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주가 문동주 빈자리 대신하나… 그런데 멀티이닝에 멀티이닝? 한화 심정 조마조마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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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은 26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삼성과 연습경기에서 타선의 폭발에 힘입어 16-6으로 크게 이겼다. 경기 초반 먼저 점수를 주기는 했으나 폭발적인 타격을 앞세워 경기를 뒤집은 끝에 연승 행진을 달렸다.
특히 안현민과 김도영이 백투백 홈런을 터뜨리는 등 전체적인 타자들의 컨디션이 올라오고 있음을 확인한 경기였다. 다만 삼성 투수진이 1군보다는 1.5군이나 어린 선수들에 가까웠다는 점은 주목해야 한다. WBC에서 상대하는 투수들은 이들보다는 훨씬 더 좋은 투수들이다. 오히려 마운드의 고민이 있는 대표팀이 정우주(20·한화)의 구위 정상화를 확인했다는 게 더 큰 수확이 있는 하루였다.
정우주는 이날 3이닝을 실점 없이 깔끔하게 막아내면서 코칭스태프를 안도케 했다. 선발 소형준에 이어 4회 마운드에 오른 정우주는 3이닝 동안 탈삼진 3개를 곁들이며 삼성의 1군 타자들을 압도했다. 외야로 나간 타구조차 하나에 불과했을 정도로 좋은 구위를 뽐냈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시속 151㎞까지 나오는 등 구위와 구속 또한 계속 오름세를 보여줬다.
사실 이전까지 정우주의 컨디션이 그렇게 좋아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가 있었기에 더 고무적인 투구였다. 한화의 자체 연습경기에 실점하기도 했고, 구속에 비해 압도감이 떨어졌다. “생각이 많이 보인다”는 관계자들의 평가도 있었다. 대표팀 첫 연습경기에서도 조금은 불안했던 정우주는 이날 자신의 원래 호쾌한 투구를 되찾으며 감각을 살렸다. 결과보다 리듬이 좋아 보였던 한 판이었다.
이제 2년 차, 갓 스무 살의 선수지만 정우주는 이번 대표팀에서 굉장히 핵심적인 몫을 해야 할 선수로 뽑힌다. 우선 패스트볼 구위 하나는 대표팀 선배들에 비해 전혀 뒤질 것이 없다. 여기에 주로 1이닝씩을 던지는 다른 불펜 투수들에 비해 멀티이닝 소화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 정우주는 지난해 11월 도쿄에서 열린 일본과 평가전에서도 선발로 등판해 3이닝을 던졌다.
팔꿈치 통증으로 결국 대회에 참가하지 못하고 낙마한 팀 선배 문동주(23)의 몫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표팀은 일본·대만·호주·체코와 예선 C조에 속해 있다. 조 2위까지 8강 출전권이 주어진다. 대표팀의 1차 목표는 8강이다. 이에 조 1위를 달릴 것이 유력한 일본과 경기까지 집중하기보다는, 2위를 놓고 다툴 대만·호주와 경기에 올인하는 것이 현실적인 전략이다.
류지현 감독을 비롯한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문동주를 키로 봤다. 어차피 65구 투구 수 제한이 있는 조별예선이다. 선발 하나가 경기를 길게 끌고 갈 수가 없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경기,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순간에 문동주를 불펜에서 써 승부를 본다는 전략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불펜에서 나와 전력으로 던지는 문동주의 힘은 이미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모두가 확인했다. 조별예선에서 가장 결정적인 하이레버리지 상황을 맡길 선수가 바로 문동주였던 것이다.
그런 문동주가 사라진 상황에서 정우주가 그 몫을 맡을 전망이다. 류지현 감독 또한 이 전략이 하나의 카드임을 인정했고, 정우주가 이날 3이닝까지 투구 이닝을 끌어올린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불펜에서 대기하다 승부처에 나가는 것이다. 선발로 나가는 것보다는, 가장 구위가 좋은 카드를 가장 중요한 순간에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정우주가 이미 그만큼 성장했음을 실감할 수 있다.
다만 선발로 빌드업을 한 선수는 아니다. 1차 캠프에서 많은 불펜 투구를 하고 들어오기는 했지만, 올해 한화의 시즌 초반 구상에 ‘정우주 선발’이 있지는 않다. 이 때문에 전형적인 선발 투수의 빌드업 과정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그런데 그런 정우주가 정작 WBC 때는 대회 양상에 따라 멀티이닝을 최소 두 차례 소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표팀 코칭스태프가 잘 관리하겠지만 시즌 때 자신의 롤이 아닌 특수한 임무를 맡는다. 대표팀 투수로서는 거의 유일하다. 한화로서도 다소 조마조마한 상황이 되기 마련이다. 잘 관리하며 적재적소에 잘 써야 하는 선수다. 예선에서 어떤 운영의 묘가 있을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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