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야구장이야? 한국이 만날 그 팀, 홈런만 치면 난리법석…딱 한 명은 진중하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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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도미니카공화국은 미국 일본과 함께 이번 2026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특히 타선에 강점이 있다. 국가대표가 아니라 메이저리그 올스타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로 화려한 면면을 자랑한다. D조 조별 라운드 첫 3경기에서 34득점을 올리면서 팀 OPS 1.180을 기록했다. 모두 20개국을 통틀어 1위 기록. 4경기 28득점을 기록한 한국보다 이미 득점이 앞선다.
도미니카공화국이 친 홈런은 모두 9개. 이정도면 홈런이 익숙해졌을 법도 한데, 도미니카공화국 선수들에게는 홈런이 마치 공개된 자리에서 자신의 흥을 자랑할 수 있는 기회로 여겨지는 것 같다. 홈런만 나오면 더그아웃이 난리가 난다. 홈런을 친 선수는 베이스를 돌 때부터 스텝을 밟고, 세리머니를 하면서 그 축제를 즐긴다.
지난 7일(한국시간) 니카라과와 조별 라운드 첫 경기는 도미니카공화국의 팀 분위기를 그대로 보여준다. 당시 도미니카공화국은 니카라과를 12-3으로 대파했다. 9점 차의 넉넉한 승리 같지만 사실 5회까지만 해도 3-3 동점이었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폴 스킨스(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 이어 2위에 오른 크리스토퍼 산체스(필라델피아 필리스)가 선발 등판했는데, 예선을 거친 끝에 본선에 올라온 니카라과에 고전하다 리드를 내주기까지 했다.
팽팽하던 경기 흐름을 바꾼 것이 바로 주니오르 카미네로(탬파베이 레이스)의 역전 홈런이었다. 매니 마차도(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2루타에 이어 카미네로가 가운데 담장을 총알 같이 넘어가는 타구로 경기를 뒤집었다. 그래도 아직 6회인데 카미네로는 마치 월드시리즈를 끝내는 홈런을 친 것처럼 포효하며 그라운드를 내달렸다.
'배트플립'은 기본이다. 과거 메이저리그 경기에서는 터부시되는 행동이었지만 이제는 분위기가 누그러졌다. 특히 WBC에서는 그렇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샌디에이고)나 후안 소토(뉴욕 메츠)는 평소보다 더욱 화려하게 방망이를 던진다. 마치 도미니카공화국 윈터리그 경기가 메이저리그 경기장에서 열리는 것 같은 모습이 WBC에서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이런 팀 분위기가 아직도 어색한 선수가 한 명 있다. 바로 오스틴 웰스(뉴욕 양키스)다. 웰스는 네덜란드전에서 도미니카공화국 유니폼을 입고 첫 홈런을 쳤다. 홈런을 확신하면서 방망이를 내려놓고, 누구와도 눈을 마주치지 않겠다는 듯 고개를 살짝 숙인 채 베이스를 돌았다. 웰스보다 그의 동료들, 그리고 도미니카공화국 팬들이 더 열광했다.
웰스는 왜 다른 선수들과 달리 세리머니에 소극적이었을까. 사실 웰스는 도미니카공화국보다는 미국에 더 가까운 선수다.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출신인데, 어머니가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이라 이번 대회를 앞두고 선택의 기로에 섰다. 결국은 도미니카공화국을 선택했다. 웰스 덕분에 도미니카공화국은 유일한 취약 포지션으로 여겨졌던 포수 자리를 메이저리그 주전 선수로 채울 수 있었다.
하지만 웰스도 '도미니카공화국스러운' 세리머니를 펼치고 싶은 마음이 있다. MLB.com은 "웰스가 이번 대회에서 개선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바로 동료들과의 세리머니"라며 "그의 세리머니는 다른 동료들처럼 화려하지 않다"고 썼다. 웰스는 "토너먼트가 시작되기 전에 그걸 확실히 해야 한다"고 얘기했다.
한편 도미니카공화국은 12일 베네수엘라와 D조 1위를 놓고 맞대결을 펼친다. 여기서 이긴 팀이 14일 한국과 8강전을 벌인다. 베네수엘라 또한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살바도르 페레스(캔자스시티 로열스), 잭슨 추리오(밀워키 브루어스) 등 스타 선수들이 주축을 이룬 강팀이면서, 라틴아메리카의 흥을 간직한 팀이다. 누가 한국의 상대가 되더라도 경기장 안팎으로 뜨거운 경기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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