 수비와 주루, 두 가지만 되면 1군에 들어갈 수 있지만 1군 주전이 되려면 어느 정도의 공격력도 반드시 필요하다. 김규성이 그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이제 실전 위주의 2차 캠프를 맞이하는 김규성은 데일과 치열한 유격수 주전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데일도 유격수는 물론, 여러 내야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만큼 이 경쟁의 승자가 김규성이 된다면 KIA 내야의 지각 변동도 가능하다. 백업 선수가 계속 백업 선수라는 법은 없다. 김규성이 어떤 반란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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