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수가’ 양현종 구속이 140㎞가 안 나오다니… 더 큰 문제 이것, KIA는 숙제를 풀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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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KIA는 3월 31일 잠실 LG전에서 선발 아담 올러의 6이닝 무실점 호투와 타선의 호조를 묶어 올 시즌 첫 승리를 신고했다. 내심 1일 잠실 LG전에서 그 기세를 이어 가길 바랐다. 선발로 나서는 베테랑 양현종(38) 또한 산전수전을 다 겪은 경험에서 그 바람을 느끼고 있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1회에만 3실점을 하면서 전날의 좋았던 기세가 사라졌다. 1회 선두 홍창기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신민재와 7구 승부에서 좌전 안타를 맞고 위기가 시작됐다. 오스틴이 양현종의 몸쪽 공을 잘 잡아 돌려 좌전 안타를 만들어 1사 1,2루가 됐다.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양현종은 좀처럼 과감하게 승부하지 못했다. 박동원 타석 때는 먼저 2S를 선점하고도 승부에 어려움을 겪더니 결국 볼넷을 내줬다. 패스트볼을 최대한 정교하게 던지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는데 ABS존에서 살짝 빠졌다. 양현종도 아쉬워하는 모습이 잡혔다. 이어 문성주에게도 역시 볼넷을 내주며 밀어내기로 먼저 실점했다.
문성주 타석 때 5구 모두 패스트볼을 던졌는데 볼넷이 나왔다. 양현종의 제구력에 의심을 품기보다는, 보더라인 피칭을 하기 위해 애를 썼지만 ABS의 마음에 들지 못했다고 보는 게 옳았다. 양현종은 오지환의 2루 땅볼 때 1점을 내준 것에 이어, 구본혁의 3루수 방면 기습번트 때 1점을 더 잃었다. 1회 3점을 내줬고 수비 시간도 길었다. 전날 승리의 기억은 여기서 사라졌다.
양현종은 이날 4이닝 동안 87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 4볼넷 4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피안타보다 볼넷이 더 많았다. 2회부터 4회까지 노련한 피칭으로 추가 실점을 하지는 않았지만, 패스트볼 구속은 점차 떨어졌다. 1회에는 시속 140㎞를 넘어가는 공들이 대부분이었으나 3~4회에는 130㎞대 후반의 공들이 훨씬 더 많이 눈에 들어왔다. 이날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시속 140㎞가 안 됐다.
물론 양현종의 구속 저하가 올해 갑자기 벌어진 일은 아니다. 최근 2년간 구속은 꾸준하게 떨어져 왔다. 이날이 시즌 첫 경기라는 점도 생각해야 한다. 아직 100% 컨디션은 아니다. 몸이 더 풀리면 구속은 더 올라올 것이다. 그러나 드라마틱한 반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제 마흔을 바라보는 베테랑이다. 양현종도 구속이 떨어진 와중에 어떻게 버텨야 할지를 고민한 지 꽤 됐다.
양현종의 최대 덕목은 단연 이닝소화다. 10년 연속 170이닝 이상 소화라는, 당분간은 리그에서 깨기 어려운 대업이 이를 증명한다. 그러나 이제는 패스트볼로 정면승부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피안타율은 이미 급등했고, 자연히 이날 1회처럼 볼넷이 많아지고, 이닝 소화는 예전만 못할 것으로 예상하는 게 타당하다. 이범호 KIA 감독 또한 “6~7이닝을 던져주면 제일 고마운 것이지만, 그래도 평균 5이닝 이상만 던져주면 팀에는 굉장히 좋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양현종 개인적으로는 떨어진 구속으로 어떻게 타자를 상대할지를 고민하는 게 과제다. 3~4회처럼 구속이 떨어져도 더 적극적으로 패스트볼 승부를 걸며 범타를 유도하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다. 팀 전체적으로는 이제 양현종을 대체할 만한 선수들을 빠르게 찾는 게 과제라고 할 수 있다. KIA가 마치 미뤄두고 있는 것처럼 착각이 들 정도로 좀처럼 풀지 못하고 있는 숙제다.
올해도 쉽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양현종의 뒤를 이어 토종 에이스가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이의리는 첫 등판에서 여러 보완점을 남겼다. 윤영철과 김도현은 부상 중이다. 2년 차 김태형에 기대가 걸리지만 상수로 보기는 어렵다. 이 선수들 외 2군에서는 마땅히 두각을 드러내는 선발감이 없다. 지금 당장 KIA에는 양현종만한 이닝소화와 성적을 낼 수 있는 선수가 없다고 보는 게 맞는다. 팀의 구조적 위협이 점차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양현종은 어찌됐건 당분간은 노련하게 버틸 것이다. 부상이 없다면 규정이닝 언저리, 혹은 그 이상을 소화할 선수다. 성적도 비교적 계산 가능한 범위를 안겨줄 것이다. 그만한 커리어와 능력은 있는 선수다. 하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한 2+1년 계약 기간 내내 양현종을 밀어낼 만한 선수들을 키워내지 못한다면 그것은 구단의 미래에 치명타가 될 수 있는 일이다. 130㎞대에 머무는 양현종의 구속을 보면서, KIA의 조급함은 더 커졌을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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